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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미준 Jul 28. 2022

글은 생각 없이 써야 한다

생각은 평소에 해둘 것!

© bvi, 출처 Unsplash

예나 지금이나 생각이 너무 많다.

검도를 하던 시절에, 선생님은 내가 생각이 너무 많다고 했다. 상대방의 죽도가 내 머리나 손목, 허리를 때리는 데까지 1초도 안 걸리는데 그 짧은 틈에도 나는 생각의 진창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니 매번 두드려 맞는다고 하셨다.


결과는 누적된 데이터가 보여준다.

상대방의 검이 언제 어떻게 날아올지, 내가 언제 어떻게 공격하고 방어할지, 짧은 계고(대련)에서는 생각할 틈 따위 없다. 실전에서 중요한 건 반사적인 감각뿐이다. 반사적인 감각은 평소에 훈련을 통해 쌓은 데이터의 결과값이다.


생각은 평소에 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실행해 보는 일은 평소에 한다. 매일 반복하면 매일 데이터가 누적된다. 데이터가 누적되면 자동으로 패턴이 보이고 추세가 보이고 미래가 보인다. 실제 이벤트에 반사적으로 빠르게 대응하게 된다.

그러니까 실전에서 생각이 많다는 건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는 뜻이고, 숙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글쓰기가 그렇다.

쓸 거리(경험, 지식)가 풍부하고 매일 글쓰기 훈련을 한 사람, 즉 데이터가 방대한 사람은 억지로 생각할 것도 없이 글이 술술 써진다. 평소의 생각과 경험이 몸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가 펜을 쥐는 순간에 튀어나와서 글이 되는 거지, 쥐어짜낸다고 글이 되는 게 아니다.


기회란 것도 그렇다.

보는 눈이 없으면 기회는 무가치하다. 평소에 보는 눈을 길렀다면 기회는 저절로 눈에 띈다. 생전 처음 듣는 솔깃한 데이터에 혹해서 속아넘어갈 일도 없다.


실전을 지배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무의식은 억지로 꺼내지지 않는다. 유려한 글, 좋은 글을 쓰려고 애쓸 필요 없다. 글은 내가 가진 것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평소의 생각이, 감수성이, 감정이, 습관이 글 쓰는 행동을 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배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한심하게도, 나는 일상을 너무 낭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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