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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Nov 09. 2022

Just one minute! 고통을 잊는 시간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심리법칙 20. 피크 엔드 효과

중요한 건 '당신이 어떻게 시작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는가'이다

- 앤드류 매튜스



끝이 좋으면 다 좋아 All's Well That Ends Well


당신이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라면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그것은 미팅 도중에 아무리 언짢은 일이 있었더라도 문을 닫고 나올 때는 웃으면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샵마스터'도 마찬가지다. 수십 번 옷을 입어보고 왜 할인이 안되냐며 짜증을 내고 가는 고객이 있어도 웃으면서 그를 배웅할 수 있어야 한다. "맘에 드시는 옷이 없어 죄송합니다. 꼭 다시 들러주세요" 라며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야 고객이 다시 돌아온다. 


샵마스터(shopmaster) : 고객에게 패션 정보,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는 매장 지배인.


반면,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커플이 안 좋게 헤어지게 되었을 때 다시 결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거리에서 스치더라도 타인처럼 외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매도 끔찍했던 이별의 마지막 순간 만이 생생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과거를 기억할 때 마지막 순간 또는 가장 짜릿했던 순간 만을 떠올리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피크 엔드 효과(The peak-end rule)'라 한다. 


피크 엔드 효과 - 내시경 검사(출처: 픽사 베이)

'피크 엔드 효과' 관련해 행동경제학자인 데니얼 카너먼이 진행한 실험 하나를 소개한다. 그는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온 환자들을 2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은 8분 동안, 두 번째 그룹은 24분 동안 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카너먼 교수는 검사 후 각각의 그룹에게 고통의 수준을 숫자로 적게 했다. 


건강검진 시 '수면내시경'을 받지 않고 '일반 내시경'을 받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마취 없이 받는 내시경 검사는 진행하는 동안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 그래서 예상하길 검사를 길게 받은 쪽이 더 고통스러웠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그런데 예상외로 내시경 검사를 짧게 받은 첫 번째 그룹의 고통지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뭘까? 그것은 마지막 1분 때문이었다.  첫 번째 그룹은 처음부터 끝까지 A라는 강도로 검사를 진행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A라는 강도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마지막 1분 동안엔 그보다는 낮은 B 강도로 검사를 진행했다. 처음 7분은 많이 힘들었지만 마지막 1분이 상대적으로 편안했기에 응답자들은 전반적인 검사를 편안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정신건강에 이로운 피크 앤드 효과

피크 엔드 효과 - 스냅사진(출처: 픽사 베이)


뇌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뇌는 모든 순간을 전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분할된 장면 형태로 기억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기억 저장소에 저장되는 데이터의 형태는 풀(full ) 영상이 아니라 '스냅사진'과 같은 형태라는 이야기다. 인스타그램에 '짜릿하고 황홀하고 강렬했던' 순간의 이미지만 올리듯이 우리의 뇌 또한 가장 '기억할만한(memorable) 이미지' 위주로 저장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의 '스냅숏'은 특정 순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특별한 순간'을 더 잘 기억하는 이러한 특성이 인간에게는 더 좋은 일일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는 좋은 일도 있지만 불쾌했던 일, 창피했던 사건, 지우고 싶은 기억 또한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생활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정신상태로 살아가기 힘들 게 분명하다. 



다양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피크 앤드 효과'


이케아 쇼룸 평면도. (출처: 이케아)

어떤 사람들은 '이케아 매장'에 가구를 사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미트볼'을 먹기 위해 간다. 가격 대비 맛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가구'보다 더 유명해진 '미트볼'은 매장 출구 쪽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판매한다. 여기에는 '피크 엔드 효과'를 고려한 이케아의 영리한 전략이 숨어 있다. 이케아의 넓디넓은 쇼룸을 한 바퀴 돌고 나온 고객들은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출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필요하지는 않지만 왠지 집에 갔다 놓으면 이쁠 것 같은 아이템들이 요소요소에 비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쇼핑으로 지치기도 하고 충동구매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떠 오를 때쯤 그곳에 우리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푸드코트가 있다. 만족스러운 식사,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한 음식들은 집에 가기 전 우리의 기억에 긍정의 감정을 덧씌운다. 


이케아뿐 아니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도 쇼핑의 마지막 순간을 좋게 마무리하기 위해 '피크 앤드 효과'를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을 떠나기 전 직원으로부터 친절한 인사를 받았다면, 더군다나 예상치 못했던 사은품까지 받았다면 소비자는 즐거운 기분이 되어 집에 돌아갈 것이다. 마무리만 잘해도 소비자로부터 점수를 더 딸 수 있다는 뜻이다.



'피크 앤드 효과'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전략


온라인 쇼핑몰 고객들의 30% 는 단 한 번의 나쁜 경험 후에 이용하는 쇼핑몰을 바꾼다. 또한 장바구니에 담긴 10개 중 거의 7개의 상품은 결제로 이어지지 않고 종료된다. 이유는 '복잡한 결제 과정, 예상치 못한 추가 배송비, 결제 팝업 오류'와 같은 문제들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단순히 매출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만 작용하지 않고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UPS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객의 55%는 구매에 불만이 있을 때 가족과 친구에게 이를 전파한다고 한다. 결국 '피크 엔드 효과'는 개별 고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서는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6가지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1. 뜻밖의 혜택으로 긍정적인 이미지 남기기

뜻밖의 혜택 (출처 : 큐텐, BURGA 홈페이지)


쇼핑몰 메인 페이지에 처음 도착한 고객에게 생각지도 않은 쿠폰을 안긴다. 이는 고객들의 쇼핑 의지를 고조시킨다. 글로벌 (역) 직구 사이트 '큐텐'은 다양한 방식의 쿠폰 플레이로 고객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구매하고 싶은 물건을 발견하고 회원가입을 시도할 때도 '느낌'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쇼핑몰인 'BURGA'의 예처럼 다양한 혜택과 편의 기능을 첨부한다면 불편할 수 있는 회원가입의 과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2. 개인화된 메시지로 긍정적인 인상 남기기

개인화된 메시지 (출처 : PIMKIE 홈페이지)


개인화된 메시지(올바르게 사용됨)는 고객의 감성에 호소한다. 김춘수의 시, ''에서처럼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면 나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 계정 페이지뿐 아니라 각각의 페이지에 고객의 이름을 넣을 수 있다면 최대한 삽입하는 것이 좋다. 상투적인 인사말을 피하고 감사의 마음이 담긴 인사말을 준비하라. 백화점 숍마스터의 노하우를 살려 고객의 이름을 넣은 환영인사와 감사인사를 전한다면 고객은 당신의 쇼핑몰을 다시 찾고 싶어 질 것이다.  



3. 간편한 결제로 마무리하기


원페이지 결제 (출처 : 29cm)


결제 시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고객의 지갑 속에 어떤 카드가 들어있을지 모른다. 사고 싶은 물건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결제가 현금으로 밖에 안된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아마도 고객은 불쾌한 감정에 집어 든 물건을 바닥에 놓고 매장 밖으로 나가버릴 수도 있다. 최대한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하도록 하자. 



4. 예기치 않은 선물로 좋은 인상 남기기

예기치 않은 선물 (출처: BURGA 홈페이지)


오프라인 마트에서 하는 것처럼 결제 완료 순간에 다음 구매에 사용 가능한 쿠폰을 제공하거나 작은 선물을 증정한다면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5. 불필요한 팝업창으로 마무리하지 않기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했거나 기타 사유로 쇼핑몰을 떠나려고 할 때, 팝업창을 강제로 띄워 고객에게 메일 주소 등을 요청하지 않아야 한다. '떠나는 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걸복걸하는 형국은 여러모로 볼썽사납기 때문이다. 물론 이탈 고객이 '혹'할 만한 추가 제안을 하면 모르겠지만 '뉴스레터 가입' 같은 귀찮은 일을 시키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만 증폭시킬 뿐이다. 



6. 불만고객 대응은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1970년대, 마케팅 회사의 대표인 존 굿맨은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고객의 불만에 신속히 대응했을 때 오히려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거였다. 다시 말해 고객이 특별한 문제없이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 10% 만이 재방문했지만 고객의 불만이 발생하고 이를 성심껏 응대한 경우, 무려 65%가 재방문했다고 한다. 구매율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불만이 있지만 참은 경우, 재구매율은 9%였고 신속 하계 불만을 해결한 경우, 재구매율은 70%에 육박했다. 결국 불만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한 불만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라 하겠다. 




피크 엔드 효과

"과거의 경험에 대해 평가를 내릴 때 가장 절정을 이루었을 때와 가장 마지막의 경험을 평균하여 결정한다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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