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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Mar 05. 2023

우리 부부가 오사카-교토를 여행하는 법 2

관광지편

   성인이 되서 가는 첫 일본 여행으로 오사카를 고른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이에 엄청 큰 고민을 했었다. 나는 2D 작화 시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디즈니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자 매 년 크리스마스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정주행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흡사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란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격이었다. 주변에 많은 조언들과 후기를 찾아본 끝에 우리 부부가 결정한 곳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였다. 이유는 내가 디즈니보다는 좀 더 해리포터를 좋아했고, 닌텐도 게임을 종종 즐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사카로 여행지로 고른 후 교토도 1박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나는 우리나라 전통에 관심이 크고 전통 요소를 가지고 상품화하는 작업에 관심이 큰 편이다. 그리고 일본은 서구보다는 우리보다 유사한 면이 강하고 상업화시키는 데에 능한 이미지가 있어 굉장히 궁금했었다. 그렇게 지역을 정하고 난 후, 세부 관광지가 정해졌다. 그중 내가 다녀온 관광지들을 골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1.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 30분 정도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부터 도착한 이유는 익스프레스 패스를 구하지 못한 것과 슈퍼 닌텐도 월드 입장 확약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익스프레스 패스란 입장권을 산 사람보다 일찍 어트랙션을 탈 수 있는 입장권인데, 웨이팅이 많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반드시 구매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익스프레스 패스는 당일에는 판매하지 않고 사전에 구매를 해야 하는데 한정 수량이라는 점이 문제이다. 우리처럼 여행 계획을 다소 촉박하게 잡은 사람들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찍 방문하여 어트랙션 1개는 줄 없이 서보자는 마음이 컸다. 당일 우리는 오픈 시간인 9시보다 일찍 들어갈 수 있게 해 준 유니버설 측 덕분에 해리포터 앤드 더 포 비든 저니라는 어트랙션을 20분도 안 걸려 탈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슈퍼 닌텐도 월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입장한 상태에서 앱으로 예약을 하는 시스템인 확약권이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 또한 한정 수량으로만 배부가 가능하고 우리가 방문한 날은 오전 11시 정도에 확약권 배부가 끝났다.

  나는 놀이기구를 굉장히 못 타는 사람으로, 아마존 익스프레스정도가 내가 최대치로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이다. 그런 나에게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어트랙션은 조금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내 수준에서 탈 수 있는 기구들이 꽤 많았다. 이 중에서 추천하는 어트렉션에는 해리포터 앤드 더 포비든 저니가 있고, 언더 워터 공연 관람을 추천한다. 해리포터 앤드 더 포비든 저니는 나에게 다소 무서운 구간도 있었지만, 해리포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고 어트렉션을 타고 감동을 먹은 것은 처음이었다. 나중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방문한다면 한번 더 탈 의사가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반드시 타기 전에 주머니에 있는 사소한 짐까지 보관함에 넣고 타는 것을 추천한다. 언더 워터는 슈퍼 닌텐도 월드 근처에 있는 공연으로 배우들의 액션 연기가 대단했다. 제목에 워터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것처럼 물에서 진행하는 연기들도 많았고 스토리도 탄탄해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2. 교토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오사카의 도시 풍경도 무척 좋았지만, 여행 중 제일 좋았던 것은 교토였다. 일본의 옛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교토는 나에게 흥미로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서구권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우리나라와 비슷한 재료와 건축방식을 사용하며 같은 동양권임에도 그 차이가 재밌었다. 검은색 목자재부터 이층으로 된 양식과 어딘가 아기자기한 감성의 집들이 옹기종이 모여있는 형태까지. 청수사를 향해 가는 내내 옛스러운 건물의 가게들과 집을 구경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렇게 도착한 성수사는 붉은색의 건물들이 내 눈을 한번 더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에는 단청에 들어가는 오방색을 제외하고는 은은하고 우아한 색을 사용하는데 비해, 과거 일본의 선조들은 색 선택이 과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권을 끊고 본당으로 들어가는데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행렬이 보였다. 호기심 어린 마음에 줄의 맨 앞을 가보니 신년운세 뽑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신이 난 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2시간 30분 넘게 서 있었는데 이 정도 웨이팅은 별거 아니지란 마음에 일단 줄을 섰다. 15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니 금방 내 차례가 왔다. 나무로 만든 다각형 통을 흔든 후 통을 뒤집어서 나무막대기를 나오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멀리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나무통이 무척 무거워 보였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니 나무통은 꽤나 가벼웠고, 힘껏 뒤집어 한자로 팔십육이 쓰인 나무막대기를 뽑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에 계신 직원에게 보여드리니 86번 쪽지를 나에게 주셨다. 86번 쪽지는 굉장히 얇아 뒤가 은은하게 비춰 보이는 두께였다. 그리고 그 종이에는 한자로 ‘대길’이 쓰여있었다.


3. 하루카스 300

   하루카스 300은 우리나라 롯데 타워에 있는 서울 스카이와 굉장히 비슷하다. 그래서 가는 내내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하루카츠 300을 가는 내내 한 가지 설렘을 가지고 가는 것은 바로 일몰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30분 전쯤 하루카스 300 전망대 위로 올라갔다. 짝꿍과 함께 전망대에서 우리가 간 오사카성이 여기 있고, 저기쯤에는 아마 이런 게 있겠지?라는 이야기를 나눌 때쯤 해가 뉘역뉘역 저물기 시작했다. 하늘이 하늘색에서 분홍, 빨강, 남색, 검정이 뒤섞여 이윽고 땅에 총총 박힌 별들이 하루카스 300의 창문을 밝혀주었다.


4.  오사카성

   나에게 오사카성은 다소 진부한 관광지로 느껴졌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고 오사카 관광 내내 맨홀 뚜껑에 오사카성 이미지가 디자인되어 있어 여행 내내 함께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왠지 오사카에 갔으면 보고 와야만 할 것 같은 왠지 모를 의무감에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역 근처에서 내려 오사카 성까지 가는 길은 무지외반증 환자인 나에게 가는 길이 조금 길었는데, 날씨 좋은 날 오면 엄청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가 방문한 날은 우리나라보다는 분명 따뜻했으나 겨울철 날씨답게 차가운 바람이 스산하게 스치는 시기였다. 내가 싫어하는 추위에 걷기까지 하니 절로 말 수가 없어질 때쯤 오사카 성 건물의 뒤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다른 의미로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꽤나 거대한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성이 오묘한 푸른 청색과 금색으로 이루어져 서있는 성은 죽기 전에 봐야 하는 세계역사유적 중 하나라는 말이 오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성의 정면으로 와보니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는 것이 보였고 다들 오사카성을 배경으로 인증샷 찍기에 한창이었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그른 나는 조용히 오사카성만 찍고 온 것만으로도 꽤나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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