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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오십 홀로서기 Mar 10. 2020

쉐어하우스 궁금증 답해드려요

내가 살아봤어 '쉐어하우스'

아직 대전에서 거주를 하고 있을 당시,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면 묻는 질문이 있었다. '집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난 당차게 답했다. '친구 집에 잠시 머무르거나, 청년 맞춤으로 나온 정부 지원정책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속으로는 온갖 걱정을 혼자 다했다. 집 때문에, 겨우 내가 머물 곳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내가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을 하지 못할까 봐. 


그러나 급하게 서울을 올라와야 해서 부동산을 알아보고 집을 구하기 전, 2개월가량 머물 공간이 필요했다. 어디 이 한 몸 맡길 지인도 공간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수중에 돈도 없었기에 내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곳을 골라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쉐어하우스의 생활. 


'2개월 정도 쉐어하우스에 살아봤어요'라고 말하면 다들 신기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주거 문화이다 보니 다들 그곳에 대한 흥미를 보였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쉐어하우스를 선택하기 전 혹은 궁금해할 만한 QnA를 해보려고 한다.


1). 공간, 어디까지 서로 공유하나요?


그건 쉐어하우스 마다 다르다. 나는 개인 공간은 확보되는  쉐어하우스에서 살았었다. 화장실, 샤워실, 부엌, 거실 이렇게만 공유하고 개인 방이 하나씩 있었기에 개인적은 사생활의 침범은 덜 수 있었다. 


이건 쉐어하우스마다 다른데, 어느 곳은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을 개조해서 각 방에 2~3인실 이렇게 사용하는 곳들도 있고, 방마다 개인 화장실까지 있는 곳도 있다. 나는 방문에는 번호키가 설치되어 있어서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으면 방에 들어갈 수가 없었던 곳에서 머물렀다.


공간 말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공유하는 부분을 보자면, 부엌에서는 냉장고, 싱크대, 그릇(업체 측에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기 몇 가지를 가져다 놓았었음), 정수기, 청소기(청소기도 구비되어 있었음), 다리미(다리미도 구비되어 있었음),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이 있었다. 


공용물품인 화장지나 쓰레기봉투 같은 경우에는 관리비에 포함되어 떨어지게 될 경우 관리해주는 업체 측에서 일주일에 한 번 공용물품을 채워주었다. 


각 개인 방에는 침대와 옷장, 책상, 개인용 작은 냉장고가 있었다. 큰 냉장고가 부엌에 있기는 했지만 개인 식품이 등은 방에 보관할 수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공용 냉장고에 식품을 넣어두었다고 해서 누가 몰래 먹거나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2). 청소는 어떻게 했었나요?


공용공간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번 관리해주는 곳에서 따로 청소업체를 대행해 청소를 진행해주었었다. 부엌, 화장실, 샤워실을 해주었고 개인공간은 각자가 알아서 청소를 해야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머물렀던 곳의 경우에는 공용공간이 더러워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쓰리기 같은 경우에도 건물밖 분리수거장에 내놓으면 알아서 치워주셨기에 분리수거만 철저히 하면 되었고, 음식물쓰레기의 경우에만 입주자끼리 당번을 정해서 갖다 버렸다. 


3).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분위기는 한마디로 조용했다. 내가 머물렀던 곳은 막 입주를 하는 곳이 었어서 빈방이 많았고 사람들도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기에 다들 조심하고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매너를 지켰던 곳이었다. 


남에 물건에 손을 대는 문제는 생기지 않았고, 소음 같은 문제로 부딪힐 일도 없었다. 각자 방이 있었기에 통화나 개인 물품을 보관하기도 좋은 곳이라서 그런 걸 수 있지만 내가 머물렀던 쉐어하우스 자체 입주자들 또한 조용하고 매너 있는 분들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다른 입주자들과 만나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정말 쉐어하우스에는 각기 다른 분야의 종사자들과 다른 연령대들이 모여 산다. 취준생도 있고, 작가도 있고, 회사 직원도 있고. 그렇기에 생활패턴이 다 다르다. 내가 출근을 할 때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잠을 잘 때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옆방에 사는 사람 얼굴을 셰어하우스를 나가기 며칠 전에 알았다.


내가 나가기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에는 쉐어하우스 관리자 측에서 한 달에 한 번인가, 매주였던가 어쨌든 입주자들과 다 같이 모여 쉐어하우스 운영방안이나 규칙 그리고 불편사항 등을 공유하는 주기적인 자리를 갖기 시작했다. 그 자리를 시작으로 사람들끼리 얼굴을 알아갔고 대화하기 시작하면서 가끔 모여 술 한잔 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쉐어하우스의 분위기는 조용했다.


5). 생활하는 규칙 같은 게 정해져 있나요?


기본적으로 외부인을 함부로 데려오지 않는다는 것이 있었고 규칙이라고 한다면 공용공간에 대한 것이 있었다. 예를 들어 화장실이나 샤워실 옆쪽에 사는 사람들은 밤에 물소리가 잘 들리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는 씻는 것을 자제한다거나 세탁기는 돌리고 나서 바로바로 자신의 것을 찾아간다거나 몇 시에 공용공간을 소등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쉐어하우스들은 문제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고 조율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공간 생활 규칙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통제와 기준이 없다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되니까. 


어디까지 공간이 공유되고 있는지 몇사람이 함께 사는지 등 분위기에 따라 운영관리하는 곳에 따라 생활규칙같은 것은 다 다르다.


4). 더럽 피거나,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거주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생활에 불편이나 불만이 있으면 관리자 측에 요청하면 된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간이다. 서로 성향도 생활습관도 모든 게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은 아무리 서로가 조심한다고 한들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공용공간의 경우 누군가 제대로 뒷정리를 하지 않아 더럽혀지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설거지를 안 한다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 안 한다거나 샤워실 뒷정리를 안 했다거나 휴지를 함부로 써버린다거나 빨래를 돌려놓고 안 빼간다거나 하는 등등.. 한 공간에서 다 같이 생활하기에 정말 사소한 문제들이 건드릴 때가 많이 있었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 측에 요청하여 문제 상황을 조율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정기적으로 가졌던 회의시간에 문제를 공론화해서 다 같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다 같이 살아가는 공간이기에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좋다. 


6). 쉐어하우스 살면서 불편했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작성할 '나한테 맞는 쉐어하우스 고르기 꿀팁'에서 이야기 할 부분인데, 간단하게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자면, 장점의 경우에는 우선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아가는 것이기에 나와는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나는 드라마 작가님이 가장 인상깊게 남아있었다. 살아가다보면 더이상 사람을 만나는 범위가 좁아지게 되는게 다시한번 넓어지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현실적으로 좋았던 것은 안정감이었다. 아무래도 여자이고 혼자 처음 사는 것인데 다같이 한곳에 모여있으니 위험에 대한 공포감이 확실히 적었다. 보안시설도 잘되어 있어서 심리감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단점이라 한다면 정말 낯선 사람과 한곳에 사는 것이기에 집에 산다는 느낌 보다는 유일한 개인 공간이었던 방에 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조심해야하는 것도 많고 신경써야 하는 것도 많은 만큼 예민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이건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겠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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