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보천리 Dec 16. 2024

우보천리와 마보십리

느림과 꾸준함의 가치

"우보천리(牛步千里), 마보십리(馬步十里)"라는 말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느리고 묵직한 소의 걸음은 천 리를 갈 수 있지만, 빠르고 날렵한 말의 걸음은 열 리를 가는 데 그친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단순히 속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꾸준함과 지속성의 힘을 보여주며, 삶에서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에 대해 깨닫게 한다.  

현대 사회는 빠름과 효율을 강조한다. 속도가 미덕처럼 여겨지고, 느린 것은 종종 낡고 뒤처진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러한 세상에서 "우보천리"라는 말은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이 글에서는 이 속담이 가지는 의미와,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느린 소의 걸음, 그러나 멈추지 않는 걸음

소의 걸음은 더디다. 무겁고 묵직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디는 모습은 가끔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소는 그 느린 걸음 속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는다. 하루 종일 밭을 갈며, 혹은 먼 길을 걸어가며, 꾸준히 자기 할 일을 해낸다. "우보천리"라는 말은 바로 이런 소의 성질을 잘 담아내고 있다.

삶에서 소처럼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는 자세를 뜻한다. 이러한 태도는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잃기 쉬운 가치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빠르게 이루고 싶어 한다. 단기적인 성과가 없으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처럼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간다면, 비록 결과가 더디게 보일지라도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천 리를 걸어가는 소의 걸음은 바로 이런 꾸준함의 힘을 상징한다.


빠른 말의 걸음, 그러나 지속되지 않는 속도

반대로, 말의 걸음은 빠르다. 날렵하고 힘찬 걸음으로 단숨에 열 리를 달려간다. 하지만 이 속도는 오래가지 못한다. 말은 금세 지치고, 멀리 가지 못한 채 멈춰 서게 된다. "마보십리"는 이러한 특성을 잘 나타낸다.

현대 사회는 말의 걸음을 이상적으로 여긴다. 우리는 빠른 속도로 많은 일을 해내기를 원하며,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자칫 지치고 탈진하기 쉽다. 너무 빠르게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에너지를 잃고 만다.

이는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일과 삶의 번아웃과도 연결된다.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시작했지만, 지나친 속도와 무리한 목표 설정이 결국 자신을 지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말처럼 빠르게 달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열 리를 달리고 나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우보천리와 마보십리의 교훈

"우보천리"와 "마보십리"는 단순히 속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1.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소처럼 천천히 걸어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결국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반면, 말처럼 빠르게 달리더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이 속담은 우리가 속도보다는 방향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2. 꾸준함의 가치를 잊지 말라

소의 걸음은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다. 이는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단기간의 열정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끈기와 인내다.


3.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것

소와 말은 각기 다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리듬과 속도에 맞게 나아가는 것이다. 남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걸음으로 꾸준히 전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우보천리를 실천하기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일상과 업무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효율성과 속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보천리"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시대일수록 소의 걸음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1.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기

천 리를 걷는 소처럼, 우리는 한 번에 거창한 목표를 이루려 하기보다는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을 정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중간에 멈추지 않는 끈기

말처럼 빠르게 시작하는 것보다, 소처럼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는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3.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하기

다른 사람의 속도와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를 존중해야 한다. 남들보다 느리게 보이더라도 꾸준히 나아가는 걸음이 결국 더 멀리 갈 수 있다.


느림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가치

"우보천리, 마보십리"는 단순히 속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빠르게 달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더 큰 결과를 가져다준다.

소의 걸음처럼 느리고 묵직한 태도는 현대인의 삶에서 종종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가 우리를 더 멀리, 더 깊게 이끌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순간적인 성과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다.

"우보천리"라는 가르침은 우리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걸음으로, 우리는 결국 천 리의 여정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느림 #성실 #꾸준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