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비행기 타러 공항으로
오늘은 발리 마지막 날이다. 오늘 밤(+1day 새벽 1:30) 비행기를 타고 태국으로 간다.
원래 아침 일찍 서핑 강습을 받고 돌아와서 빨리 씻고 호텔 체크아웃을 할 생각이었으나,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어제 너무 무리해서 서핑을 했는지 온몸의 근육통이 너무 심했다. 강습은커녕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든 컨디션이어서 아쉬움을 머금고 강습을 취소했다. 다음에 반드시 다시 발리에 돌아와서 다음 강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점심에 체크아웃하면 오늘 밤은 공항 + 비행기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오후에야 방콕의 숙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므로 오늘은 최대한 체력을 아끼기로 했다. 숙소에서 늦잠을 자고 체크아웃 시간인 12시를 꽉 채워서 나와, 최대한 땀이 나지 않도록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고 제법 익숙해진 꾸따 르기안 거리를 아쉬운 마음으로 천천히 돌았다.
발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밤늦은 시간대가 많은데, 국적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거면 모를까, 나처럼 저가항공을 타고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휴대폰 배터리가 굉장히 신경 쓰였다. 새로운 여행지로 가게 되면 폰이 반드시 필요할 텐데 (예전에는 폰 없이 여행을 어떻게 다녔나 모르겠다. 분명 잘 다니긴 했는데..), 배터리가 떨어져 폰이 꺼질까 봐 꽤나 걱정이 됐다. 발리 공항에 콘센트가 얼마나 잘 구비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고.. 한국 같았으면 카페에서 충전하면 되겠지만, 발리 대부분의 카페에는 콘센트가 없었다.
그렇게 콘센트를 찾아 돌아다닌 결과 비치워크 몰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콘센트를 찾을 수 있었다. 호텔 체크아웃 후 휴대폰 충전이 필요한 경우 스타벅스로 가면 될 것 같다. (비치워크 몰 지점에는 있었는데, 다른 지점은 잘 모르겠다) 게다가 발리 공항에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아주 많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렇게 오후 내내 여유롭게 시간을 때우고, 바디 마사지도 받은 후 매우 일찍 공항으로 향했다. 그랩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갔는데, 공항 안까지 들어가는 경우 5,000 루피아의 통행료를 더 지불해야 한다.
발리 공항은 들어가는 입구에서 짐 검사를 한번 하는데 들어가기 전부터 줄이 엄청나게 길고, 체크인 카운터도 줄이 길고, 출국 심사도 줄이 길다는 소문을 듣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가 간 시간대는 출국 심사대만 빼고는 거의 줄을 서지 않았다. 아마 한국행 비행기들의 출국 시간대가 붐비는 모양이다.
태국 가는 비행기가 새벽 1시 35분이었는데, 그 늦은 시간에도 공항 시설들이 문을 열까, 다 닫고 아무것도 없는 것 아닐까 걱정했는데, 12시가 넘도록 면세점들과 식당들은 다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또한 발리 공항에는 무료로 샤워할 수 있는 샤워실이 있는데, 여기도 늦은 시간 문을 닫을까 봐 걱정했지만, 24시간 운영하는 것 같았다. 그냥 화장실처럼 남/녀가 나뉘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고, 안에는 한 칸씩 문을 잠그고 들어가게 되어있다. 그래서 개운하게 샤워하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발리에서 방콕 넘어가는 일정이 정확치 않아서, 에어아시아를 발권하며 부득이하게 2번 수수료 없이 날짜 변경이 가능한 (비싼)프리미엄 플렉스를 선택했는데, 덕분에 비즈니스 취급을 받으며(에어 아시아에는 비즈니스는 없고 Hot seat라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같은 좌석이 있다) 첫 번째로 탑승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 타는 승객들에게 합장하여 '사와디 카'라고 인사하는 스튜어디스를 보며, 아 이제 태국에 가는구나 하며 실감이 났다.
Hot seat를 선택한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Hot seat 쪽 좌석은 2/3 이상이 비어서, 양 옆에 사람도 없었다. 덕분에 편안하게 푹 자면서 태국으로 향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