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잠깐만!"
지난 주말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불러 세웁니다.
"왜"
남편이 오른쪽 검지를 펴고 다가옵니다. 제가 고개를 돌리자 저의 머리에 검지를 올립니다. 예전 영화 ET가 손가락을 펴고 다가오는 듯합니다.
"잠깐만 있어봐"
"왜, 뭐 하는 거야?"
"마누라의 생각을 읽고 있지!"
"생각을 읽고 있다고?"
"아하!. 하하하"
그냥 웃음이 나왔습니다. 황당하지만 재미있습니다. 남편은 30초 동안 그렇게 서서 저의 생각을 읽었습니다.
며칠 전 남편이 편의점을 다녀온 이야기를 합니다. 할아버지와 편의점 직원이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더랍니다. 할아버지는 어제 담배를 사 가셨습니다. 집에 가서 보니 담배를 잘못 사 간 걸 알았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담배를 환불해 달라고 오신 것입니다. 직원은 어제 사 가실 때 사용하신 카드를 가지고 오셔야 환불해 드린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냥 돈으로 바꾸어달라고 계속 우기셨답니다. 할아버지께서 계속 우기 시기만 하시니 뒤 사람들이 계산을 못하고 서있었답니다. 1일 1선을 행하는 남편의 눈에 할아버지의 상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남편은 할아버지의 담배를 사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기분 좋게 편의점을 나가셨습니다. 편의점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담배를 살펴보니 회사 직원이 피우는 담배였답니다. 담배는 회사 직원에게 선물로 주었답니다.
"내가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이야!"
"그래, 남들 생각 말고 나의 생각을 잘 읽는 건 어때?"
며칠 전 남편에게 투정을 했습니다. 남편은 저의 생각을 읽는다고 오른손 검지를 펴고 다가온 것입니다. 완벽하게는 기대도 안 하지만 저의 생각을 잘 읽었으면 합니다. 저렇게 손가락을 펴고 생각을 읽는다고 다가오니 재미있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합니다. 저도 손가락을 펴고 남편에게 다가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