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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개츠비 May 16. 2018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_와타나베 이타루

서평을 쓰기 위해 모아두었던 자료들이 컴퓨터가 초기화되면서 모두 날아가 버리자 의욕이 급 떨어졌고 그 시간이 길어지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너무나 좋은 책이었기에 어렴풋한 기억들을 모아 모아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끝나는 것 중 하나 자본론 읽기. 수많은 실패자들에게 일부이긴 하지만 자본론의 속성 강의를 듣는 것 같은 기분도 드니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재미와 유익함이 모두 있다 하겠다.

  저자는 부패하지 않는 경제는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마구 부패하는 경제만이 해법이라 주장하며 시골 빵집 운영의 에피소드와 자본론을 잘 버무려서 이야기한다. 왜 부패, 부패하는가는 이 책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상품, 가격, 이윤, 노동 등 경제학의 여러 이야기가 단계 단계를 밟아 잘 설명되어 있지만 내가 가장 주목한 점은 "규모를 키우지 않는다"였다!!
  노동력에 걸맞은 가격을 책정하고 이윤을 결정하더라도 확장성이라는 괴물을 잡아두지 않으면 앞의 수많은 노력들은 헛것이 되고 만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상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고 사업을 키우는 순서를 거꾸로 되짚어보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많은 이윤이 필요해지고 그러려면 더 많은 상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늘 이야기되는 규모의 경제, 자본의 집적 같은 개념들도 이 확장성을 자신도 모르게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규모를 키우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과 같은 표현일 것이다. 규모를 키우지 않으려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을 억제해야 하기에 이 목표를 이루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늘 무한 확장의 꿈을 꾸며 잠 자지 않는 자본이라면 말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한 단어를 골라보시오~라는 질문에 나는 다음과 같이 답할 것이다. 균형(balance).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은 다음에 어느 책의 서평에서 엔과 다루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암튼 나름 20년의 긴 개똥철학자로서의 삶을 걸어온 결과 금과옥조처럼 건져 낸 균형이라는 선물을 이 책의 저자도 받게 되었고 그 선물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일까지 한다는 점에서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유용하기에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여러 대안들이 결국 실패해왔고, 그것은 그만큼 자본주의가 가진 그 어떠한 것이 매우 유용하거나 매력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의 작은 결점들도 어떤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음에 우리는 그 작은 곳에서 조용히 완전함을 꿈꾸며 끝없이 대안을 연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혼자가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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