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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승태 Aug 04. 2020

유재석을 싹쓰리로 만든 연습실 거울

선생님이 아닌 거울이 되어 주세요.

                                       

MBC 놀면 뭐하니?

요즘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그룹이 있다. 십대 아이돌 그룹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글 속에서 3,40대 그룹이 나타나 정상에 섰다. 바로 싹쓰리라는 팀이다. 유두래곤, 린다G, 비룡 세 사람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생소한 이름들 일수 있지만 이들의 실명을 들어보면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이들은 유재석, 이효리, 비이다. 이미 연예계에서 정상에 서 있는 이들이 유재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롭게 팀을 구성되어 도전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식당, 트로트 가수, 치킨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다가 이번엔 혼성댄스그룹에 도전을 했다. 결과는 대 성공.


자주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어서 전체 내용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채널을 돌리다 한 번씩 보게 되면 춤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유재석이 정상급 가수 이효리, 비와 어울려 꽤 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제 저렇게 실력이 늘었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어느 날 재방송을 통해 춤 연습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방송을 통해 연습하는 장면을 보다가 춤을 잘 추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우선은 좋은 선생님이 필요해 보였다. 안무를 만들어주고 어떻게 춰야 하는지, 동작은 어떻게 할지, 움직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선생님이 필요하다. 그리고 선생님이 더 중요한 이유는 연습생의 수준과 자질을 잘 진단해서 어떤 춤이 적당할지 어디까지 가능할지 찾아주고 연습생의 수준에 맞게 가르쳐줘야 되기 때문일 것이다. 춤을 잘 추기 위해서 첫 번째 필요한 것은 좋은 선생님이다. 


춤을 잘 추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바로 거울이다. 모든 춤 연습실에는 벽에 거울이 있다. 작은 거울이 아니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거울이고 연습실에 따라서 4면이 다 거울인 경우도 있다. 춤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배움만으로 되지 않는다. 춤 실력은 연습을 통해서만 향상될 수 있다. 눈으로 아무리 많이 보고 머릿속으로 아무리 상상을 해도 몸을 움직이지 않고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실력이 늘지 않는다. 춤을 잘 추기 위해서 필수적인 과정인 연습이고 연습을 위해서 역시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거울이다. 그냥 춤을 추기만 해서는 제대로 연습이 되지 않는다. 거울을 보면서 본 것, 배운 것과 내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찾아서 수정하고 다시 해보고 수정하고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연습생을 앉혀 놓고 계속 수업만 하는 선생님을 상상해 보자. 연습 할 시간을 주지 않고 열심히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는 선생님에게 배운 연습생이 춤을 잘 출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 수업만으로 절대 되지 않고 반드시 연습이 필요하고 잘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이런 모습이 회사에서도 동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리더는 직원들이 일을 잘하기를 원하고 좋은 성과를 내기 원한다. 직원들이 잘하게 하려면 리더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 잘 가르쳐 줘야 한다.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람은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거울이 되어 일하는 모습을 그 직원에게 비춰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생님의 역할은 하고 있고 잘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는 편이다. 가르침에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있고 더 나아져야 하지만 더 문제는 거울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선생님 역할은 하지만 거울 역할은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르쳤으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거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선생님은 감정적일 수 있다. 답답함을 표현할 수 도 있고 간혹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거울은 감정 없이 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선생님 앞에서는 힘들지만 거울 앞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다. 리더 역시 이렇게 거울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배운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감정을 배제하고 담담하게 알려줘서 배운 것과 자기가 한 것을 비교하고 개선해 나갈 기회를 줘야 한다. 


연습생의 관점에서 볼 때 리더들이 직원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바로 연습실로 보내는 경우이다. 가르침의 과정 없이 연습생을 방안에 넣어놓고 알아서 연습하라는 경우이다. 몰론 이 방안에는 거울이 없다. 연습 후에 평가만 있을 뿐이다. 잘 모르는 일을 그냥 던져주고 결과만을 평가하는 경우이다. 가르침 없이, 거울 없이 제대로 연습도 못하고 평가만 있다면 어떨까? 실력이 늘기보다는 스트레스만 늘지 않을까? 아마도 그 직원은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두 번째는 가르치기만 하고 연습실에 보내지 않고 바로 평가하는 것이다. 일을 설명하고 바로 실무에 들어가는 경우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가르침으로 실력은 키워지지 않는다. 연습이 필요한데 이 과정 없이 평가만 한다면 역시 잘하기는 쉽지 않다. 


세 번째는 연습실에는 보내지만 거울 없는 연습실에 보내는 것이다. 시간은 주지만 그냥 방치하는 경우이다. 자기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여주지 않는다면 역시 제대로 일을 배우기란 쉽지 않다.


많은 리더들이 선생님 역할에 집중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는 거울이 되어줘야 한다. 신입생 유재석 뿐 아니라 베테랑 이효리, 비 역시 거울은 필요하다. 누구나 거울은 필요하다. 비판과 판단 없이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줄 때 당신의 팀에서도 싹쓰리 같은 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선생님보다 ‘거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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