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Task
할 일 관리를 위해 List를 만드는 것이 최선일까?
만약 당신이 가지고 있는 Todo List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에 빠진다면 List를 만드는 일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List의 목적은 할 일을 잊지 않도록 돕는 것이지 잊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하나 더 만들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Todo List는 우리에게 할 일을 알려 주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칫 잘못 사용하면 우리가 List에게 할 일을 알려주기 바쁘다. 혹시 잊은 것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List에 item을 올리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긴다. 그리고 할 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하지만 과거의 다짐과 계획은 현실의 벽에 무너진다. 언제나 리스트보다 현실의 상황이 더 중요했고 List에 완벽을 기할수록 행동과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List에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 그 화살은 보통 자기 자신이 된다는 점이다. Todo List를 잘 쓰는 노하우를 찾아보고 모두가 좋다고 하는 방법을 적용하려 한다. 보통 더 행동하기 좋게 쪼개고 Label을 달아 구분하기 쉽게 바꾸고 아름답고 보기 좋게 조직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Todo list Service에 돈을 지불하면서 그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되지만 결국 다시 실패로 돌아간다. 진짜 원인은 List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Todo List의 할 일 개수로부터 구속받고 있다. 할 일이 쌓여 늘어난 List를 방치하는 것은 나의 무능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줄이려 노력한다. 반대로 Todo List에 item이 너무 없으면 List의 존재 이유가 없고 하릴없는 사람으로 보이므로 적절히 채워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List를 없애는 것이다.
기억해보자. 누구나 정해진 시간에 임무를 완수한 적이 있다. 그때 무엇을 언제 할지 List에 꼼꼼히 적었기 때문에 완수한 걸까? 그보다 그 일의 중요성과 시급함인 경우가 많다.
List를 작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좋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단순 다짐 (할 거야~ 할 거야~)보다는 낫다. 그래서 사람들은 메모와 Todo List를 작성해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단순 다짐 방법 대비 그럴 뿐이다. List에도 이런 허점이 존재한다.
정리하면 4가지다.
1.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그 일을 하겠다고 적어두는 것이 행동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적어두었기 때문에 잊지 않고 그 일을 수행할 것이라고 믿지 말자. 적는 것은 행동을 일으키는 데 효과가 없다. 이것은 학습법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단순히 쓰면서 배우는 것은 스스로 질문하거나 시험하는 사람보다 학습도가 떨어진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말하지 못한다면 이미 잊은 것이다.
2. 우선순위는 의미 없고 지킬 수 없다.
보통 중요한 일은 우선순위를 설정하지 않아도 잘 안다. 중요한 순서대로 정리하느라 골치만 더 아플 뿐이다. 정말 중요한 일은 다른 일과 섞이지 않도록 비서에게 맡기지 않고 CEO가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선순위를 작성하고 수정하느라 낭비된 시간이다.
3. 그 일을 못한 이유는 몰라서가 아니라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은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꼭 해야 하는 일은 좀처럼 잊기 어렵다. 그것을 하지 못했을 때 입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이라면 잊기 쉽다.
4. List가 그 일을 잊게 만든다.
List에 할 일을 적는 것은 머리를 편안하게 한다. 적어두었기 때문에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러분이 List에 자꾸만 할 일을 중복해서 적고 있다면 이 허점에 제대로 빠진 것이다.
1. 중요한 건 기억
중요한 일은 그 시간대와 함께 머릿속에 인지해야 한다. 그래야 미리 방해 요소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프로그램을 만든다거나 동료와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는 것을 굳이 캘린더나 Todo List에 적을 필요 없이 단단히 머릿속에 기억하라. 그 시간에 다른 약속이 생기면 거절하고 상점을 지나갈 때 그 일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게 된다. 하루 단위는 너무 짧아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고 한 달 단위는 너무 많은 일을 기억해야 하므로 주 단위로 중요한 일이 무엇이고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 기억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단순 암기는 피곤하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도미니크식 여행법을 사용한다. 추후에 자세히 소개할 생각이다.
2. 하찮은 건 List
중요한 일이 많은 하루는 피곤하다. List는 중요하지 않는 것을 담아두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야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가기 전에 우유를 사야 한다는 것, 자기 전에 카드 신청을 하자는 것과 같이 필요하지만 중요하진 않은 일은 List에 적고 잊어버린다. 그리고 리스트를 User가 찾지 않고 그 item이 나에게 알림이 오도록 타이머를 달아둔다. 물론 이것이 가능하려면 종이가 아니라 스마트폰 알림이 필요하다. 아래에서 좀 더 설명하겠다.
3. 주기가 짧은 반복은 기억, 긴 반복은 List
매일 반복적인 것은 일단 기억하자. 반복적인 일을 꾸준히 하는 방법은 그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점심 먹기 전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는 건은 몸이 알고 있어야지 List에 적을 필요는 없다. List에 적는다면 몸 대신 머리가 자꾸 기억하려 든다. 자꾸만 "운동을 매일 해야 한다"라는 생각에 에너지가 소모되고 List에 운동 항목이 없는 날은 그것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행동이 오직 List를 비우는 데만 몰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반복은 List에 적어두고 시간을 설정한다. 한 달 단위로 누구에게 이체를 해야 한다거나 가족에서 전화를 하는 일, 정기적인 차량 점검 등이다. 이런 일은 필요하지만 평소에 기억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List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부메랑 Task를 추천한다. 앞서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을 List에 적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많이 쌓이게 되면 List가 많아지고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List 형태가 아닌 Notification 형태를 선호한다. 휴대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림 형태로 별도의 List 주체 없이 시간이 되면 알림이 오는 것을 말한다.
이런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관리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 일의 조직화가 필요 없다. Label을 달고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돈할 필요 없다. 그러나 List에 익숙한 사람들은 잘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중요한 내용을 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 그래서 중요한 것을 잘 기억하는 방법을 먼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식이 비서에게 일을 시키는 CEO와 비슷하게 느껴졌다면 잘 간파한 것이다. CEO는 비서에게 중요하진 않지만 해야 할 일을 정리하도록 만든다. 필요할 때 시간과 장소를 알아서 잡게 만들어 일정 관리를 할 시간을 아껴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는다.
나는 이 부메랑 Task를 위해 Keep을 사용한다. Keep은 할 일을 적고 날짜를 기입한 뒤에 눈이 보이지 않도록 보관 처리를 할 수 있다. 설정한 시간이 되면 그 메모가 휴대폰 알림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검색이 용이하다.
자기계발 책에서는 지키지 않은 Todo List 항목이 있어도 자신의 탓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겠는가. 누군가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위로받으며 계속 List를 작성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제 List가 꼭 좋은 것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재고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할 일 정리 방식을 시도해보자. 손이 많이 가는 List보다 <기억+Noti 방식>이 자신에게 더 맞는다면 바로 바꿔보자.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