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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산백병원 Jul 15. 2024

[정년을 맞다]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주석규 교수

31년간, 수술 8천건 집도 · 외래환자 1만 5천명 진료

[병원人, 정년을 맞다]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주석규 교수

- 1988년 서울백병원 전공의 수료 · 1999년 일산백병원 개원 멤버 합류

- 31년간, 수술 8천건 집도 · 외래환자 1만 5천명 진료

- 일산백병원 '기획실장·부원장 역임' 병원 발전 기여 

- "내과·마취과·전공의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일산백병원에서 ‘정년(停年)’을 맞은 분들은 병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증인’이며, 백병원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고마운 은인’이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했던가. 수십 년간 백병원에서 일했던 ‘한분한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이것이 진짜 백병원의 역사가 아닐까. (편집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주석규 교수가 2024년 8월 ‘정년’을 맞았다.  


주석규 교수는 1988년 서울백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1993년 서울백병원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31년간 백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했다. 


1999년 일산백병원이 개원하면서, 초대 일산백병원 원장인 김병직 교수와 일산백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기틀을 잡았다. 


그간 주석규 교수는 고관절 환자와 소아 골절 환자를 주로 치료했다. 매년 3~4백 건의 수술과 5천 명의 외래 환자를 만났다. 일산백병원에서는 24년간 외래환자 1만 2천 명, 수술만 6천 건 이상 시행했다.   


주석규 교수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기획실장과 부원장을 역임하면서 일산백병원 발전에도 기여했다. 또한 ▲대한정형외과학회지 편집위원 ▲대한골절학회지 편집위원 ▲대한고관절학회학술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의학 발전을 도왔다. 2008년에는 북한을 방문해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진행하고 의료기술도 전수하는 등 병원과 의료발전에 다양한 공을 세웠다. 


주석규 교수는 "그동안 내과와 마취과 교수님들, 전공의들의 도움으로 모든 환자가 잘 치료될 수 있어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며 "자리가 어디가 됐던, 체력이 허락하는 한 환자 곁에 더 있고 싶다"고 말했다. 


주석규 교수에게 그간의 병원 이야기와 퇴임 소회를 들어봤다.





Q. 정년퇴임을 앞둔 지금의 소회가 어떠신가요?

시간이 빠르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돌이켜보니 백병원에 들어와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조금만 일을 더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의사란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당시 군보(군전공의 요원제도, 2000년 폐지)로 정형외과에 있던 친한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선택은 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Q. 백병원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1988년 공중보건의 임기가 끝나고, 대학 동기들과 같이 서울백병원 인턴 시험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 외에도 소아과, 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안과에 한 명씩 수련하게 됐습니다. 

서울백병원 수련 후 곧바로 전임 강사로 재직했고 일산백병원이 건립되면서 은사님이신 김병직 선생님께서 초대 원장으로 오실 때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Q.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오고 수술하셨나요? 

글쎄요. 숫자를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매년 300~400건의 수술을 했습니다. 일산백병원에서는 6,000건 이상의 수술을 했을 것 같네요. 외래 환자는 일주일 100명 이상 진료를 봤으니, 연간 5,000명 정도 되겠네요. 

일산백병원에서 24년간 환자를 봤으니 지금껏 12,000명 정도 환자를 진료한거 같습니다. 



Q. 그동안 병원 진료나 수술을 하면서 자신만의 신조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저는 그동안 노인 외상 환자의 진료와 수술을 많이 했습니다. 조기 수술과 조기 운동을 통해 외상 전 상태를 회복시켜 주고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정형외과 전공의들이 수술 준비하느라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병원 내과 선생님들께서 환자들의 협진을 잘 봐주셔서 조기 수술과 수술 후 처치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마취과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수술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는 소아환자는 주로 골절 환자인데, 소아 특성상 골절 유합이 잘되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을 안 하고 골절 유합을 얻도록 노력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수술은 반듯이 필요할 때만 했습니다. 그래서 타병원에서 수술하라고 전원했는데도 비수술적 치료로 골절 유합을 얻은 경우가 많습니다.


Q. 백병원에 처음 입사해서 진료했을 때와 지금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서울백병원에 처음 입사 했을 때 정형외과 교수가 저 포함 5명, 전체 교수님이 50명 전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면서도 환자가 많아 매우 바쁘게 지냈습니다. 

지금 일산백병원은 교수진만 150명 넘는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제가 이름을 모르는 젊은 교수님들도 계셔서 제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당시 수술과 지금의 환자 치료법, 수술기법 등이 생각해 보면 너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젊은 선생님들께 ‘나 때는....’ 이라고 함부로 조언하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과거 경험에 안주하면 안 되고 계속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Q. 일하면서 가장 보람되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수술한 환자들이 모두 다 치료가 잘된 것 같아 기쁩니다. 힘들었던 점은 요새 의료계의 모든 문제를 젊은 의사들에게 떠맡기고 일방적인 희생을 하게 만든 이 상황이 너무 견디기 어렵습니다.


Q. 인생 후반전이 이제 시작됩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제 푹 쉬고 싶지만, 아직 진료를 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 자리가 어디가 됐던 환자 곁에 더 있고자 합니다.


#2019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 정형외과 포럼 발표
#2024년 6월 주석규 교수 정년퇴임 기념 정형외과 의국 단체사진


Q. 인생 선배 · 의사 선배로서 후배들이나 백병원 가족들에게 남기실 말씀은?

백병원 가족 여러분, 자그마한 백인제 박사님 의원에서 시작해 여러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백병원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시고 병원 일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반듯이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껏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분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글: 일산백병원 홍보실 송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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