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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m Aug 30. 2018

#16 태국 첫날, 방콕

신한은행 EXK카드 사용법, 돈므앙 공항에서 버스로 시내가기

오늘은 태국에서 맞이하는 첫날이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아침 5시에 비몽사몽인 채로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했는데, 직전까지 발리에서 매일같이 서핑을 너무 열심히 했더니 온몸에 근육통이 너무 심했다. 비행기 타자마자 잠들어서 도착할 때까지 푹 자긴 했는데, 그래도 너무 피곤하고 졸렸다. 역시 오버나잇 비행기를 탈 나이는 지난 것인가..


그린웨이브 탄다고 패들링을 너무 빡시게 했더니 평소에도 좋지 않던 어깨 회전근과 승모근이 완전 뭉쳐서 통증이 있었는데, 무거운 백팩 메고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다 보니 근육통이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방콕 공항의 WiFi는 접속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일단 Airport WiFi라고 뜨는 WiFi가 굉장히 많았는데, 하나같이 전화번호로 인증코드를 받아야 했고, 내 폰에는 데이터만 되는 발리 유심이 끼워져 있었다. 손에 짐이 잔뜩 있는 이 상황에서 가방을 열어 한국 유심을 찾아서 꺼내기는 너무 귀찮았기에, 그냥 미리 구매해둔 태국 유심을 받으러 갔다.


태국 유심을 장착하고 태국 돈을 뽑으러 ATM으로 갔는데, 발리에서 안돼서 날 애먹이던 EXK카드.. 태국에서도 나를 한 시간가량 삽질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해도 돈이 안 나오는 것이다. 오류 메시지도 너무 모호했다. 도대체 왜! 안 나오는 것인가. 한국에서 만든 후 해외에서 한 번도 안 써본 카드다 보니, 뭔가 잘못되었을까 봐 굉장히 초조했다. 공항에 있는 여러 은행의 모든 ATM에서 다 시도해봐도 오류 메시지만 떴다. 이러다가 오류 한도 초과로 카드가 막힐까 봐 너무 걱정이 되었다. 한참을 시도하다가 결국 다른 카드(하나 VIVA체크카드)로 소액을 뽑아봤더니 다행히 출금이 되었다. 수수료가 엄청 많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 최소 빈털터리가 되지는 않을 테니까.


신한은행에 문의해보려고 온라인 채팅 상담을 시도해보니 아직 업무시간이 아니란다. 그래. 어차피 시간도 많은데 기다리지 뭐. 해도 안 뜬 공항 구석에 앉아서 인터넷에다가 EXK 카드 출금 실패 사례에 대해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아무래도 EXK카드는 우리은행 카드를 대부부 많이 써서인지 우리은행 얘기만 나오고 신한은행 카드 내용은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뜩 보게 된 어느 글에서 신한은행 EXK카드를 카시콘 ATM에서 한국 비밀번호(4자리)를 입력하여 돈을 찾았다는 후기를 보게 되었다. 바로 달려가서 카시콘 ATM을 찾아서 글에서 나온 대로 한국 비밀번호를 입력하니 돈이 드디어 나오는 것 아닌가! 카드 만들 때 은행 직원이 6자리 입력해야 한다고 PIN 넘버 혹은 한국 비번에 00을 앞이나 뒤로 더해서 해보라고 했어서 그렇게만 시도해서 안됬던 것이었다.


신한은행 EXK카드를 태국에서 사용하실 때는 PIN 넘버 6자리가 아닌 한국 비밀번호 4자리를 사용하시길! (카시콘 은행 ATM 기준)

돈므앙 공항의 ATM들. 초록색이 카시콘 은행이다.


어쨌든 겨우 돈을 뽑고 나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근처에 보이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과 크로스무슈를 시켰다. 한국돈으로 거의 만원 정도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발리 스타벅스의 가격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나? 한국에서도 이렇게 시키면 만원 나올 것 같았는데, 태국 물가가 이렇게 비쌌던가? (태국에 더 머물다 보니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식당/카페의 물가 차이가 매우 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호스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여서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시내로 향했다. 근육통에 짐이 많아서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바가지와 교통체증이 두려워서 그냥 대중교통을 타고 숙소로 가기로 했다.



방콕 돈므앙 공항에서 버스로 시내 가기

공항에서 모칫(Mochit) 역까지 가는 A2버스를 타고(A1도 간다) 모칫 역에서 지상철(BTS)로 갈아타고 숙소로 가는데,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구간이 많아서 캐리어 들고 옮긴다고 엄청 고생했다. 날씨도 발리보다 훨씬 습하고 덥고, 근육통은 심하고, 잠은 잘 못 잤고.. 숙소에 도착하니 완전 기진맥진이 되었다. 하지만 체크인 시간까지 4-5시간 정도나 남아있는 상황. 짐은 맡아 주었지만 도저히 너무 피곤해서 나가서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방콕 공부 하나도 안 해서 어디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다행히 호스텔 로비 쪽의 공용 공간이 매우 잘 되어있어서, 빈백에 누워서 체크인 시간까지 꿀잠을 자버렸다. 자고 일어나서 체크인을 했는데도 너무 피로가 가시지 않아서 도저히 나갈 마음이 안 들었다. 그래서 빨래를 돌리고 침대에 누워서 또 잤다. 비용 좀 아껴보려고 새벽 비행기를 탔는데, 결국 하루를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날려버렸다. 이제 이런 새벽 비행기는 타지 말아야겠다.


해 질 녘이 되어서야 피로가 조금 풀려서 근처에 나가보기로 결심을 했다. 숙소 예약할 때 그냥 평이 좋아서 예약했는데, 알고 보니 쇼핑 중심가인 Siam에 위치해있어서 근처에 대형 몰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서 몰들을 구경하러 갔는데, 고층빌딩이나 큰 길이 거의 없던 발리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빌딩 숲을 보니 적응이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자동차 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웠었나, 하는 생각 등을 하면서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고 저녁으로 태국 음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카오소이! 엄청 맛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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