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쯤에 다이소에서 페튜니아, 라벤더와 로즈마리 씨앗을 구입했다.
작년에 다른 허브를 심었다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려서 비어있던 화분에 흙을 새로 담고 씨앗을 뿌렸다.
햇볕이 잘들어오는 거실 창틀에 아침에 두고, 저녁에 내 방으로 가져오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라벤더 화분의 흙이 좀 이상했다. 화분이 엎어져서 다시 주어담은 듯한 형태인 것이다.
거실창틀 옆에 앉아 타는 자전거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내려오면서 부주의하시면서 그 화분을 엎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냥 흙을 주어담아 놔두신 것이다(아무말도 없이…).
다시 심으려니 씨앗도 없고 새 흙도 사야하니 귀찮아서 그냥 화분을 내버려 두었다. 혹시나 싶어서 가끔 물을 주긴 했지만 페튜니아와 로즈마리의 새싹이 올라오고 자라는 데도 라벤다는 역시나 소식이 없었다.
한달 쯤 지난 어느날 빼꼼하고 하나의 씨앗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나씩 올라와서 총 3개의 라벤더가 그 흙을 뚫은 것이다.
기특해서 열심히 물주고 조금이라도 햇볕을 쬐곤 했지만 영양이 부족한지 쑥쑥크지는 못했다.
그런데…6월14일 4개의 새싹이 다시 올라왔다. 썪지도 않고, 저 아래 흙에 파묻혀 있다가 이제야 올라온 것이다.
전혀 살아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라벤더가 이렇게 다시 살아난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식물의 생명력에 놀라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