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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Jan 03. 2020

내 안의 물고기 2

- 방훈


내 안의 물고기 2

- 방훈 






내 마음에는 작은 바다 하나 있습니다. 그 안엔 웬 낯선 물고기 하나 살고 있었습니다. 물고기가 어떻게 나의 작은 바다로 왔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내 바다에 머무는 물고기는 어딘가 모르게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물고기는 비늘이 없었고 꼬리지느러미도 없었습니다. 물고기는 그런 모습으로 내 안의 작은 바다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나의 작은 바다는 물고기가 먹을 먹이도 없었고 물에 산소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바다 위 하늘을 장식하는 푸른 하늘도 없었고 물고기의 친구가 되어줄 푸른 파도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낯선 물고기 한 마리는 작은 바다를 때때로 유영하면서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비늘도 없고 꼬리지느러미도 없는 물고기는 원래 저렇게 태어난 것일까? 아니면 아직 그것이 자라나지 못한 어린 물고기일까? 물고기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어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비늘이 돋아나고 꼬리지느러미가 자라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나의 바람과는 달리 물고기는 점점 앙상해지면서 철재구조물 같이 뼈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내 안의 물고기는 자라기도 전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헤엄치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처럼 죽어 보였습니다. 


물고기는 그렇게 내 작은 바다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나의 슬픔은 다시 슬픔을 낳고 

그 슬픔은 또 다른 슬픔을 낳고 

나는 결국 슬픔에서 태어나 

슬픔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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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YsKfhYmNn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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