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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오 May 03. 2023

작은 배려는 복리와 같아서

아메리카노를 바닐라 라떼로 만드는 매직

"커피 뭐 마실래?"

"나 카페 근처야. 너 도착하기 전에 내가 사둘게. 뭐 마실래?"

"아냐, 나 스타벅스 쿠폰 있어서 그래. 가는 길에 내가 사갈게. 너 아메리카노?"

"아 그래...? 그럼 나야 고맙지. 응 나는 그럼 아이스로!"


지난 주말 친구와 집에서 작업을 할 것이 있어 만나기로 했던 때였다. 짧은 통화를 마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 올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번에도 친구가 샀던 것 같은데, 참... 다음에는 집 앞에 새로 생긴 예쁜 카페를 데려가야겠다'는 생각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얼마 있다 양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친구가 도착했고, 그 모습에 한번, 아메리카노에 적힌 문구에 두 번, 웃음이 났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

"우와 이거 뭐야? 너무 귀엽다. 이런 거 써주는 매장도 있구나"

"그치. 여기 우리 집 앞 지점인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다들 상냥하고 엄청 친절해. 그래서 DT 가는 게 더 편할 때도 일부러 차 내려서 이 매장으로 간다니깐"


내게는 마치 '행복하세요'처럼 보였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라는 말이 이리도 귀엽고 따뜻했었나. 내가 웃음 지으며 커피 슬립을 카메라에 담자 친구가 '참 소소한 거에도 행복을 느끼는구먼~'이라는 말을 했다.


'와.. 나 방금 소소한 거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됐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또 좋아졌다. 


타인의 아주 작고 사소한 배려는 복리와 같다. 주말에 출근했음에도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상냥하게 웃으며 누군가의 일상을 따뜻하게 밝혀줄 문구를 쓰는 것. 작지만 아주 확실한 배려다.


그리고 주말에 만나기로 한 친구를 위해 커피를 직접 사 오는 것. 너무 따뜻한 배려다. 주말에 누군가의 배려를 배려로 건네받은 나는 금세 행복해졌다. 아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그날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친구의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일상의 작은 배려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사람을 위해 문 잡아주기 3초, 카페나 마트에서 살짝 웃으며 대답하기 2초, 경비원 아저씨께 감사하다고 말하기 2초... 그 짧은 순간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복리처럼 내게 돌아올 거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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