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은 대세 중의 대세인 펭수와 유산슬! 그들이 2019 MBC 연예대상 대기실에서 만났다!
사실 유산슬이야 유재석의 또 다른 캐릭터인지라 높은 인지도가 놀라운 일은 아니지 않냐고, 유산슬이 성공하는 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현재의 위치가 공고하고 안정적일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경향이 큰데, 유재석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점만으로도 나는 그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꼭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면서 뭔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가려고 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하던 거나 하지 왜 안 하던걸 한다고 해서 저러고 있냐?", "괜히 여러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그냥 하던 대로 해. 어차피 그거 남들이 다 해봤는데 안됐던 거야." 등의 건설적이지 않은 비난을 듣기 일쑤이지 않나. 그런 세상에서 성공할 때 얻는 것보다 실패할 때 잃는 것이 훨씬 많은 그가 그러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것 자체가 큰 용기이고 그래서 그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그리고, 이제는 뽀로로만큼 유명해진 펭수! 작년에 자이언트 펭 TV가 막 시작했을 때 아이들이 "펭수라고 EBS 캐릭터인데, 되게 열심히 하고 재밌어요.", "힘내라고 유튜브 채널 구독해주고 싶은데 해도 돼요?"라고 물어봤었다. 사실 나는 그때 "펭수? 뽀로로 짝퉁 캐릭터야?" 라며 흘려 들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나를 반성하며 지금은 펭수의 당당하고 밝은 모습을 응원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펭수와 유재석, 두 사람의 짧은 대화를 보며 둘 다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공통점이 보였다.
그냥 하는 거예요!
유재석: 2020년 활동계획 있어요?
펭 수: 그런 거 없어요, 그냥 하는 거예요!
유재석: 나랑 똑같네, 그냥 하는 거~
그들이 말하는 "계획 없어요"는 진짜 계획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인기에 욕심내지 않고 하는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게 계획이에요."라는 의미가 아닐까. 대세들만 느끼는 공감대...라는 자막처럼 이미 예정되어 있는 일들이 너무 많고, 할 일이 계속 있을 거라는 '대세' 들만의 가정이 깔려있긴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는 데에서 오는 불안함이나 초초함에 매몰되지 않고 지금 당장 하루하루 해야 할 일들을 열심히 하는 것이 시간이 지나 보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불안해하느라 평범하고 단순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을 잊었던 것은 아닌지,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의 감사를 잊었던 것은 아녔는지, 나 스스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았다. 과거의 모든 경험과 노력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Connecting Dots"가 되어 결국 현재의 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Steve Jobs의 말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오늘 오늘이 모여 나의 미래가 될 거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야겠다.
지금이 휴가 같아요!
유재석: 휴가가 생기면 뭐하고 싶어요?
펭 수: 저는 휴가 따로 필요 없는데요. 그냥 지금이 휴가 같아요.
아니, 어떻게 펭귄이 이런 우문현답을!
펭수의 인기가 많아지자 펭수 탈 안에 있는 "사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나도 펭수라는 캐릭터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궁금하지만, 펭수 탈 안에 있는 그 사람은 본인의 이름도 없이 펭수라는 캐릭터의 인기가 이렇게 높아지는 것에 대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감을 느끼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펭수의 탈을 벗으면 아무도 그를 못 알아볼 테니 말이다.
그런데 펭수의 "지금이 휴가 같아요."라는 말을 들으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펭수 탈 속에 있는 지금을 그가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신인가수 유산슬이라는 또 다른 캐릭터 속에 자아를 녹여내서 활동하는 것처럼 펭수 속 그도 펭수라는 캐릭터에 자아를 녹여내서 활동하는 것이니 탈을 쓰고 펭수로 생활하는 그 순간도 결국 그의 인생인 것이다.
'모든 직장인들의 소박한 꿈은 긴 휴가, 큰 꿈은 퇴사'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EBS 연습생 주제에 펭수는 지금이 휴가 같단다. 세상에, 이런 훌륭한 펭귄 같으니라고! 펭수야, 너는 정말이지, 평생 행복하게 참치길만 걸을 자격이 있다!!
3. 그냥 재밌어요!
유재석: 바쁜 스케줄로 지칠 텐데...
펭 수: 일절 안 힘든데요? 그냥 재미있어요... 저는 이게...
재밌단다. 즐겁단다. 그러면 게임 끝이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도 많고, 잘난 사람도 많고, 잘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그중에 으뜸은 자기가 하는 일이 재밌고 즐거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지치지 않는다. 남들과 자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매사 감사하며 늘 최선을 다한다. 그러니 그런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방송이 너무 재미있어서 자기는 다른 건(사업, 부동산 등 다른 방법을 돈 버는걸) 안 한다, 방송이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피곤해도 운동을 꼭 한다는 유재석도 그런 맥락에서 세대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대체 불가능한 예능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즐기기에 자신만의 방송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결코 헛된 꿈이 아니라 생각된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by 공자 in 논어)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사회생활이 뭐 다 그렇지...
회사원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세상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아니, 다 그렇지 않다. 세상에 다 그런 것은 없다. 그런 생각으로는 남들이 정의한 성공에도 나 스스로 정의한 성공에도 가까워질 수 없다.
남들이 말하는 다 그런... 그저 그런... 그런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좋아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일을 하면서 나의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좋아해서 선택했던 회사, 일인데 매일 불평만 하면서 사는 건 너무나도 서글픈 일이 아닌가. 100% 내가 꿈꾸던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한 회사에서 좋은 선후배, 동료들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으니 나름의 성공을 이루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나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조금은 더 내가 바라는 사람의 모습으로, 조금은 더 내가 삶고 싶은 삶과 가까운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