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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9. 2024
진안을 맛보고 요리하다.
맛있는 요리가 가득한 전라북도 진안에서 즐거웠던 먹여행.
청년 캠프의 이름은 [마이쿡_진안을 맛보다]!
My cook , 내 요리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두 봉우리가 말의 귀처럼 보인다. 하여 불리는
마이산에서 마이와 요리라는 합성어로
지역 특산물을 요리하고 맛본다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우리의 멘토이신 [모래재 너머]를
운영 중이신 조철 셰프님!
진안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홍삼과 흑돼지로 요리한
셰프님의 시그니처 디쉬인 홍삼돈가스를 먹었다.
첫날은 인사드리고,
멘토로서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실지 간략하게 들었다.
티셔츠나 조끼를 단체복으로 주로 입는데,
우리는 이름이 새겨진 앞치마를 받았다.
캠프가 끝난 지금도 요리할 때 꼭 사용한다.
치즈와 감자로 만든 크로켓.
그리고 카프리제와 까망베르까르파치오.
같이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이 날은 셰프님의 공간에서 보조하면서 배웠다.
설명해 주시면 동기(참여자들)들이
분담해서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맛도 있었지만
너무 예쁘게 만들어서
입과 눈이 모두 즐거웠던 쿠킹 클래스였다.
흑돼지하면 제주도를 떠올린다.
진안의 특산물 하면
대표적으로 홍삼과 흑돼지라고 한다.
그래서 흑돼지로 만든 요리를 자주 사주셨다.
이 날은 지금도 자주 가는
[마이산 자연밥상].
흑돼지불고기 정식을 주문했더니
상다리 휠 정도로 많은 반찬이 나왔다.
첫날은 반찬에 정신 팔려서
메인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귀농귀촌하면 농사만 지을 거라는
편견을 버리라고 했다.
자신의 재능을 버리고 리셋된 상태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살려서 창업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빵이 정말 맛있는 카페가 있다고 했다.
카페 [느리듯]은 작은 공간에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다 여러 명인 우리들이 밖에서 기웃거리자
앉아 계셨던 분들이 서둘러 마시고 비켜줬다.
나중에 우리도 거의 다 먹을 때쯤
다른 사람들이 자리 있는지 둘러봐서
서둘러 나왔다.
빵도 음료도 너무 맛있었다.
산골 도시락 만들기 수업.
몸이 안 좋아지셔서 귀촌하신 강사님.
진안에서 건강도 찾고 결혼도 하셨다고 했다.
읍내에서 우연히 봤는데 남편 분하고
손 잡고 걷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강사님의 설명에 따라 열심히 말고 묶어서 완성!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포장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져오신 재료로 예쁘게 포장해서
15분 거리에 있는 계곡으로 다 같이 놀러 가서
물놀이하고 먹었다.
탕수육이 맛있는 중국집이 있다고 했다.
난 찍먹파인데 소스가 뿌려져 나왔다.
탕수육이란 자고로 바삭하게 튀겨진 고기를
달콤 상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참맛이건만
뿌려서 나오다니.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영롱한 자태에 한 입 넣었는데
탕수육 곳곳에 배어진 달착지근한 맛에 눈이 커졌다.
뒤에 나온 짬뽕은 내 입에는 조금 짰다.
양이 어마무시해서 양이 줄지 않았다.
내가 먹는 속도가 면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물로 보이는
면 사이에 숨은 해물만 낚시질했다.
읍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오천순두부]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아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오전 프로그램을 일찍 끝내고 갔다.
먹고 나가는 사람들 덕분에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기존에 먹던 순두부하고 다른 맛이었다.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의 중간 묽기에
순두부가 굉장히 고소했다.
청양이 들어 있어서 살짝 매운 감이 있어
(난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밥하고 먹기 딱 좋았다.
도로변에 있는 작은 식당임에도
오픈 주방으로 일하시는 분들 모두
위생모, 마스크, 장갑을 착용하고 계셨다.
내가 생각했던 시골 식당 이미지하고 달랐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져
지금도 스님들이 불공을 드리는 사찰인 천황사.
비구니 스님을 처음 뵈어서 신기했다.
예전 환경수업 들을 때,
강사님이 채식하는 비구니 스님을 뵌 적이 있는데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는데도 윤이 난다고 했다.
실제 뵈었을 때, 피부가 정말 좋으셨다.
이곳에는 문화재로 등록된 괘불도가 있다.
대웅전에 큰 나무 궤짝 안에 보관하고 있어
실제 보지 못했지만 대웅전 옆에 있는
긴 두 개의 봉에 걸린다고 하니 꽤 길겠구나 짐작만 했다.
사찰 음식 수업을 하려고 했는데,
공간이 협소해서 보살님이 만들어 주신
국수를 먹기로 했다.
6가지의 채소로 육수를 내서 깔끔했다.
야채 고명에 두부 튀김.
그리고 오이지와 참외로 만든 밑반찬이 일품이었다.
절에서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는 말에
먹고 또 먹고 다시 먹었다.
전문가 선생님하고 함께한 다도 수업.
차를 로스팅해서 판매와 강의를 하신다고 했다.
너무 여자여자해서 말씀하시는 모습이
봄날의 나비 같이 하늘해서
차에서 꽃향이 나는 듯했다.
차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맛보면서 특성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앞에 있는 디저트 맛이 궁금해서
차를 후다닥 마셨다.
닭갈비를 먹으러 왔다.
메인이었던 닭갈비보다
비름나물이 너무 맛있어서
여러 번 리필해서 먹었다.
진안읍은 4,9일에 장이 열린다.
어르신들이 산과 들에서 캔 나물을 가져와서
파시는데 거기서 구입하셨다고 들었다.
가도 가도 까마득하다 하여 가막리라고 했다고 한다.
위에는 상가막
아래는 하가막
우리는 그중에 상가막 마을에 갔다.
그래서 확 트인 시야에 가슴이 후련했다.
율무가 잘 자란다고 했다.
율무와 커피를 넣어 율무커피 드립백을 만드는
체험활동을 마을 사업으로 하고 있다고 하셨다.
곱게 간 율무와 커피를 드리퍼에 넣고 내려 마셨다.
커피 자체를 좋아해서 율무를 적게 넣어서
미묘하게 곡물 맛이 났다.
이날의 요리 수업은 강된장을 만들어서
야채와 밥에 넣어 비빔밥 해 먹기.
비빔밥의 건강한 맛만큼이나
흑돼지 목살로 만든 제육볶음이 기가 막혔다.
딸기 막걸리가 유명한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성수주조장.
주조장 근처에서 재배하는 딸기와
오래 묵은 정부미(米)가 아닌 햅쌀로 만들어서
맛있다고 했다.
막걸리를 마시지 않는데
달달하니 꿀떡꿀떡 넘어가서
많이 마시다 보니 어느새 취해 있었다.
우리 기수 전부가 가장 힘들었던 수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던 제빵수업.
강사님의 잘생김을 소문으로 들어서
큰 기대감 with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육장으로 향했다.
들어서면서부터 재료를 준비하는 강사님하고
짧게 인사를 마친 후에
정말 입에 단내 나게 빵을 만들었다.
이게 진정한 쿠킹 클래스인가 싶게,
재료와 만드는 법을 보여 주신 후에
일을 분담해 주셨다.
에어컨 온도를 아무리 낮춰도
29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때
담당자님이 이만하면 될 듯하다고 했다.
강사님 준비한 재료가 더 있다고 냉장고를 향하실 때
담당자님이 몸으로 막으면서 우리의 수업은 끝났다.
그렇게 빵들이 완성되었다.
사진 속 상자보다 더 많은 빵을 만들어서
우리 기수는 집에 가는 날까지
열심히 먹어도 빵을 다 먹지 못했다.
마을 만들기 센터 사무실 주변에 있는 분들.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줘도 빵이 남았다고 한다.
덕분에 그 비싼 피칸파이를
물릴 정도로 먹을 수 있었다.
묵은지에 직접 만든 두부를 넣어 만든 김치찌개.
내 입에 매워서 맵지 않는 밑반찬에 곁들여 먹었다.
전라도라서 모든 음식이 맛있다.
전기밥솥을 이용해서 약식을 만들었다.
강사님이 재료를 준비해 오셨고,
밥솥이 하나인 관계로
재료 손질에 시간을 더 많이 들였다.
약식이 밥솥에서 익어가는 사이.
술빵을 만들었다.
술빵 만들다 남은 막걸리하고
같이 먹으니 술술 잘 넘어갔다.
프로그램 막바지에 이르렀다.
각자 자신 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귀농귀촌센터 국장님, 우리 담당자님
산골도시락을 같이 만들었던 강사님,
이렇게 세 분이 맛을 보고 순위를 정한다고 했다.
나는 집에서 자주 해 먹는 제육볶음으로 정했다.
혼자 하면 부담될 수 있다고 팀으로
요리하기로 했는데
난 혼자 한다고 했다.
팀 이름을 지었으면 한다고 하셔서
나 혼자로 구성된 팀명은 마이주였다.
마이산의 마이, 내 이름 주.
젤리 브랜드 이름 같아서 귀에 쏙 들어온다고 했다.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열심히 요리했다.
요리가 하나씩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와~~~ 이렇게 푸짐할 수가!
맛있는 음식 앞에서 순위가 무슨 소용이겠냐는 말로
심사 없이 모두 모여 앉아 맛있게 먹었다.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팜파티(Farm Party)였다.
[모래재너머]의 너른 마당에서 그동안 우리한테
진안 곳곳을 보여주셨던 길잡이 선생님과
요리를 가르쳐 주신 강사님을
초대해서 작은 파티를 열기로 했다.
농장의 수익개선과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직구입할 수 있는 로컬푸드매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식자재를 사고 파티 장소로 향했다.
조철 셰프님이 거의 다 준비하셨고
우리 기수들은 춘권을 만들었다.
뷔페로,
오신 분들이 편하게 드실 수 있게 세팅했다.
생각지도 못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와서
세팅하는 우리도, 초대받아 오신 분들도 놀랬다.
고급출장뷔페보다 음식이 더 고급지다며
감탄하며 사진 찍는 모습에 진심 뿌듯했다.
한쪽에는 바비큐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있었고,
디저트가 마지막으로 테이블에 놓였다.
음식 세팅이 끝나자,
한분씩 접시에 담기 시작했다.
도시에서도 즐기기 힘든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가야금 연주로 분위기를 더 띄워주신 연주자님.
무더운 날씨임에도 한복을 입고 열창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날 고생하신 조철 셰프님,
센터장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
우리 기수를 인솔했던 담당자님이 만든
그동안 찍었던 우리의 사진으로
만든 영상을 같이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