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중국은 노동절 연휴가 1일부터 5일까지 이었다. 5일간 한국을 가지 않고 가족들이 중국으로 와서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비자신청부터 여행 장소, 호텔예약까지 거의 한 달 정도 준비를 하였었다.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비자신청과 호텔예약이었다. 중국비자 신청을 처음 해본 아내는 두 번의 신청과정을 통해 어렵게 비자를 받았고 상하이가 워낙 관광지여서 5명 가족의 호텔예약이 쉽지 않았다. 우리는 2박 3일씩 두 곳의 호텔을 예약하였고 각각의 호텔에서 어디를 가고 무얼 먹을지 정했다.
스튜어디스를 당황하게 만들다.
항상 공항은 설례는 곳이다. 출국을 하러 가면 떠나는 설렘, 마중을 가면 반가운 설렘이 모두 있다. 이번에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기대를 가지고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한 참을 기다린 끝에 게이트를 나오는 가족과 만났다. 누가 보면 몇 년 만에 만나는 가족상봉인 듯싶을 정도로 아이들 하나하나 포옹을 하였다. 그런데 아내의 표정은 반가우면서도 벌써 지친 표정이었다. 왜 안 그렇겠나. 아이 세명을 데리고 짐 싸고 공항까지 와서 심사받고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다 셋째는 아침에 먹은 것이 소화가 안되었는지 기내에서 토까지 하였다고 하니 정신이 없는 게 당연했다. 세 번이나 토를 했고 스튜어디스에게 요주의 인물이 되어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어찌 됐든 무사히 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예약한 호텔로 출발하였다.
카레이서 택시기사
우리 가족이 5인이라 6인 승합차가 아니면 일반택시를 두대로 나눠 타야 했다. 내가 둘째와 셋째를 데리고 타고 아내는 첫째와 함께 두대의 택시로 이동을 하였다. 호텔까지의 거리는 불과 12킬로 정도이다. 택시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온 순간 택시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더니 급정거와 차선변경을 거듭하며 사납게 운전을 하였다. 자동차 경주를 하듯 곡예 운전을 하니 뒤에 타고 있던 셋째에게 다시 신호가 오고 말았다. 급하게 가지고 있던 비닐봉지를 줘서 다행이었다. 중국 택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처음 접하는 가족에게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기대 이상의 상하이 야생동물원
다음날 우리는 상하이 야생동물원에 갔다. 상하이에는 두 곳의 동물원이 있는데 시내외곽에 위치해 있는 야생동물원에 가기로 하였다. 중국 하면 판다를 떠올리는 아이들은 자이언트 판다를 볼 기대를 하고 입장을 하였다. 솔직히 국경절이기도 했지만 인파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쉽게 들어가지는 못 했다. 그렇게 입장을 하고 들어간 야생동물원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에서 보았던 멀리 있는 동물을 보는 것이 아닌 상당히 근접하여 볼 수 있었고 원숭이는 울타리를 넘어 인도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앉아 있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 원숭이는 관종을 즐기는 듯하다. 레서판다는 우리 머리 위 로프에 앉아 고개만 들면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곰, 호랑이도 사육사의 신호에 맞춰 진기한 모습을 보여주어 아이들과 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구경을 다 하고 돌아 나올 때 문득 동물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육사의 구령에 맞춰 행동과 먹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훈련을 받았을 생각에 한편으로 짠한 생각도 들었다.
많이 기대했던 자이언트 판다는 너무 평화로운 자세로 미동도 없이 꿀잠을 자고 있었다. 주위를 구경하고 다시 지나갈 때 본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진 못 했지만 수많은 동물 중 제일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육사도 포기한 듯한 모습이다.
첫날과 둘째 날을 보낸 우리 가족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많이 피곤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여행일고는 국내 여행만을 다녔고 주로 차를 이용했던 터라 대중교통 이용과 걸어 다니는 여행은 '아 여행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이틀이었다. 남은 이틀도 잘 보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