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매 순간을 영원처럼 산다

by 퍼니제주 김철휘
"A dog lives for the day, the hour, even the moment."
"개는 하루를, 한 시간을, 심지어 순간을 위해 산다."

- 로버트 팰컨 스콧(Robert Falcon Scott)



강아지가 우리보다 삶을 더 잘 사는 이유


너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내는 존재다.

어제 짖었던 일을 후회하지 않고,

내일의 간식을 위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내 손길의 따스함에 감사하고,

눈앞의 공놀이에 온 마음을 다한다.

내가 복잡한 생각 속에 갇혀 어쩔 줄 몰라할 때,

너는 발밑의 풀 냄새, 나와의 눈 맞춤,

곧 다가올 산책의 기쁨에 집중한다.


순간에 온전히 머무는 법,

지금을 사랑하는 법,

내가 네게서 배우고 싶은 것들이다.

어제도 갔던 산책길인데

모퉁이를 돌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신나 해 하고,

밥그릇 앞에 앉을 때마다 인생 최고의 순간처럼 기뻐하는 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너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날인 것처럼 보인다.

그 때문일까, 길지 않은 삶에도

네가 나보다 훨씬 더 깊은 행복을 누리는 듯하다.


매 순간을 영원처럼, 매 시간을 기적처럼 살아가는 너.

너의 눈을 보며 나는 오늘도 배운다.

덧없는 걱정들을 내려놓고,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는 법을.

과거의 상처도, 미래의 불안도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것을.

너는 나의 영원한 스승이다.



로버트 팰컨 스콧은 20세기 초 남극 탐험에 도전한 영국의 전설적인 탐험가였다. 1910년 남극점 정복을 위한 테라 노바 탐험에서 그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썰매견들과 함께 극한의 환경을 견뎌냈다. 영하 40도의 혹한과 맹렬한 눈보라 속에서도 개들은 불평하지 않고 오직 그 순간에 집중하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스콧은 일기에서 개들의 이런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기록했다. 비록 그는 남극점에서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이 명언은 극한 상황에서도 순간에 충실했던 개들의 숭고한 모습을 담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싸우는 순간에도 개들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오직 '지금'에만 집중했고, 그것이 그들의 힘이었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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