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2학기 병원 실습 일기, 8주의 임상 실습 대장정의 이야기
3) 정신간호 실습 - 코로나로 인해 교내 실습 2주로 대체
정신병원 임상 실습도 코로나 때문에 교내 실습으로 대체가 되었다. 이론 수업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는 건 별로 아쉽지 않은데, 실습들이 대체되는 건 사실 좀 많이 아쉽다. 물론 실습이 몸은 힘들지만, 실습을 통해 몸소 경험하는 것들, 즉, 공부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현장의 배움들이 있는데, 이런 기회들을 놓치게 되는 거 같은 마음에 아쉬움이 제일 큰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이 여러 시청각 자료들을 구해오셔서 실습을 진행하셨는데, 그중에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 몇 가지 기억이 나서 기록해두고 싶다.
"정신병원 환자들을 격리하는 것이 사회를 정신병 환자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닌, 환자를 사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는 말이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사실 편견을 깨버렸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애초에 편견조차 가질 생각도 관심도 그만큼 없었던지라, 편견이 깨졌다는 말은 못 하지만, 의료인의 중요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배운 기분이었다. 애초에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사회나 외부요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아서 발병된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이들을 "격리" 시킴으로 사회를 보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 또한 이 말을 알지 못했더라면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꼬리를 물고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이, 환자들이 격리 함으로 폐쇄적인 환경에 오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퇴원을 하면 무능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고통스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 보면, 폐쇄적인 환경에 오래 있으면 무능하지 않았던 사람도 분명 무능해지게 될 텐데, 이런 무능함에 대한 책임 전가를 과연 환자들에게 밀어붙이는 게 정답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는 것... 참 복잡한 주제이지만, 한 번쯤은 꼭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인 거 같아 기록을 해보았다.
또 한 가지, 교내 실습 중에 여러 가지 수업 방식으로 정신간호를 이해하면서 와닿았던 내용 중에는 "좋은 사람이 좋은 치료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이 세상에 자기의 마음이 건강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며, 그런 사람이 있다 해도 이들은 과연 본인 스스로만의 힘으로 마음이 건강하게 된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 그들 곁에는 무조건 좋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들 곁의 좋은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이든, 연인이든, 건강한 마음은 분명 곁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나눈 결과이지 않나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나는 예전부터 마음의 건강은 절대 혼자서 이루어낼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이 말이 더 뜻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건강, 그리고 나의 마음건강을 위해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노력을 해왔지만, 그 노력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말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된 큰 기회가 된 이번 정신간호 교내 실습이었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