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한 덩어리의 진흙이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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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진흙이야
나는 들판에서 다른 진흙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었어.
난 캄캄한 땅 속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오더니 나를 파내기 시작했어. 사람들이 나를 땅에서 파낼 때 나는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큰 아픔을 느꼈어. 그 후에 나는 다른 흙들과 함께 옮겨져 다시 큰 통속에 들어가 잘게 부수어졌어. 그런데 너무나도 아파서 까무러칠 뻔했어. 그러나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어. 나에게 물을 적시더니 바닥으로 내리치기 시작했어. 이리 치고 저리 쳐 나는 완전히 혼절을 하였어.
내가 겨우 깨어보니 어떤 사람이 나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고 있었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에서 이제는 어지러워서 고통스러웠어. 나는 어느덧 그릇의 모양이 되었어. 나는 이제는 끝났겠지 이렇게 생각했지만, 정작 고통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어. 나에게 유약을 바르고, 채색을 하고 나서 활활 타는 가마 안으로 보내졌어. 이제는 죽었구나 싶었어. 한두 시간도 아니고 이틀이나 활활 타는 가마 안에 있었어.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어.
꼬박 이틀이 지난 후에 활활 타는 가마 밖으로 나왔어. 그런데 나는 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어. 너무나도 아름다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 들판에 널려있던 하잘 것 없던 흙이 아름다운 그릇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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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에게 이런 큰 고통이 없었다면 그냥 들판의 흙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야.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고난을 겪어본 사람만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 현재 자신의 일이 아무리 지겹고 고달플지라도 삶의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겨나가야 해. 그 고난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 지금 자신의 상황이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후에 평화롭고 달콤한 행복을 즐기기 위해서 거쳐 가는 삶의 과정이라 여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고통에 임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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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훈이 정리하여 책으로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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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LanCLS_hI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