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원쌤 Feb 27. 2022

개학 첫날

새 학년 첫날을 기다리며....


어느새 2월도 그 끝을 향하고 있고 새로 시작하는 3월이 눈앞에 다가왔구나.

선생님은 3월을 참 좋아한단다. 3월이면 세상은 생명의 기운이 가득해지고 그 속에 너희들처럼 희망 가득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행복하고 편안한 것만은 아니란다. 너희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처럼 선생님도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마음속에서 어지럽게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 본다. 우리 모두 첫날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생각하는 글을....


첫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떨려요


특히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친구들은 아마 마음을 진정시키기 쉽지 않을 거야. 선생님도 새롭게 학교를 옮기게 되면 그런 기분이 들거든. 그만큼 새로운 환경 속에 자신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지. 지금 나에게 떨리는 마음이 있다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니 그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렴. 이렇게 말이야.


'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냥 평소처럼 지내면 되지 뭐.'

라고 마음속으로 혼자 말도 해 보고 말이야.


첫날 눈을 떴는데 너무 일찍 일어났어요


사람이 긴장하면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하지. 그래서 평소엔 아침이면 일어나는 일이 엄청 힘들다가도 특별한 날엔 번쩍 하고 눈을 뜨고 일어나는 일이 많아. 선생님도 그런 걸. 일찍 일어났을 땐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다시 자는 거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말이야. 그런데 첫 번째 방법은 부모님이나 가족이 나를 깨워줄 때 가능한 방법이지 혹시라도 나 혼자 일어나 학교를 가야 한다면 추천하고 싶진 않아. 첫날부터 지각할 순 없으니까. 그러면 두 번째 방법은? 이왕 눈 뜬 거 그냥 학교 갈 준비를 하는 거지. 준비라고 해 봐야 아마 첫날이니 빈 책가방과 실내화 정도 챙기면 될 테지만 말이야. 그리고 평소 듣던 음악이 있으면 조용히 듣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 혹시 가능하다면 아침에 하는 샤워도 추천해. 샤워를 시원하게 하며 첫날의 기분을 업 시켜보는 것도 좋아. 화장실에서 볼일도 미리 해결하고. 


처음으로 교실에 들어가야 할 때


첫날, 교실에 들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긴장되는 일이지. 사실 선생님은 아침에 일찍 학교를 가서 너희들을 기다리기에 교실 들어가는 일이 긴장되진 않아. 대신에 너희들 한 명 한 명 올 때마다 긴장한단다. 누구나 첫 만남의 긴장은 가지고 있고 그 긴장감이 있기에 그 만남이 새로울 수 있단다. 가끔 보면 교실에 들어가면 어디에 앉아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는 친구들도 있어. 아마 선생님과 같은 반을 했던 친구들은 교실 입구에 적혀있는 이름과 함께 빈자리들을 보게 되었을 거야. 선생님은 첫날엔 그냥 앉고 싶은 곳에 앉으라고 하는 스타일이니까. 그런데 어떤 선생님들께서는 미리 번호를 붙여놓고 앉도록 하시기도 해. 중요한 것은 자리가 정해져 있건 아니건 그냥 편안하게 앉으면 된단다. 물론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것은 잊지 말고. 첫인상이 무척 중요한 것은 너희들도 알고 있잖아. 


음... 선생님에게 첫인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00입니다."

'고개만 살짝 숙이며 인사하기'


위의 인사법 중 무엇이 마음에 드니? 어떤 인사가 좋냐고? 딱 잘라서 말해줄게. 그냥 아무거나 하렴. 중요한 것은 인사를 하는 거란다. 눈 인사라도 말이지.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땐 처음부터 활기차고 반가운 만남보단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며 관찰하는 듯한 인사가 더 많아. 중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인사하는 것이니 어떤 스타일도 상관없어. 그냥 인사를 하면 되니 걱정하지 말고. 


첫날의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엔 어떻게 해요?


수업시간엔 대부분의 친구들이 경직된 모습으로 앉아있어. 첫날처럼 반듯하게 앉아서 수업을 하는 날은 아마 또 없을 거야. 그래서 선생님 입장에선 조금 답답하다 느끼곤 했었어. 그런데 첫날임에도 부드럽게 자신의 이야길 할 수 있는 아이도 있더라고. 그런 친구들은 선생님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단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평소 자신이 할 수 있는 대답이라면 편안하게 대답하렴. 그리고 수업시간뿐만이 아니라 쉬는 시간도 중요해. 쉬는 시간엔 자연스럽게 그동안 알고 있던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선생님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해 보는 것도 좋아. 선생님과의 대화는 그냥 처음 만난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 같은 것? 선생님에겐 보통 키가 몇이나 되냐고 많이 물어보던데.(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큰 키를 보고 놀라니까 말이야.)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란다. 물론 꼭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만약 평소 읽고 있던 책이 있으면 쉬는 시간 조용히 자리에서 읽어도 좋아. 무엇을 해도 좋다는 의미야. 

그런데 주의할 것도 하나 있어. 바로 교실을 벗어나서 행동하기 보다는 교실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야. 첫날부터 교실을 벗어나 복도나 다른 장소에서 활동하다 보면 정작 내가 있어야 할 교실에서 적응하는데 시간만 더 걸리게 되거든. 친한 친구가 다른 반에 있다면 잠시 얼굴 보러 가더라도 기본적으론 내 교실에 오래 있는 것이 좋아. 


첫날 수업이 끝나면?


아마 첫날이면 다양한 안내장을 받아야 하고 챙겨야 할 것들이 좀 많을 거야. 당연히 그것들을 가방에 잘 챙겨서 집으로 가면 되는데... 혹시 가능하다면 첫날 방과 후 교실에 남아 선생님과 유대관계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아. 혹시 교실 뒷정리를 도와준다거나 하는 정도로 수업이 끝났음에도 교실에 남아 선생님과 조금의 관계를 만들게 되면 선생님 입장에선 참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단다. 너희들도 경험했듯이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만들면 수업시간에도 도움이 되고 평소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되니까 말이야. 결국 사람 사는 곳은 어떤 관계를 만드는지가 무척 중요하니까 말이야.


자!

우리가 첫날에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선생님이 적어보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새로운 곳에서도 지금 너희들의 모습이라면 충분히 잘 지낼 수 있으리라 선생님은 생각해. 항상 건강하게 지내렴. 그리고 언제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할 땐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서로를 더 응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첫날

아무도 가 보지 않을 길을 가는 날

그 길을 가게 된 너희들을

그 길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경원쌤의 (졸업 전)마지막 수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