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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경준 Jul 17. 2018

한국 미세먼지, 근본 해결을 위한 보고서

[서평] 김동환의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은 구석기 시대의 땔감 나무부터 고대 로마의 납과 구리를 지나 중세의 석탄, 근현대의 석탄, 석유, 자동차, 원자력에 이르기까지 대기오염의 역사를 짚는다. 

이 책은 세계 3대 대기오염인 벨기에 뫼즈계곡의 스모그(1930), 미국 도노라 스모그(1948), 영국의 런런 스모그(1948) 사건을 소개한다. 1948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 제철소가 위치한 도노라 지역에 스모그가 발생했고, 1955년 대기오염 방지법, 1969년 환경정책법이 만들어졌다. 당시 영국의 런던은 난방연료로 석탄을 사용했다. 발전은 석탄 화력이었고, 증기 기관차, 디젤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까지 더해졌다. 1952년 런던 스모그로 인한 사망자만 1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결국 영국 의회는 1956년 공기청정법을 통과시켰다.


한국과 중국의 경우 석탄을 태우는 제조업 기반의 경제성장이 이어져 왔고, 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자전거와의 이별도 빠르게 퍼졌다. 또한 중국은 2009년 세계 1위 에너지 소비국이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 미세먼지는 중국 영향이 절반, 국내 요인이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미세먼지 오염의 근원이 밝혀지고 다양한 개선책이 등장해도 우리는 여전히 미세먼지에 노출되고 있다.


신생아에게 천식과 아토피를 발생시키고, 성인에게 동맥 질환과 치매를 유발하는 질병이 있다면 누구나 그 질병을 예방하려 할 것이다.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제대로 안다면 팔짱 낀 채 조용히 마스크만 쓰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일선 학교에서 PM이 특정 기준을 넘었을 때는 실외수업·활동을 법으로 금지해 아이들의 PM 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밖에도, 최소 3년 전부터는 신설 학교를 중심으로 공기청정기나 공기정화설비의 설치를 의무화했어야 했다. 최소 6년 전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황사 마스크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무상 배포했어야 했다. 최소 10년 전부터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인접한 학교의 PM 농도를 전수 조사해 기준치가 넘는 학교에는 PM 차단벽을 설치했어야 했다.” - 본문 222~223쪽 중에서


영국은 1882년 석탄 화력을 시작한 이후 135년 만인 올해 기후변화 대책으로 석탄 화력 없는 사흘을 보냈다. 그리고 2025년 석탄 화력 중단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도 2023년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 미세먼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여름에는 2차 대기오염인 오존으로 바뀔 뿐이다. 석탄, 석유, 개발, 원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한국 스모그도 세계사에 기록될 것이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는 근본 대안이 아니다. 이제 강력한 ‘공기청정법’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의 행복한 건강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지도자들이 국민의 건강을 염두에 둔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날씨가 궂은 영국과 독일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왜 안 된다고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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