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받는 질문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어요. 태생이 E 80% 인지라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한국어보다 영어를 쓰는 순간엔 더 자유롭고,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저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았습니다.
모두가 저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요.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 다른 언어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큰용기를 필요로 하다는 사실말이에요.
2010년, 보스턴으로 홀로 떠나 가족, 친구와 떨어진 채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세계 곳곳에서 한 달, 두 달씩 머물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왔습니다. 그 인연들은 제 삶을 훨씬 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어요. 어떤 친구는 제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었고, 어떤 친구는 제가 몰랐던 문화를 알려주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비슷한 질문들을 받다 보니..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어요.
나처럼 E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살아본 이야기,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얻은 작은 용기와 기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막막하게 느끼는 당신에게,
언어로 말을 걸어보고 싶지만 자신이 없는 당신에게,
그리고 언어를 공부하는 이유를 삶 속에서 찾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글이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사람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전 세계 수없이 많은 멋진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고, 그들과의 만남이 분명 당신의 세계를 더 넓고, 더 빛나게 해줄 거예요.
이제, 한 걸음만 더 용기를 내어볼까요?
당신의 새로운 친구가 바로 그 길의 어느 모퉁이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