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학년 1학기 - 병원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는구나!
지난 학기의 지역 간호 실습은 보건소와 노인센터에서 지역사회 간호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실습을 했다면, 이번에는 병원 내에서 제공되는 산업간호에 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실습이었다. 병원 실습을 하게 된 지역이, 공단이 많은 지역이어서 회사 측에서 필수 건강검진들을 하게 하는데, 그 과정을 실습하면서 참여할 수 있었다. 회사분들 단체로 와서 검진을 받기도 하고, 개개인으로 와서 검진을 받기도 했는데, 실습 학생들의 주 역할은 건강검진 문진표 작성을 보조하는 것이 거의 전부.. 사실 그래서 좀 많이 지루하고 시간도 잘 안 갔다. 검진하러 사람이 몰려오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 보니, 그 잠깐의 시간만 지나면 정말 할 일이 없었고, 여기저기 부서 쫓아다니면서 지침서에 작성할 자료를 받으러 다니는 정도..?
그런데 문진표 작성이 모바일이라 아무래도 모바일을 어려워하시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 위주로 붙어서 도와드리게 되었는데, 주로 만나게 되는 대상들이 부모님 또래라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그랬더니 뭔가 문진표 작성하면서 자꾸 부모님을 대입시켜서 생각하게 돼서, 의도치 않게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실습 시간이 되어버렸다.ㅎㅎ 예를 들어, 모바일 문진표 작성 도와달라고 다가올 때 엄청 연세 있어 보이고, 글도 작고 말도 어려워서 작성을 제대로 못해서 어려워하고 쩔쩔매는데 알고 보니 부모님 또래이거나 더 어리기도 하고 그러면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이 분들을 보며 부모님의 나이를 객관적으로 실감하게 되는? 그리고 부모님 또래인데 문진표 작성을 도와드리면서 생각보다 많은 과거력이나 현병력을 알게 되면서 더더욱 그런 감정들이 와닿으면서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그분들을 더욱 잘 도와드리게 되기도 했다.
그런데 또 사실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우리 부모님은 아직도 둘이서 비행기도 잘 타고 건강하게 너무 잘 돌아다녀서(당장 실습하는 주말에 한국에서 코스타리카 찍고 뉴욕 갔다가 과테말라까지 찍는 일정이었어섴ㅋㅋㅋ) 나이를 실감하지 못했구나 싶은 동시에, 또 이 병원에서 어쩌면 부모님 나이 또래의 한국의 평균적인 모습을 내가 보고 있는 거 같은데, 우리 부모님은 더 젊고 건강하게 지내줘서 너무 고마운 마음도 들고 앞으로도 계속 건강만 했으면 하는 괜한 욕심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엄빠 나랑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쟈!)
이번에는 뭔가 실습 그 자체에서 배우기도 했지만, 그보다 이런 여러 복잡한 마음들이 공존하면서 오히려 인생과 삶을 배우는 한 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