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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머드 Oct 19. 2017

준비 중독을 피하는 4가지 방법

준비 시간이 생산에 미치는 악영향

뭘 몰라서 곤경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알면 곤경에 빠지지 않는다는 착각 때문에 
곤경에 빠진다.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우리는 확실히 준비하고 알아나가면 시간 낭비를 줄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역기능도 있다. 그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한다.


생산 시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소비 시간이 아니라 생산 느낌을 주는 '준비 시간'이다. 소비 시간은 의식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생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 시간은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자기 합리화하기 쉽고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 생산성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


"해보려고 했는 데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다. 주변을 보면 놀기만하다가 일을 못하는 경우보다 준비하다가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원인은 과잉 준비다.


예를 들어 웹페이지 제작을 들어보자.

ABC라는 개발자가 지인으로부터 웹페이지 구축을 의뢰 받았다. 웹페이지를 구축한 경험은 있지만 오래됐기 때문에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행동력있는 사람이라며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책을 하나 구매한다.


DAY1. 웹 페이지 구축을 위해 관련 책을 구매, 훑어보다가 잠듬

DAY3. 웹 페이지 Layer를 PPT로 구상하다가 잠듬

DAY4. 웹페이지 관련 무료 강의 2강을 듣다 잠듬

DAY7. 관련 블로그를 찾다가 괜찮은 Youtuber를 발견, 계속 보면서 배우다 잠듬

DAY10. 친구의 추천으로 웹페이지 강의를 듣게 됨. 진짜 재밌게 보다가 잠듬.


10일 후, 누군가 웹페이지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 지 묻는 다면 이 사람의 답변은 아마 "진행중이다."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라는 답변을 할지 모른다. 만약 해낸다면 자신에게 큰 의미있는 일들이 이렇게 시작되기도 전에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행동 지체되고 있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왜 준비남용이 생길까?


준비 시간을 과하게 사용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크게 3가지다.


첫째,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는 기대감.

많은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해야 하는 일은 "이미 세상에 있지 않을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사전 조사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습관적이고 목적 의식 없는 자료 준비는 시간 남용으로 이어진다. 웹페이지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확실한 정보를 캐고 다닌다.


둘째, 준비가 주는 즉각적인 성취감.

행동하지 않아도 행동한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아주 간편한 방법은 계획을 세우고 관련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치 이미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은가! 아직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준비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아직 생산물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ABC 개발자는 책 구매와 PPT, 무료 강의를 통해 여러가지 형태로 준비를 하고 있다. 웹페이지 강의를 듣고 재미를 느끼고 관련 블로그를 보고 학습을 하면서 느꼈을 성취감을 생각해보자.


셋째, 행동 연기(Delay)로 인한 편안함.

준비 시간은 행동 유예를 합리화 한다. 생산물에 대한 평가는 득이나 실로 확실한 피드백이 온다. 피드백이 부정적이라면 생산물에 들어간 많은 시간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불안하다. 준비 시간에는 이런 불안감이 없다. 꼭 생산물과 관련이 없더라도 준비 과정에서는 그럴 수 있다며 스스로 합리화 한다. 그래서 준비는 행동보다 편안함을 준다. ABC도 실제 작업을 준비 시간으로 연기하면서 아직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고 믿을 것이다. 확실히 아는 것이 결국 그 일을 해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은 확실히 알면 곤경에 빠지지 않는 다는 착각이 곤경에 빠지게 만든다고 했다. 과잉 준비를 피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과잉 준비 줄이는 방법


먼저, 생산과 준비 시간을 의식적으로 구분하라.

생산 시간의 기준은 생산자의 지식과 가치관을 반영물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그린 그림, 자신이 작곡한 음악, 직접 짠 프로그램, 요리 학원에서 배워 튀긴 닭 한마리가 결과 반영물이고 생산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유명한 그림책 보기, 품귀현상인 물감 사기, 여러 장르 음악 듣기, 작년에 가장 인기있던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하기, 친구가 소개해준 강남 요리학원 다니기 등은 준비 시간이다. 특히 입소문 난 준비 과정을 더 조심하자. 낭비률이 높고 헛된 것인지 스스로 간파하기 어렵다. "남들도 했다"는 명제는 묘하게도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말 다수의 선택인지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말이다.


두번째, 현재 지식 기반으로 빠른 가설(방법)을 세운다.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그 문제는 이미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 인식을 스스로 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문제 해결을 위한 가설을 세우기 위해 이렇게 해보자.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하겠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로 종이에 적어본다. 책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고 Youtube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적어보라. 검색과 자문없이도 실행하기 쉽고 알찬 방법들이 머릿 속에서 나올 것이다. ABC 개발자는 책을 먼저 살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지식을 동원해서 웹페이지를 만들 때 무엇이 필요한 지 자문하고 적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빠르게 정보를 얻는다.


세번째, 준비와 생산을 동시에 하라.

 학습과 실전을 동시에 하다보면 선순환의 피드백이 생긴다. 빠르게 간이 결과물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너무 과한 준비를 자제시키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렇게까지 확실히 알 필요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담긴 책을 보면서 쓸 책의 내용을 틈틈히 작성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ABC 개발자는 자신이 만들 웹페이지를 실제로 코딩해나가면서 필요한 부분만 책을 찾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중에 학습해두면 좋을 기술 말고 바로 당장 이 웹페이지에 필요한 기술 위주로 익히고 적용하는 것이다.



ABC는 이렇게 웹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DAY1. 옛 기억을 떠올려 웹페이지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낸다.

DAY2. 관련 정보를 찾아내고 간단히 아웃라인을 정리한다.

DAY3. 의뢰인에게 아웃라인을 보여주고 피드백 받는다.

DAY4. 코딩을 시작한다.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책이나 인터넷 검색을 활용한다.

DAY7. 중간 상황을 의뢰인에게 이야기하고 피드백 받는다.

DAY8. 깊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한다.


완벽한 준비가 완벽한 결과를 가져올까? 오히려 준비는 완벽할수록 좋은 결과에서 멀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다. 좋은 결과는 확실한 준비가 아니라 시도 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1살 아이가 걸음과 언어를 배우는 방법은 일단 해보는 것이다. 잡을 곳이 보이면 잡아 오르고 아무 소리나 내보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준비 과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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