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니제주 김철휘 Dec 14. 2022

유튜브 쇼핑, 덫인가 탈출구인가?

GS샵,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 체결 - 전자신문 2022-12-13


TV홈쇼핑사가 신생 라이브 커머스 채널로…


GS샵이 ‘유튜브 쇼핑’에 입점하는군요. 오랫동안 TV홈쇼핑계의 맹주로 굴림하던 GS샵이었지만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었나 봅니다. 물론 GS샵에도 자체 ‘라이브 커머스 앱인 '샤피라 이브'가 있지만 트래픽과 고객 체류시간에 있어서 유튜브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GS샵은 유튜브 쇼핑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0편의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GS샵뿐 아닙니다. 유튜브는 하반기 들어 10월에는 위메프, 11월에는 11번가와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 및 CJ온스타일과도 라이브 쇼핑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지요.



거대 유통업체가 왜 유튜브 쇼핑에 입점하는 가?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 및 전망 [사진=CJ온스타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오는 2023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TV홈쇼핑 비즈니스가 21조 원 안팎에서 정체하고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매우 가파른 성장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의 매출 확보를 위해서라도 홈쇼핑 업체들이 네이버나 유튜브와 같은 채널에 입점하려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유튜브 쇼핑'에 입점한 유통회사들은 실제 목적하는 바를 이루고 있을까요? 파트너십 내용을 통해 잠깐 각사의 역할을 살펴보면, 유통업체는 상품 기획, 결제·구매 지원, 마케팅, 방송 기획 등 커머스 영역 전반을 담당합니다. 반면 유튜브는 방송 제작과 송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 기능 교육 전반을 맡는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별다른 역할이 없다는 것이지요.


유튜브 채널 운영에 들어가는 유통사별 비용구조가 정확히 나온 것은 아니지만 크리에이터 섭외 및 영상 제작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남는 장사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표면적으로) 아직 구글이 ‘유튜브 쇼핑’에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도 네이버 쇼핑 라이브처럼 수수료를 요구할 테지만 당분간은 채널 확장을 위해 무료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높은 비용에도 대형 온라인 유통사들이 ‘유튜브 쇼핑’에 뛰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라이브 방송 시청자 층에 대한 확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TV홈쇼핑 채널, 기존 e커머스 플랫폼 채널의 주 타깃이 중장년층인 반면 유튜브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층을 아우르는 영상 컨텐츠 플랫폼입니다. 11번가의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 쇼핑은 기존 온라인쇼핑몰에는 잘 방문자히 않던 Z세대와 재구매율이 높지 않던 고객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결국, 유통사들이 유튜브 쇼핑을 진행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커지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대한 선점과 새로운 시청자층의 확보를 통한 플랫폼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유튜브가 쇼핑에 진심인 이유는?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최근 들어 유튜브가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절대 강자일 것 같았던 동영상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틱톡’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유튜브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게 만들었지요. 사실 유튜브의 성장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기능과 역할이 다른 경쟁 플랫폼들에 의해 대체되지 않을 때까지만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동영상 콘텐츠와 콘텐츠 공급채널이 아무리 증가해도 사람들이 영상 콘텐츠에 소비하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가 쇼핑 영역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회사 자체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경쟁사인 틱톡과 경쟁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콘텐츠 플랫폼의 특성상 콘텐츠 프로바이더의 확보와 이를 소비하는 시청자의 확보가 모두 중요합니다. 이는 시청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플랫폼에 머무르고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느냐를 좌우하고 기업 이익에 직결되는 광고 수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쇼핑 카테고리로의 확장은 향후 수수료 수익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선은 콘텐츠 공급자에게 활동 영역을 넓혀준다는 측면과 쇼핑 검색마저 유튜브에서 하는 젊은 세대들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측면이 보다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스크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


GS샵을 포함해 많은 수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들이 유튜브 쇼핑에 입점하는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시각이 많습니다. 이제 시작기에 접어든 자체 라이브 커머스 채널이 ‘네이버’와 ‘유튜브’에 치여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런 우려는 수많은 e커머스 플랫폼들이 '네이버 쇼핑 검색'에 입점할 때도 동일하게 있었습니다. 자체 쇼핑몰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이유에서였지요.


이에 대해 GS샵과 같은 e커머스 플랫폼들은 결제, 상품 페이지 등은 자체 플랫폼을 거치는 만큼, 고객 이탈보다는 플랫폼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또한 유튜브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목적인 채널인 만큼 상품 구매를 목적으로 하는 e커머스 채널에서의 고객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네이버와 구글이 그리는 쇼핑의 미래


코로나19 기간. 많은 소비자들이 기존에 이용하던 온-오프라인 쇼핑채널보다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상품 정보를 얻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쇼핑정보 뿐 아니라 일반적인 정보의 경우에도 젊은 사람들은 이제 네이버나 구글보다는 ‘유튜브’를 먼저 찾습니다. 이는 검색을 통한 광고로 먹고 살았던 이들 플랫폼들이 영상 콘텐츠를 통한 쇼핑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지요.



사라진 콘텐츠와 커머스의 경계


지난해 '넷플릭스'는 자체 쇼핑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유통되는 영상 콘텐츠와 관련된 굿즈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게 목적이었지요. 그 범위가 한정적이었지만 기존 e커머스 업계에 던진 충격은 적지 않았습니다. 유통업체는 유통업체끼리, 'OTT 플랫폼'은 'OTT 플랫폼'끼리 경쟁하는 게 일반적인 시장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이는 비단 OTT 업계의 일만은 아닙니다.


검색사이트인 구글이 쇼핑앱을 만들고 네이버가 라이브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자체 OTT 서비스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커머스 영역에서 각 카테고리별 경계가 무너졌던 것처럼 이제는 콘텐츠 플랫폼, 검색 플랫폼, 커머스 플랫폼 간 경계가 무너지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각 영역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은 그래서 콘텐츠가 살아야 제품을 사는 시대입니다. 누가 더 고객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체류 시간이 늘고 고객 충성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라이브 커머스의 경쟁력


TV홈쇼핑과 달리 라이브 커머스가 성장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커머스는 출퇴근 시간, 화장실 안에서와 같이 자투리 시간에도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지요.


둘째,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TV홈쇼핑이 일방적인 상품 설명에 치우쳐 있었다면 지금의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의 의견을 즉시 방송에 반영해 고객들의 궁금증을 바로바로 해결해주어 고객들을 만족도가 크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 커머스는 재미있습니다. 요즘 MZ세대들은 상품을 사기 위해 라방을 보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영상을 보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에 접속합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쇼핑 라이브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예능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방송인 하하가 호스트로 출연해 인기 상품을 찾는 ‘베투맨’이나 김동완이 출연해 다양한 레저 아이템을 소개하는 ‘레리 GO’ 같은 라이브 커머스 들은 쇼핑 방송이라기보다는 버라이어티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슈퍼앱'을 지향하는 플랫폼들


OTT업계, 검색 서비스 업계, e커머스 업계, 여행업계의 대표적 플랫폼들이 지양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슈퍼앱’입니다. '슈퍼앱'이란 하나의 앱 안에서 별도의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수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앱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위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앱이 금융, 쇼핑, 여행, 커뮤니티,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관문이자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지요. 이는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가 지향하는 바이고 미국의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빅 테크 기업들이 하고 싶어 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슈퍼앱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플랫폼은 '네이버'이고, 북미의 경우에는 '구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는 e커머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아마존' 때문에 양사가 슈퍼앱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사이트를 기본으로 트래픽과 e커머스 플랫폼(스마트 스토어), 그리고 결제까지 통합해 고객들을 하나의 멤버십 아래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구글은 자체 e커머스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쇼핑에서 제품을 구입하려면 판매자의 홈페이지에 방문해 회원 가입을 하거나 비회원 구매를 클릭한 뒤 결제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결제도 네이버 페이 같은 구글만의 자체 결제 및 적립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아 외부 결제 플랫폼과 연계하는 형태이구요. 하지만 구글도 e커머스 플랫폼과 고객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결제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향후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구글 앱’이 이루지 못한 슈퍼앱의 꿈을 대신 실현하고자 할지 모릅니다. 그 첫 단추가 유튜브 라이브 일 수 있고 유튜브 쇼핑일 수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협업을 통해 마냥 장밋빛 환상을 꾸고 있는 유통사들이 있다면 긴장하고 미래를 대비해 자체 플랫폼의 역량도 함께 키우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언제라도 네이버가 상생이라는 탈을 벗고 독점적 플랫폼이 될지 모르고,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 란 모토를 일찍이 버린 구글도 언제 안면을 몰 수 할지 모를 일이니까요.




<참고 기사>

https://www.etnews.com/20221205000182

https://www.bloter.net/newsView/blt202202110038

https://www.etnews.com/20221213000004

https://www.youtube.com/watch?v=AR8OR2hXVEs


#유튜브쇼핑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네이버쇼핑라이브 #GS샵 #샤피라이브 #라이브커머스시장규모 #틱톡 #쇼핑의미래 #사라진콘텐츠와커머스경계 #OTT서비스 #실시간소통 #슈퍼앱

매거진의 이전글 온라인,오프라인 리테일뉴스 브리핑_12월 2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