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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이시너드클럽 Jan 23. 2022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데 처음인 게 있다니 너무 좋아!

인생은 이하늬처럼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데 처음인 게 있다니 너무 좋아!"


아직도 해보지 않은 게 있다는 건 무척이나 설레는 일입니다. 배우 이하늬 님의 말처럼요. 최근 인터넷에서 본 멘트 중 가장 사랑하는 멘트입니다. 저 말을 할 때 이하늬 님의 표정은 정말 찐이었거든요.


과거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게 그저 부담스럽고 피하고만 싶었습니다. 이미 나에게 최적화된 세상에 백신 같은 낯선 무언가를 투입해 홍역을 치르고 싶지 않았거든요. 일주일 내내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만 먹을 정도로 새로운 모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싫었습니다.


생의 마감을 앞둔 상황에서 하지 못한 일이 떠올랐다고 칩시다. 어디 억울해서 편하게 눈이나 감을 수 있을까요. 내 남은 기력을 담아 욕이나 한 번 하고 돌아간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죠. 나를 둘러싼 가족 앞에서 체면 무릅쓰고 말이죠.


지금은 내가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면 현질을 해서라도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작년에는 난생처음으로 낚시를 했고 올해는 스키를 탔습니다. 올해 말에는 잔고를 털어 첫차를 살 계획이고요, 그 차를 타고 가보지 않아 머릿속에서 안개로 표시된 국내 지역을 탐방할 계획입니다. 번지점프도, 클라이밍도, 하프 마라톤도, 일본 식도락 투어도, 코로나 전 계획했던 가족 온천 여행도, 작은 타투도 기대됩니다. 엄마에게 생에 첫 명품 가방도 선물하면 좋겠죠. 누군가의 처음을 내가 안겨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이스입니다.


최근 출산 직후 친구들에게 습관처럼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대체 육아는 어떻게 하는 거냐고. 돌아오는 대답은 대동소이합니다. 이미 무를 수 없는 이벤트라 어떻게든 하게 된다고 말이죠. 때론 무지성으로 하는 일이 위대한 결과를 낳곤 합니다. 무수한 모험을 앞둔 삶에 아빠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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