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원쌤 Nov 28. 2021

수도권 학생들의 매일 등교 일주일

안녕하세요.


어느새 전체 등교의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

개인적으로 아이들과 일주일을 온전히 만나는 것이 거의 2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들이 제대로 제공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각 가정에서 떠맡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시고 교육하시느라 정말 고생하셨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장소가 아이들과 채워질 때 진정 우리의 공간이 됨을

아이들과 늦었지만 이렇게 매일 만나니 그동안 못했고 아쉬웠던 부분들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기도 하고 해결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모두와 함께라는 의식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모두 뿔뿔이 흩어진 생활을 강요받았습니다물론 온라인으로 연락할  있었지만 인간은 직접 만나고 서로 소통할   깊이 있는 만남을 경험한다 생각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기간들은 깊이 있는 만남의 기회를 제한한 시기가  것이죠.


그러다 보니 그동안 당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함께함에 대한 감각이 많이 약해져 있음을 최근 학교에 일주일을 나오면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아이들은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해왔었고 그것이 어느새 자신에게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상황이 가장 잘 보이는 것은 함께 의논하고 해결하는 일을 하거나 함께 지혜를 모아 해 나가야 하는 일을 할 때 보였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갈 때에도 이런 걱정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을 진행했었죠. 하지만 그 수업들이 온전히 아이들에게 함께한다는 의식을 심어주지 못했음을 학교에 나와서 일주일을 지내며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기에 다행이었죠.

아이들은 어른들관 다르니까요. 무엇을 하건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것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금요일 방과 후 교실을 정리하고 있는 아이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교실 정리정돈을 그동안은 선생님이 혼자 맡아왔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아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화되는데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남아서 자신이 다짐한 것을 실천하겠다 노력하는 아이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가 더 기대됨을 의미한다 생각합니다.



2. 개인적 리듬과 사회적 리듬의 동기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태어난다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무엇을 하건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익숙하고 어떤 사람은 느리게 처리하는 것이 익숙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런 개인적 리듬만 가지고 우리가 살아갈 순 없다는 것은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일어나서 출근하거나 학교를 가야 하는 사회적 리듬이 존재하는 세상이니까요. 

아무래도 그동안은 개인적 리듬이 좀 더 우세한 형태로 아이들에게 다가왔다면 학교를 일정하게 등교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리듬과 개인적 리듬을 동기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가 요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두 가지 리듬을 동기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위이기에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테고요.


이른 아침, 학교 화단에서 찍은 사진


무엇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쉬워 보이는 일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제가 2005년 겨울부터 학교에 출근하면 매일 아침나들이를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아침나들이를 하게 되면서 얻게 되는 이로움이 있었습니다. 바로 꾸준함이 가진 힘을 알게 되었죠. 꾸준함을 기반으로 한 매일 아침의 아침나들이는 저에게 매일의 일상이 매일의 특별함임을 느낄 수 있게 했으니까요. 아침나들이는 그래서 저의 개인적 리듬과 사회적 리듬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죠. 그런데 이런 아침나들이를 함께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2005년 이후로 계속해서 말이지요.


아이들 중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선생님과 함께 아침나들이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 제가 만난 많은 아이들 중 이렇게 아침나들이를 했던 친구들은 그렇지 않았던 친구들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며 지내는 모습을 전 보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앞에서 이야기한 사회적 리듬과 개인적 리듬이 자연스럽게 연결됨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고 동시에 아침에 맞이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자연과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생태감수성으론 아침 나들이만 한 것은 없다 생각해요


현재 우리 반에선 5 정도의 아이들이 자주 아침나들이를 나오고 있답니다아침에 일찍 선생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아이들과 아침을 맞이하는 저에게도  힘이 되고 있으니까요그리고 분명히 지금 아침나들이를 나오는 친구들에게 앞으로의 좋은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리라 생각한답니다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아침나들이에  많은 아이들이 참여한다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살짝  본답니다.


이제 정말 시작인  같습니다.

벌써 12월을 앞두고 있고 6학년은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짧게 남은 기간이나마 함께함을 그리고 자신의 리듬과 사회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조화됨을 느끼고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던 많은 부모님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수고하셨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그리고 고맙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고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경원쌤의 창의융합교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