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고르는 방법
짧지만 2곳의 스타트업에 근무해보며 알게 된 갖가지 정보들.
스타트업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다. 월급이 밀린다더라, 야근을 밥 먹듯 한다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자유로운 스타트업은 있을 수 없다, 박봉 중에 박봉이라더라. 온갖 일을 다해야 한다, 언제 망할지 모른다더라 등등. 어느 정도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대부분의 소문들은 너무 단편적으로만 설명되었다. 일정 부분 맞는 말도 있지만 자세히 내막을 알고 보면 장단점이 다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한 면으로만 생각하여 속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큰 기업을 간다고 한들 그곳 나름의 문제점은 항상 존재한다. 조직이 작기에, 막 신생 회사이기 반드시 회사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큰 조직이라 할지라도 나와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가 있을 수 있고, '라테는 말이야~'라고 무장한 꼰대 무리가 있을 수 있으며,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더라도 쓸 수 있는 여가 시간이 아예 없는 곳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스타트업이 가진 무성한 소문은 어느 기업에나 있을 법한 그런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
어디던 나와 맞는 곳에 간다면 금상 천화일 것이고 나와 맞지 않다고 한다면 안 좋은 곳이 아니라 그저 나와 안 맞았을 뿐. (하지만 정말 객관적으로 블랙 회사가 있긴 함.)
그렇다면 나와 맞는 곳을 고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인 블랙 기업을 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면들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오늘 할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스타트업은 조직이 작기 때문에 대표가 곧 나의 상사가 된다. 특성상 업무를 할 때 대표와 의논하거나 대화를 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들어가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대표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 곧 상사이자 회사의 오너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일하다가 충돌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답답함을 털어놓을 창구조차 막혀버리니 말이다.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과거 인터뷰 기사, 출신학교, SNS 등이 있을 수 있다. 인터뷰 등을 통해 얕더라도 그의 경영마인드라던가 사업의 방향성 등을 옅볼 수 있다.
회사의 자금 상황을 자세히 알기란 어렵지만, 투자를 얼마나 받았는지를 보면 대충 어림잡아 '월급이 밀리지는 않겠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 투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느 투자 단계에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대충 회사의 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수익모델이 나왔는지 아니면 막 자금을 모으는 단계인지를 알 수 있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무작정 온갖 좋은 말로 휘감아 있는 채용공고를 보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사업이 극초반일수록 힘든 하루하루가 될 수 있다.
회사의 주요 이력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이런 말이 있다. 3년 이상 버텼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자리 잡았다고, 그렇기에 회사가 언제 창업이 되었는지 창업기간 동안 어떤 이력(투자, 참여, 행사 등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다. 회사는 오래되었는데 딱히 아무런 커리어가 없다면 의심해볼 만하다. 의욕적이지 않은 곳일 수 있고 아직 사업의 방향조차 못 잡은 곳일 수 있다.
조금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모두가 망할 것이라 예측했던 사업들이 성공하는 것은 스타트업에서는 흔한 일이다. 배달의 민족이나 에어비앤비도 그랬듯 어느 사업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스타트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난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사업이 미래에 성장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잘될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계속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떤 시장을 이끌 유망한 기술이 무엇인지, 사람들의 요즘 관심사가 무엇인지 등을 계속 알아보아야 한다.
마음에 드는 스타트업이 있어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 기업이 하고 있는 서비스가 어떤 기술을 이용한 것이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 요즘의 트렌드를 알아본다면 조금이나마 방향성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뜬구름 잡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곳은 한번 의심해볼 만하다.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직원수 자체가 적다 보니 후기를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간혹 잡플래닛이나 크레딧 잡에 회사 리뷰가 올라온 스타트업도 찾아볼 수는 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리뷰 사이트의 경우에는 이미 퇴사한 사람들이 적은 내용이라 긍정의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했듯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그곳이 최악이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다른 사람은 꿈의 직장처럼 느껴졌을 수 있다. 그렇기에 만약 자신이 면접이나 지원을 하고자 하는 곳에 리뷰가 있다면 참고만 할 것. 이럴 수도 있겠군. 이런 면이 있을 수 있는 곳이군. 정도로만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스타트업은 적다면 10명 내외 일 수 있다. 개발, 기획, 디자인 등 팀의 구분이 명확하기보다는 다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곳이 많기에 팀원들이 어떤 사람들 인지도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경우 면접을 보러 대표 혹은 팀원들이 다 같이 보는 경우도 많다. 또, 그들이 질문하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어 상대적으로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그러므로 면접을 보게 된다면 그들의 성향이나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하고 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야근이 자주 있는지, 점심은 어떻게 하는지, 퇴근은, 휴일은 (스타트업의 경우 휴일의 제한이 없는 곳도 많고 출퇴근의 개념이 없는 곳도 있다 그렇기에 면접 볼 때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물론, 분위기를 보긴 봐야겠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고 너무 빠르게 속단하여 일반화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