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나날이다.
큰 재미가 있지 않다. 평온한 것일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얼굴에는 좁쌀만한 여드름이 자꾸 올라온다.
말에는 요상한 힘이 있다.
“나 감기 잘 안걸려” 라고 얘기하면 감기에 걸리게 되고, "스트레스 안받아" 라고 말하면
스트레스 요인이 점점 늘어난다.
“요새 나는 그닥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아!” 라고 동생에게 말했는데
그 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이 자꾸 생긴다.
운전으로 시내 중심을 갔는데, 시청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평소보다 30분 이상은 더 걸려서 뒤늦게 집에 와서 주차를 이상하게 하지 않나?
"이젠 다 끝났어, 하는 순간, 끝난 감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
말은 안되는 것을 되게 하지만, 가끔은 그 말의 진위를 증명하려는 것인지,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든다.
10월말까지는 매우 좋았지만,
11월 첫날, 얼굴에 난 흑자를 제거한다고,
휴가를 내고 1시간이나 운전을 하여 피부과를 갔는데
그 뒤로 3주동안 피가 묻은 왕점이 얼굴이 생겨버렸다.
아 어쩌면 얼굴에 난 이 시꺼먼 존재가 내 기분을 망치는지 모르겠다.
3주 동안 피가 묻은 상처를 오른쪽 볼에 붙이고 3주를 지내야 한다. 사실 인터넷에서 이렇게 선명하고 검은 점 같은 흉물스러운 것이 생기는 것은 보지 못한 터라, 조금은 당황스럽다.
(가까운 지인들은 점순이라고 놀린다)
그래도 3주가 지나면, 나를 거스르게 한 검은 점이 사라질 것이란 희망을 가져보지만,
생각보다 3주는 길다.
이 글을 끄적 거리면서 알았다. 무엇이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한 건지.
그건 오른쪽 볼의 흑자였다. 사진을 찍으면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큰 점이 얼굴에 생겼다.
그래도 사람들이 안부를 물으면,,,
"잘 지내고 있어요!" 라고 말한다.
(사실 그냥 아무일이 없을 뿐입니다, 비슷해요)
진짜 이번주가 고비인건가?
3주가 생각보다 길다. 다시 찾아보니, 검버섯의 초기 증상이기도 하다는 흑자를 탄소레이저로 제거할 경우, 색소 침착도 고려해야한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외모에 따라 자신감이 달라 지는가보다.
어서 2주의 시간이 흘러 가길…
2주가 지나면 나아질거라 믿으며, 하루를 견딘다!
시간은 정말 잘 가는 것 같은데 막상 3주를 기다려야 한다니 길게 느껴졌지만 3년이 아닌 게 어디야...
조금만 더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