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king Apr 20. 2020

코로나로 콘서트가 취소되자, 온라인 콘서트가 열렸다

210만명의 방방콘과 빅히트의 콘텐츠 운영방식


어제였던 19일은,

원래대로라면 잠실 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의 ‘MAP OF THE SOUL TOUR-SEOUL’ 이 진행되어야 했다.


4월 11일, 12일 그리고 18일 19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서울-잠실 주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월 말 즈음,

한국에도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로 인하여

대중문화체육 시설들은 폐쇄되었고, 콘서트 역시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1월 말에 컴백한 새로운 앨범 MAP OF THE SOUL 7 의 무대를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물론 방송 활동도 일체 팬들과의 접촉 없이 화면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당연한 것이었고.


본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콘서트 일자가 다가올수록, 일정을 등록했던 달력의 숫자가 가까워질수록

어딘가 허전한 구석은 감출 수가 없었다.

더욱 짧았던 활동도 한몫했다.

(갓띵곡들 많은데 아쉬울 뿐 흑흑)


그러던 와중,

4월 10일. 그러니까 세상이 평화로웠다면

진행되었을 콘서트 첫날 하루 전에

이런 공지가 올라왔다.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방. 방. 콘
Coming Soon!
#방방콘 #방에서즐기는방탄소년단콘서트

언택트 콘서트용?!!

헛헛한 마음 달래던 팬들에게 실로 띠용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서 짚고 가는

빅히트의 콘텐츠 운영방식 1.

: 유기성 있게 뿌려지는 떡밥들


어떻게 보면 그저 그 전에 진행했던 콘서트/팬미팅 실황 녹화를 틀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여기에 [콘서트]라는 명칭을 붙여 팬들로 하여금 해당 영상을 시청하면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 것.


실제로 방방콘 라이브 스트리밍 중간중간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콘서트 관람 방법  vcr을 삽입하여 실제 콘서트 같은 느낌을 주려했다.


위의 방방콘 안내 이미지만 봐도 빅히트에서 꽤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소위 말하는 떡밥 거리를 던져주면

팬들은 2차, 3차, 4차 가공을 시작한다(일명 공장 돌린다고 한다)


저 이미지 하나로 ‘콘서트 실물 티켓’을 만들고, 실제 콘서트에 가듯 준비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누구에 의해서? 팬들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물론 해당 콘텐츠들에는 #방탄소년단 #BTS 가 붙게 되고.

구글에서 방방콘 티켓만 겁색해도 요 정도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콘서트’ 에는 본디 ‘응원봉’ 이란 유구한 역사의 엠디 굿즈가 있어야 하는 법.


기존 콘서트를 대비해 생산해둔 물량인지는 모르겠으나, 4/13일 위버스샵(구 위플리/ 빅히트 자체 커머스 앱)에는 이런 공지가 올라온다.

새로운 버전의, 맵 오브 소울 스. 페. 셜. 버전의 응원봉을 판매한다고!


여러분 콘서트 가려면 뭐가 있어야 한다?

응원봉!


그렇게 당연하지만 응원봉은 매진이 된다.


그리고 TOUR 콘서트의 엠디 굿즈도 판매한다...!!

(이쯤 되니 이것은 노렸다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난 후드 짚업과 티셔츠를 살것이드아)


콘서트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두 눈으로 직접 보러 가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그 외에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그 순간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오는 소속감, 동질감, 우월감 등의 세부적인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BM을 칠하게 되면?

그게 바로 팬클럽(회원권), 응원봉, 공식 굿즈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기본적으로 fan들은 아티스트(혹은 특정한 무언가)에게 호감이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BM을 아무렇게나 칠해도 다 통하는 줄 아는 이들이 가끔 나타나는데,

이는 매우 매우 위험하고 안일한 착각이다.


제대로 팬들을 이해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고 엉성하게, 성의 없이 발라둔 BM은 정말 큰 역효과를 나타낸다.

까다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들은 이미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에 지갑을 열 준비를 마친 사람들이라는 걸 잊지 말자. 그것도 매우 열정적으로.


다시 돌아와서

저 공지가 뜨고

어떤 콘텐츠들을 풀어줄 것인가 살펴보았더니

글쎄, 첫 콘서트부터 월드스타로 부상한 후 진행되었던 비교적 근래(18년도)의 콘서트까지

쭉 리스트업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훠!


보통 데뷔 초 콘텐츠들은 예능 벌칙 외엔 잘 풀지 않는 게 암묵적인 룰 같은 것인데

그것을 와장창 깨고 그런 날것의 모습들(자본이 붙기 전의 모습이라고ㅋㅋ)을 대중에게 스스로 공개하였다.

전설의 레전드. 악스홀의 A-YO 지민

이것은 무엇을 나타낸다?

자신감.


그리고 이들이 거쳐온 소년만화 같은 ‘계단식 성장’을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악스홀(현 예스24 라이브홀)

에서 시작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거쳐

체조 경기장

고척 돔

잠실 주 경기장에

이르는 그들의 서사를 이틀에 걸쳐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 팬들과 이 이벤트로 유입될 신규 팬들을 모두 잡으려는 모습으로 보였는데

기존 팬들에겐 -> ‘기억나? 우리 애들 이렇게 차근차근 노력하면서 잘 커왔잖아. 우리 앞으로도 같이 잘해보자’라는 감동과 어떤 의지를 부여했고

신규 팬들에겐->  ‘놀랐지? 우리 애들 한 번에 빵 뜬 거 아니야. 이렇게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어. 짱이지? 서사 쩔지? 어때 좋아지겠지?라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팬들과의 접점이 많이 소실되었고

접점이 소실될수록 떠나가는, 혹은 흥미를 잃는 사람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결을 가진 콘텐츠를 풀다니. 그것도 심지어 무료로, 회원가입도 필요 없이!


이것이 바로

빅히트의 콘텐츠 운영방식 2.

: 풀 때는 화끈하게 풀자.


그냥 녹화해놨던 거 틀어주는 거 아님?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저 콘텐츠 하나하나 돈 받고 파는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빅히트에서 꽤나 큰 결심을 하고 콘텐츠를 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화면 녹화 가능=유출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도 한다(뭐...거의 확정)


방방콘 첫째 날(18일)의

2016 BTS LIVE

<화양연화 ON STAGE: EPILOGUE> 를 예로 들어보자면


DVD가 39,600원

Blu-ray가 48,000원 인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가격이 중요하지가 않어. 왜? 이미 절판되었으니까!

옆에 중고가를 보면 답이 바로 나온다. 돈 주고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콘텐츠라는 걸.

약 4만 원을 주고 사서 봐야 하는데 보고 싶어도 못 사서 보는 콘텐츠를 무료로 틀어준다고~?


방방콘 둘째 날(19일)의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3

THE WINGS TOUR THE FINAL(2017 메모리즈) 같은 경우


브이앱에서 800 코인에 판매 중인데,

이는 이는 약 2만 원 정도.

마찬가지로 디비디나 블루레이는 절판되어서 국내에선 구할 수 없음(중고 외에)


방방콘에 편성된 영상 한편당

약 4만 원 정도의 밸류를 가진다고 쳤을 때,

4*4*2=32만 원어치 정도의 콘텐츠를 400만 명에게 무료로 푼 것이나 다름없다.

훠씨... 이게 얼마여... 320,000*4,000,000...

(이를 통해 유튜브 방탄티비 계정에서만 창출된 이윤은 얼마일지도 궁금)


하지만 이로 인해

100만여 명을 유튜브 BANGTAN TV 계정으로 유입시켜

실질적인 액티브 유저(팔로워) 수를 가늠하고,

신규 유저를 확보하는 작용도 했다고 본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이 ‘콘텐츠’인데, 이들은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자체 채널을 운영하며 사소한(1분짜리 대기실 영상 등) 부분까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는 빅히트도 빅히트지만 아티스트의 협조가 없으면 지금까지 이루어지기 힘든 부분인데

여러모로 참 대단한 친구들이여...


이런 방탄소년단의 초기 콘텐츠들 중에

Log 콘텐츠들이 있다.

일명  BANGTAN LOG

13년도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콘텐츠인데,

말 그대로 멤버들이 자신이 현재 느끼거나 경험하는 것을

비디오 형식으로 기록해두는 콘텐츠이다.

(참고로 저 영상에선 ‘최근에 사장님이 나에게 살이 많이 쪘다고 하셨다. 근데 솔직히 나는 이게 살이 찐 건지 모르겠다.’라고 함)


이 얘길 왜 했냐면

방방콘 D-1이었던 지난 17일,

유튜브에 이런 라이브 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https://youtu.be/kmT-DjWCWek

랴이브였는데 놓쳤다

log 콘텐츠는 아닌데 log 같은 콘텐츠이다.


영상 속 RM은

“새로운걸 한번 해보고자, (라이브를) 켜게 됐고요.

이 콘텐츠 이름은 딱히 있거나 한건 아닌것 같고. 저희가 이제 콘서트나 이런게 연기가 많이되고 취소가 많이되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새로운걸 해보자, 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고. 별건 아니고요. 우리가 이런 시기에도 서로 연결되어있고, 뭔가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 좀 여러가지 것들을 우리와 같이 하고 있고, 다양한 어떤 공유의 방식이 많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저희가 어떻게 지내는지 그런것들을 나누고자 이렇게 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씩 이렇게 켜서 저희의 일상, 저희가 어떤 것들을 하는지 공유를 해보려고 하고요”


“같이 한번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우리 일상을 어떻게 공유하는지 한번 나눠보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사실 이렇게 캐주얼하게 이야기해도 되나 싶긴 한데,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을 수도 있는데 저희 앨범이 이제 나올 거예요. 앨범을 새로 준비를 하기로 했고. 이제 준비를 킥오프를 했어요. 저희가 준비하는 과정이나 좀 유례없이 그런 거를 좀 공유해드리고...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나 좀 고민이기는 한데, 좀 이렇게 같이 하는 과정들을 담아보려 노력을 할 거예요 앞으로는.”


띠용?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활동 중 혹은 종료 후 비하인드 영상으로 푸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만들어가는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빅히트의 콘텐츠 운영방식 3.

: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거나, 변화를 이끌거나


실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식이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가 얼마나 장기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은 또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려 한다.


이 라이브 영상을 보고 놀랐던 점은

단순히 공급-> 소비하는 방식이 아닌 ‘공유’하는,

서로 인터랙티브를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 환경을 만드는 것을

그들이 꾸준히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


그들의 어찌 보면 좀 유별난 이런 시도는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데,

가령 이번 방방콘 때 자체 플랫폼(위버스)을 통해->응원봉을 페어링 시킬 수 있게 한다던가



작년 스파콘 때 굿즈 구매를 위한 새벽 줄 서기를 방지하기 위해

역시 자체 커머스 앱인 위플리(현 위버스 샵)를 통해

콘서트 당일 오전 8시부터 반경 5km 내에 있는 사람들이 굿즈를 구매하게 한다던가,

콘서트장 부스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주던가 하는 것들.

자체 예능인 [달려라 방탄] 역시도!


이렇듯 이번 방방콘을 통해

빅히트의 콘텐츠 운영방식을 슬쩍 엿볼 수 있었다.

1. 유기성 있게 뿌려지는 떡밥(콘텐츠)들을

2. 풀 때는 화끈하게 풀고

3.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이번 방방콘은 약 210만 명(이틀동안 400만명)정도가

국경을 초월하여 함께했고, 이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졌다.


참고로 방방콘 둘째 날(마지막 날) 영상 종료 이후 쿠키 영상이 있었는데

6월 방탄소년단이

여러분의 방 안으로 다시 찾아옵니다.

다시 1번으로... 떡밥이 떡밥을 낳고 떡밥을 물고 또 떡밥을 낳고....!




a.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241/0003017196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144/0000667671

위에서도, 기사들에서도 언급된 응원봉 페어링은

실제로 해보았더니 많이 불편했다.

일단 위버스에서 영상을 재생한 상태에서만 페어링이 가능한데

위버스를 통하면

아이패드에서는 전체 화면이 불가했다.

또 페어링 된 응원봉이 콘서트장에서 처럼 점멸했다가 켜진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무지개 색으로 휘양 찬란하게 깜빡거려 정신이 산만했... 나중엔 껐...



b.

이번 취소된 오프라인 콘서트 진행에 있어 아쉬운 점은,

이미 정부차원에서 문화시설들을 폐쇄하라는 지침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티켓팅을 강행했고, 티켓팅 3일 후 ‘콘서트 취소’라는 공지를 냈다는 것이다.


원래 올해 4월은 내게 아주아주 행복한, 문화적으로 충만한 한 달이 될 예정이었다.

3월 말부터~4월 상순까지 프라하-빈에서 온갖 박물관과 미술관을 여유 부리며 돌아다니고

돌아와 4월 둘째, 셋째 주에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넷째 주에는 힙합 플레이야 페스티벌을 갈 예정이었다.

티켓들은 전부 있었는데... 없는 게 되었다... 눈물.... 있는데... 없어졌어....


c.

빅히트는 소위 말하는 ‘끌올’을참 잘한다.

방방콘을 진행하며 각 콘서트(영상)가 끝날 때마다

실제 콘서트 후 트위터에 올렸던 글들을 리트윗 했다.

콘텐츠의 유기성이란 참으로 만들어가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런 세심한 포인트들이 덕심을 끓게 한달까.


d.

방탄소년단을 논할 때 ‘화양연화’를 빼놓을 수가 없다. 해당 콘셉트는 소설/웹툰/뮤비 등 여러 형식을 통해 뿌려지고 있으며, 현재도 새로운 앨범이 나올 때마다 미니북 형식으로 서사를 추가하는 중.

사진 속 ‘시간 순삭 꿀팁’

에 나와있는 바로 그것들이다.

소설은 위버스샵에서 절찬 판매중

e.

라이브를 브이앱이 아닌

유튜브로 켰다는 것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인데,

정말 새로운 방식의 어떤 콘텐츠를 만들려는 것인지

아니면 작년부터 솔솔 돌던 초록창과의 결별설이 진짜인가 싶기도 하고~


참고로 최근 초록창은 최근

http://naver.me/xJnV1zqt


f.

6월은 모다?

FESTA!

+

방방콘 진행하는 동안 빅히트 쪽에서 밀던 해시태그들이 있는데:

#방방콘 #BangBangCon

#방방곡곡방방콘 #집콕방방콘

나름 귀엽게 잘 만든듯 ㅎㅎ


g.

방방콘 라이브 스트리밍 중간중간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콘서트 관람 방법  vcr을 삽입하여 실제 콘서트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고,

이렇게 인터미션도 공지해주고 그랬음.



아...

콘서트 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