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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Nov 25. 2023

워싱턴 D.C.에서 주말 하루를 보낸다면

Washington D.C.

학회 기간 중에 토요일 하루 동안 Washington D.C. 돌아보기로 했다. 


서부에 있다가 동부에 오면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먼저, 주가 작고 서로 모여있어서 강만 건너면 같은 미국이지만 다른 주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Maryland에 있다가 차를 타고 10분만 가면 Virginia로, 그리고 D.C.로 들어가면 또 다른 주와 느낌이 되는 것이다. 애리조나는 48번째 주로 마지막에 합류된 주라서 문화나 오래된 빌딩이 없는 신도시 같은 서부의 황량함이 있는 새로운 주지만 동부 쪽 주들은 유럽 이민자들이 오래전에 정착한 동네라서 그런지 빌딩들이나 역사 문화가 있다. 그 와중에 Maryland, Virginia, D.C. 사람들 성향이나 주법까지 다르다. Virginia는 좀 더 느긋한 성향을 가져서 운전하는 사람들이 속도 제한에 맞춰가는 느낌이라면 Maryland와 D.C. 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뒤에서 곧 빵빵하고 경적을 울려댄다. LA에서도 그러는 걸 보면 도시라서 그럴 수 있겠다.


동부는 예전에도 여행만 잠시 다녀오고 살아보진 않아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다. 미국 수도인 D.C. 도 처음 방문이라 새롭다. 토요일 하루 D.C. 근처를 방문 예정이라면 Virginia, D.C., Maryland를 모두 가보는 걸 추천한다. 토요일 오전은 Farmer's Market이 열리는 날이다. Virginia Alexandria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Old town인데 이곳에서는 꽤 큰 파머스 마켓이 열린다. 곧 있을 추수감사절로 인해서 펌킨파이, 애플파이 등 다양한 베이커리를 파는 곳도 많고,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도 보인다.


파머스마켓에도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이 있는데 미국 아침 말고도 이민자들이 가지고 온 다양한 음식도 판다. 중국 만두도 보이고, 중동 메디테라니언 (Mediterranean) 빵들도 보이고,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음식도 보인다. 아미시 (Amish, 현대 문명이랑 단절하고 생활공동체) 사람들이 직접 만든 치즈나 우유, 유제품들도 보인다 (왠지 먹으면 배탈 날 것 같은 느낌이다). 토요일에 더치 마켓에 아미시 음식들이 많다고 하는데 가보진 못했지만 꽤 흥미로운 곳이라고 한다. 알렌산드리아 올드 타운을 거닐다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강가에 앉아서 마셨다. 애리조나에서 선인장만 보다 가을 단풍과 낙엽을 보니깐 반갑고 한국 같다.


주말이기에 박물관에 사람들이 많아지기 전에 D.C.로 향했다. 10시에 오픈하는 Smithsonian 박물관들은 모두 무료이다. 박물관이 너무 많고 넓어서 역사학 교수 친구한테 어디를 먼저 가는 것이 좋은지 물어본다. 박사 과정을 하면서 좋은 건 각 학문마다 주변에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다. 친구 코디는 African-American 박물관과 National History 자연사 박물관을 추천해 준다. 미국 박물관은 대부분 전쟁에 관한 것이니 안 가도 좋다고 한다 (역시나 미국은 전쟁을 좋아하는 나라, war monger인 건가). 


African-American박물관에 가면 백인들의 흑인 노예 착취와 인종 차별의 역사를 제대로 보여준다. 마치 우리나라의 일제 침략기의 고통과 애환을 볼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이전의 식민지 지배와 통치를 통해서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아직도 선진국으로 자리 잡고 있고,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아직도 가난함과 후대까지 영향을 받는 사회적 구조가 언제쯤 바뀔 수 있을까. 아직도 사회와 문화에 만연한 백인 우월의 (Eurocentrism/White priviledge)와 한국에도 있는 사대주의적인 문화가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서서히 바뀌고 가고 있고 변화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져본다.


자연사박물관은 큰 공룡 화석과 뼈들로 유명한 곳이기에 방문했지만, 생각보다 인상 깊지 않았다. 여기서 꼭 봐야 하는 건 공룡뼈들보다 세계 4대 다이아몬드 저주의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이다. 그마저 자세히 보지 않고 지나쳤다. 다음에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워싱턴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을 둘러보고 싶다.


박물관을 보고 나면 Monument 기념비와 링컨 기념관 등을 보기 위해 National Mall (큰 잔디밭이 있는 산책길)을 걸어본다. 날씨가 좋아서 걷기 참 좋다. 점심은 D.C. 근처에 평점이 높은 한국 비빔밥 Rice bowl cafe에서 친구와 함께 먹었다. 오래간만에 먹은 밥이었다. 카페를 간다면 D.C. 구역에 있는 Tatte를 추천한다.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지만, 베이커리도 커피도 참 맛있다. 점심 샌드위치를 먹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특히나 백악관 (White house) 근처에 위치한 카페를 가면 커피를 마시고 산책 겸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보니 백악관은 생각보다 작았다.


오후에는 George town 거리로 갔다. 크리스마스라서 그런지 거리에 장식 (ornaments)이 걸려있다. 쇼핑 거리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샵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걷는다. 이곳에서 핫초코에 진심인 네덜란드 친구 키키가 추천해 준 L.A. Burdick이라는 초콜릿 카페를 들렸다. 11월 연말이다 보니 약간 쌀쌀한 날씨에 핫초코가 딱이다. 리치한 찐한 핫초코였는데 가까이 산다면 자주 들릴만한 맛집이다.


그렇게 조지타운을 들리고 저녁 약속이 있어서 친구와 다시 Maryland National horbor 학회 장소로 돌아갔다. 단 하루라도 시간이 있다면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D.C. 에서 알찬 주말을 보낼 수 있다. 


Washington D.C. White House
Lincoln Memorial에서 바라본 Washington Monument
D.C. 에 간다면 Tatte Cafe :)
Tatte Cafe
Tatte Caffe seasonal drink & bakery - Ginger bread loaf
The Lincoln Memoerial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National History
National Museum of African-American
Farmer's Market at Alexandria, VA
Thanksgiving & Automn flavored bakery at the Farmer's Market
알렉산드리아 카페
알렉산드리아 올드 타운
조지타운 핫초코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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