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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승태 Aug 05. 2020

나의 생각을 깨우는 신입사원의 말도 안되는 말들

비전문가에게 도움 받기


 1705년 토머스 뉴커먼에 의해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다. 증기기관은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준 발명으로 산업 전체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증기기관은 여러 분야에 적용되었지만 그 중 하나가 이동수단의 변화였다. 그 당시 가장 최신의 이동수단은 마차였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이동수단의 동력장치가 말에서 증기기관으로 대체되었다. 획기적인 이동수단이었던 증기기관차는 승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리함을 주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었다. 기관차의 구조는 승객들을 태운 객실 칸을 마차의 말처럼 기관차가 앞에서 끌어가는 구조다. 기관사가 기관차에서 태우는 석탄 매연을 운전을 하는 동안 고스란히 다 들이마시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기관사들이 사망했으며, 남은 기관사들도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뛰어난 발명품이 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교통수단이 되었을까? 그 이유는 증기기관차를 만들어 낸 전문가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증기기관이 발명되기 직전까지 마차를 개발하던 전문가였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생각은 마차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말이 있던 자리에 기관차를 갖다놓는데 그쳤다. 기관사가 된 마부는 말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매연을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마시게 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집단의 오류라고 부른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 또는 집단이 자신의 전문성으로 인해 스스로 한계에 갇히게 되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현상이다. 증기기관차를 설계 할 때 전문가 집단의 오류에 빠져 기존 마차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을 수 있다. 


 연구자들이 전문가집단의 오류에 빠지지 않게끔 제시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전혀 다른 분야 또는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해당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은 기존의 이론이나 개념에서 벗어난 신선한 의견을 제시해 준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사고하는 기회를 얻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서 시작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고, 기존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색다른 접근은 기존과는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때문에 요즘 많은 전문가들이 비전문가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들으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기존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새로운 사고가 시작되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가게 된다. 


 이런 전문가 집단의 오류는 과학자나 기술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직장과 보통의 조직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리더가 그동안 해 오던 방식, 내가 아는 방법 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심지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때도 이런 고정 관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창의적인 내용이 아닌 늘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게다가 구성원으로부터 새로운 의견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익숙하지 않고 알던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과 비슷한 환경과 시대를 살아와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력이 꽤 있는 직원들과 주로 이야기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다보니 소위 그 밥에 그 나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간혹 회의 중에 신입사원이 색다른 의견을 내면 신입이 뭘 몰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무시하며 입을 막아버리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시대의 변화를 느끼고 있고 또 이미 많은 부분이 변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변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스스로 체감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이 비전문가를 찾아다니듯 우리도 우리를 도울 사람들을 찾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굳이 비전문가들을 찾아다니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이미 우리의 조직에는 신입사원이라는 ‘아직 비전문가’인 사람들이 있다. 만약 신입사원이 없다면 다른 부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이제 회의를 할 때 신입사원이나 연차가 많이 되지 않은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청취해야 한다. 어리면 어릴 수 록 더 좋다. 더 많이 이야기 하게 하고 더 말이 안 되는 말을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말들이 우리의 생각을 깨우고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자극을 주게 된다. 이런 노력은 신입사원을 위한 행동이 아니다. 바로 리더의 자리에 있는 당신을 위한 행동이다. 


 오늘 당장 간단한 식사나 커피 한잔 하는 것은 어떨까? 신입사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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