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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라이프 Mar 12. 2021

[카카오Ep1] 네이버 말고 Daum을 들어간다고?

끊이지 않는 질문

- 제 커리어의 주요 순간을 담아 정성껏 쓰려합니다. (쿠팡, 카카오, 블랭크, 스타트업 창업 등)

- 제 글로써 여러분들이 즐겁거나 뭔가 얻어가시는 게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 현재 진행형인 제 스타트업 이야기도 글을 통해 차근차근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네이버가 아니라 Daum을 들어간다고?

2014년 4월 내가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합격했다"라고 했을 때 주위 반응이다.

내 지인, 가족 등등 모두 한결같이 축하한다면서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 Daum 회사 주가가 점점 내려가고 있고 점점 네이버한테 거의 모든 면에서 뒤지고 있는데

당연히 우려가 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Daum의 주가는 2011년 9월 12만 원에서 2014년 4월 7만 원 대까지 계속 내리막이었다.


이해가 되는 말들이었다.

한국에서 포털사이트를 뽑으라면 네이버와 Daum인데 규모 자체가 달랐고 점점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모바일 메신저 어플인 '마이피플'을 내놓았는데, 다운로드 수는 1천만을 넘겼지만 '카카오톡'에 완전히 밀렸었다.

하지만, 왜 내 선택지는 Daum이어야 했을까?



배움과 성장만 할 수 있으면 된다


나는 운이 좋게 쿠팡 초기에 합류하여 정말 많이 배웠었고,

동료들과 함께 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쿠팡은 회사 자체의 시스템, 운영 등 부족함이 많았었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직원들에게 기회는 많이 줬었다.


그 과정 속에 느꼈었던 것은,


'나의 일로 내가 성장하고 있고 즐거움을 찾고 있는가?'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는가?'

'회사는 계속 기회를 주고 있는가?'

였다.


지금은 믿을 수 없겠지만,

쿠팡 초기에는 '네임벨류'라는 단어보다는 '전투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가 더 어울렸다.

자연스레 나는 기업의 이름보다는 내 성장을 위한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쿠팡을 떠나려고 했느냐?"라는 질문이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2013년부터는 스마트폰이라는 게 빠른 속도로 대중화가 되었고,
그 환경 속에서 모바일 광고 등 '온라인 광고' 시장이 굉장히 커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흐름 속에서 무언가 해보고 싶었다.


나는 제휴사업팀이라는 곳에서 광고 플랫폼을 기획부터 운영까지 해보면서 '광고'라는 것에

성취라는 것을 해보았을 때쯤 나는 또 회사가 원하는 포지션으로 옮기고 또 옮겨야 했다.

그때 '커리어' 그리고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과 즐거움'에 고민을 자연스레 했었다.

물론 그 과정에 스트레스도 많았고, 술도 많이 마셔댔다.


내가 하고픈 '광고'의 영역은 포털사이트 기업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네이버부터 뽑는 직군이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이미 공고가 마감되었거나 없고,

Daum은 때마침 있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내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포털 기업'이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Daum을 선택했다.


망한다면 회사가 망하지 내가 망하리란 생각은 안 했다.


1차 Interview

14년 2월 말쯤 약간 쌀쌀한 어느 날,

나는 1차 면접을 보게 되었다.

운이 좋게 서류통과가 되었었다.


나중에 알게 된 믿거나 말거나 한 사실이지만,

주로 광고대행사 쪽에서 지원을 많이 하는데,

갑자기 쿠팡이라는 광고주 쪽 이력서가 보여 새로웠고,

거쳐온 이력도 신기해 보여 한번 만나 보자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그렇게 1차 면접이 시작되었다.


나는 다들 그렇듯 정장에 코트를 입고 갔었다.

하지만 면접관님들은 내 복장을 얼핏 보고 약간 놀라면서 신기해했다.

참고로 면접관님들은 내가 합격하면 같이 일하게 될 분들이었다.


상황은 이렇다.

면접을 보기 전까지 나는 겨울용 정장 코트가 없었다.

그래서 같이 지내는 쿠팡 동료분께 빌려 입자고 생각했는데,

그분의 체형은 약간 마동석이었다.

나에 비하면 많이 큰 편이었다.

그래도 추운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빌려 입었는데

코드가 바닥을 닿을 듯 말을 듯했던 것이다.

약간 코믹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무튼 나는 옷을 가지런히 정리 후 면접에 돌입했다.


면접의 핵심 골자는

'당신은 온라인 광고 경험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데 당신을 뽑아야 할 이유가 특별하게 있을까요?'식의 질문이었다.


나는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최대한 내가 쿠팡에서 해왔던 것을 강조하고자 애를 썼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했던 것 같다.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온라인 광고 경험은 뒤지더라도 저만큼 한정된 시간 속에서 쿠팡에서 광고 플랫폼을 직접 기획해보고 운영을 하면서 데이터로 증명된 성취를 한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온라인 광고 플랫폼의 운영시스템을 다루는 게 처음이라 미숙할 수도 있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익히는 거니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익힐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광고 세일즈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Daum만의 어떤 포인트를 가지고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쿠팡에서 기획해 만든 광고 상품을 시장에 생소하더라도 핵심 케이스와 기대 퍼포먼스를 수치화하여 에이전시들에게 증명하면서 그들의 광고주와 계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운 좋게 그렇게 1차가 통과되었다.
휴.

최종 Interview

2차 면접날 나는 여전히 똑같은 정장 코트를 입고 나섰다.

1차 때 합격했으니 그 감을 이어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면접관님들은 HR 매니저, 광고사업부서 헤드 2분 이셨다.


최종 인터뷰에서도 1차와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감 충만이었다.


하지만 내가 예상치도 않은 상황 질문과 압박 질문이 이어졌고,

나는 당황함에 휩싸여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면접 보면서 슬슬 망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질문이나 더 하고 싶은 말씀 없냐는 질문에도

내가 예상치도 않은 답변을 내놔서

내부 면접 분위기가 살짝 하하호호되었는데,

이땐 정말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바보처럼 말을 했었지?'라면서

나 자신의 실망감에 하늘을 수차례 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쿠팡에 있으면서 메일박스를 보니 Daum 인사팀에서 보내온 메일이 있었다.

컴퓨터 화면을 가리고 메일을 오픈한 다음

조금씩 열어봤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이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을 못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항이지만(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다),

최종면접에서 정두연이라는 그 지원자가 예상보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내가 지원한 팀의 팀장님께서 연락을 받으셨는데,

팀장님께서 이 친구는 그래도 같이 일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따로 주셔서 내가 합격한 것으로 안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렇게 나는 2014년 4월 22일 Daum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된다.

회사 첫출근하면 Daum에서는 이 풍선을 자리에 달아주었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좋아요 눌렀냐옹 (이미지 협찬: 이영남 & 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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