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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킴 Jun 27. 2021

하우스 메이커 방문기

호구가 되는 과정

  집을 하우스 메이커에서 짓기로 정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하우스 메이커를 직접 방문해보고 어디에서 지을지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하우스 메이커들이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부터 나오기까지 과정들이 비슷했으며 영업 방식도 비슷했다. 오늘은 집을 지으러 하우스 메이커에 방문하면 어떤 과정으로 영업을 하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입구


  대부분의 (특히, 인지도가 좀 떨어지는) 하우스 메이커들은 입구에 직원이 서있으며 그 옆에는 사은품(인형, 음료수 등)이 있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직원의 권유에 넘어가 도요타 홈이라는 곳에 들어갔었다. (물론 도요타 자동차 계열이긴 하지만 하우스 메이커로서의 인지도는 다소 떨어진다. 보고 난 느낌은 도요타는 자동차만 했으면 좋겠다는 감상이었다.) 그 수많은 유혹들을 이기고 앞서 글에서 본 메이저 하우스 메이커들을 위주로 방문했다. 느낌상 앞에 서 계시는 직원분들은 수많은 거절을 당했기에 본인의 전시장에 들어간다고 하면 엄청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주택 전시장 입구

입장부터 거실까지


  안내를 받아 들어간 현관은 으리으리했다. 내가 집을 지어도 이렇게 짓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넓은 현관 홀을 조명과 장식들로 꾸며 놨기 때문에 더 멋지게 보였다. 코로나 때문에 손 소독과 체온을 측정하고 들어가 거실 소파로 안내받았다. 소파에 앉자 설문조사를 작성해달라고 하였다. 말이 간단한 설문조사이지 이름, 주소, 나이, 생년월일 이런 건 기본이고 연봉, 가족수, 집 짓는 시기와 위치, 예산 등등. 와 이런 것까지 써야 하나 뭔가 전부 솔직하게 쓰면 나의 모든 것이 덜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 쓰고 조금 기다리면 영업직원이 등장했다. 영업직원의 태도는 대부분 친절했지만 건방진 유형, 잡담만 하는 유형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영업직원들은 설문을 기반으로 간단한 질문들을 하며 우리가 진짜 집을 지을 사람인지 간 보는 사람인지 구별하는 듯했다.


전시장 및 하우스 메이커 특징 설명


  그렇게 간단한 호구조사가 끝나면 1시간 정도 걸리는 전시장 구경과 하우스 메이커의 특징(구조, 단열, 내진성 등 기술력에 대한 이야기) 설명이 시작되었다. 우리 부부는 처음 스미토모 임업을 방문했는데, 전시장이 너무 멋져서 충격을 받았다. '집이 리조트 같다'라는 느낌이었는데 이것도 여러 군데 둘러보다 보면 익숙해지고 현실적인 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시장은 보통 평수가 넓고 최고급 옵션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꽤 참고가 되는 구조들이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을 몇 가지 써보자면 다음과 같다. '현관의 슈즈 클로젯' (현관에 따로 공간이 있어 겉옷, 아웃도어 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 '계단 밑의 수납창고', '침실 옆의 워크인 클로젯' (부부의 옷, 액세서리 등을 보관하는 장소), '후키누케' (1층의 바닥부터 2층의 천정까지 뻥 뚫린 공간), '와실' (일본의 다다미 방 - 옛날 일본에서는 응접실로 사용되었던 듯 하지만 별로 실용성은 없는 듯) 등이 있었다. 전시장 구경이 끝나고 나니 본격적인 어필 타임이 시작되었다. 각 하우스 메이커의 기술력을 자랑하는데 보통 다들 자기네가 최고라고 한다. 철골 주택을 짓는 메이커는 철골이 좋다고 하고 목조 주택을 짓는 곳은 목조가 좋다고 한다. 미리 인터넷에서 조사한 정보를 토대로 궁금한 점만 물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내구성, 내진성, 단열성, A/S 등에 대해서 들었는데 가장 걱정했던 내진성은 어느 하우스 메이커도 동일본 대지진 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견딘다는 것의 기준이 그 정도 지진이 와도 집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결국 우리 부부가 하우스 메이커를 고른 기준은 단열 + 난방기능이었다. (일본 집들은 춥다.)

슈즈 클로젯
계단 밑 수납창고
주방

본격적인 영업 타임


  구경과 설명이 끝나고 전시장 한편에 있는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거기서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었다. 먼저 집 짓기의 순서를 설명해주며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아직 언제 집을 지을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집의 플랜(설계 등)을 짜서 제안을 하면 계약은 2달 뒤가 되고 인테리어 등의 세세한 사양을 정하는 회의가 4달 정도 필요하며 착공해서 6-7개월 뒤에는 집을 인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이야기들은 나중에 하우스 메이커가 정해지면 하면 되기에 대충 듣고 넘겼다. 사실 내가 제일 관심 있는 것은 견적 이야기였는데, 다들 자세히는 말을 못 해줬다. 대충 30평의 집을 지으면 이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보통 옵션 이야기는 잘 안 하기에 그것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무리는 다음 일정을 잡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전시장 말고 공장 견학 이러던지 실제로 살고 있는 집들을 견학한다던지의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한번 온 사람들에게 계속 자신들의 집을 보여주면서 계약까지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우리는 관심 있는 몇 군데만 견학을 가고 나머지는 거절하였다.


마무리


  마무리는 여러 가지 팸플릿이나 홍보자료, 사은품 등을 종이가방 가득 받으며 끝났다. 약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침부터 2~3군데 둘러보면 해가 져 있다. 여러 곳을 둘러보면 확실히 보는 눈은 생기는 듯하다. 그러나 엄청 혼란스러워지는 부분(예를 들면 철골이 좋은지 목조가 좋은지 등)도 있기 때문에 유튜브나 블로그, 받은 자료 들을 보면서 공부해야 했다. 그리고 여러 곳에 개인정보가 뿌려져 있기 때문에 스팸메일이라던지 우편 등이 엄청 왔다.


느낀 점


  여러 메이커들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재해대책, 단열 등의 기본 성능은 대기업 하우스 메이커라면 다들 기준은 충족하므로 그런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부부의 취향과 성향, 가격에 따라서 결정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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