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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a May 03. 2020

인간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미래기술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구글 디자인에 발행된 디자이너 Hector Ouilhet의 글을 번역하였습니다.

원문 https://medium.com/google-design/how-human-interaction-is-shaping-the-future-of-technology-c7242d75142f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오랜 시간 서로 대화를 나눠왔다. 우리가 기계와 이야기 나누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인간이 말해온 시간을 하루로 가정한다면, 말하는 컴퓨터는 고작해야 대략 1000분의 1초 정도 존재해왔을 뿐이다. 최근의 이런 발전은 굉장히 짧은 순간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 이는 인류가 선호하는 의사소통 수단인 대화가 '인내심'의 산물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인간 중심의 디자이너로서 나의 목표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더욱 직관적이고 쉽게 풀어내어,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내가 구글 Search & Assistant 부서의 디자인 책임자가 되었을 때, 내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인간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이었다. 나는 구글에서 일하며 인간의 가장 오래된 상호작용 형태인 대화가 미래의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다시금 확신했다.



기술과의 어색한 교류 방식

대화는 본질적으로 주고받는 일련의 교류이다. 한 사람이 말하는 동안 다른 이는 듣고 있고, 다른 이가 말하는 동안 한 사람은 듣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아는 것 내에서 발화자와 대화 주제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여 이러한 교류(새로운 정보, 기분변화, 몸짓 등)로부터 정보를 입력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발화자와 주제에 대한 이해를 계속해서 높여간다. 이런 과정은 대화를 이어나가도록 만들고, 다른 사람이 무엇을 말할지 예측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이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한다.

이제 이러한 교류 방식과 당신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최근의 교류 방식을 비교해보자. 기계와의 대화는 그다지 활발하거나 자연스럽지 않다. 대부분의 상호작용이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기계는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배우고 적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부디 기계를 비난하지는 말아달라. 우리 인간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 즉 익숙한 언어로 말하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행동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기계와 대화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프린터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잠깐, 당신의 주간업무를 프린트하기 위해 일반적인 사무실 프린터기 한대에 의존한다고 상상해보자. 요즘엔 아무리 평범한 프린터라도 여러 가지 멋진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느릿느릿 프린터 앞으로 다가가 습관적으로 똑같은 순서대로, 똑같은 버튼을 누르고, 똑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당연히 보고서는 정확히 원하는 대로 출력되지 않는다(여백이 너무 좁다거나 사진이 너무 어둡다거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출력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대개 이런 지루한 일은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기에, 인턴 시절 이런 업무는 나에게 전해졌다 "이봐 Hector, 이것 좀 프린트해줄 수 있어? 지난주에 했던 것과 똑같은데 사진만 생략하고". 그 당시 나는 이 업무를 다른 이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나보다 계급이 낮은 것은 프린터기뿐이었으므로.


하지만 내가 프린터기와 대화할 수 있었다면 나의 인턴생활이 얼마나 즐거웠을지 상상해보라. 현재 일부 프린터기는 "); background-size: 1px 1px; background-position: 0px calc(1em + 1px); font-family: medium-content-serif-font, Georgia, Cambria, "Times New Roman", Times, serif; font-size: 21px; font-style: normal;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ormal; font-weight: 400; letter-spacing: -0.063px; orphans: 2; text-align: start; text-indent: 0px; text-transform: none; white-space: normal; widows: 2; word-spacing: 0px; -webkit-text-stroke-width: 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smart printers 와 같은 기본적인 명령어는 이미 처리할 수 있어 비효율적으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만약 이 스마트 프린터기가 변화하는 니즈와 상황에 맞춰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이건 그냥 초안인 것 같은데, 잉크를 절약하기 위해 흑백으로 출력하시겠어요?"와 같이 말이다. 이는 단순히 유용한 도구를 넘어 아주 좋은 대리인이 되어 줄 것이다.



놓아주는 법 배우기

몇 년 전, 나는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모여 월드컵을 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꾸물대고 있을 때, 나의 3살 배기 딸 줄리아가 구글 홈을 켜더니 "거실에 멕시코전 틀어줘!"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TV는 켜졌고 딸은 TV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자부심에 불타올랐다. 필드 위의 축구팀과 더불어 이런 경험을 가능케해준 나의 팀원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은 기계에게 아빠인 나에게 부탁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요청한 나의 어린 딸이 가장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휴식시간이 되었을 때, 딸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부탁을 요청했다. "Let it go 세 번 틀어줘!" 나는 한 번에 여러 명령을 알아듣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딸에게 그렇게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순간적으로 짜증도 났던 것 같다), 우리의 구글 홈은 Let it go를 세 번 연속으로 재생하기 시작했다.

망할 놈의 “let it go, let it go, let it gooooo!”가 울려 퍼질 때, 나는 'letting go(놓아주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와 팀원들은 이 기능을 명확하게 설계하거나 코딩하지 않았다. 그 대신, 사람들이 요구하는 제 각기 다른 요청을 분석하고 이것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고차원 모델을 디자인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대화의 기본 원칙을 가르쳤고, 이것이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적용된 것이다. 분명 내 딸은 기계가 작동하는 원리는 알지 못할 테지만, 기계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당연히 여겨서는  된다. 전화기 버튼부터 컴퓨터 마우스까지, 우리는 평생 동안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부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왔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리모컨을 잡은 것처럼 기계 중심의 인터페이스는 우리에게 너무나 깊이 자리 잡혀 있어, 더는  방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기술은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는 단지 용기 내어 목소리를 높이면 된다.



그저 늘 하던 대로

내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 영어로 나를 소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나를 표현하는 것은 내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기에,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싶어 답답했던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곳에서 계속 지내고 싶었기 때문에, 영어가 나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친구들과 대화를 시도했고, 고맙게도 나의 새로운 친구들과 동료들 또한 그래 주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 이 새로운 대화 기술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에겐 여전히 자연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음성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그 사이 당신은 내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처럼 기계와 대화하는 것에 약간의 답답함을 느낄 것이고, 익숙한 방식으로 대화하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자. 세상은 변하고 있고 지금의 인터렉션 방식은 곧 구식이 될 것이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기술과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상당히 감사한 일이다. 그저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이 새로운 기술과 대화하는 것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되니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고, 그저 늘 하던 대로 말이다. 그렇게만 하다 보면 미래의 기술은 마침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기사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앞으로의 더 긴 대화의 시작이길 바란다. 더불어 이 곳에서의 내 생각이 더욱 확장되길 바라기에, 다른 이의 의견을 듣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다.


Illustrations by Helen Slavut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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