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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킴 Jul 10. 2021

집을 지을 때 고려할 점 (2.단열성)

겨울에도 따뜻하게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회사의 기숙사에서 지내서 난방을 무제한으로 틀 수 있었다. 그 덕에 온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겨울을 큰 불편함 없이 지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주택으로 이사를 한 뒤 일본 주택의 무서움을 경험했다. 가끔 커뮤니티를 보면 "일본의 주택들은 춥다."라는 글들이 돌아다니는데 오래된 집들, 싸게 지은 임대용 주택들은 엄청 춥다. 잘 때 침실은 히터를 틀어놓기 때문에 24도 정도로 유지할 수 있지만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나가는 순간 실내인지 야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의 한기를 마주하게 된다. 일본에서 겨울에 노인들이 온도차 때문에 히트 쇼크를 받아서 많이 죽는다는데 왜 그런지 납득이 갔다. 일본에서 쓰는 코타츠는 문화가 아니라 생존 물품이었다.


일본의 코타츠 (출처. 일본아마존)

  이러한 이유로 하우스 메이커를 찾는 초기에는 내진성을 더 중요하게 보았지만 단열 문제는 매년 겨울마다 겪어야 하는 문제이므로 내진성보다 중요한 고려요소로 변경되었다. 단열성이 좋은 집은 내부의 열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외부의 열기도 내부로 들어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병과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넣었을 때 보온병이 더 오랜 시간 동안 따뜻함이 유지된다. '보온병'='단열성이 좋은 집'이다. 단열성이 좋으면 따뜻한 것은 물론 여름에도 시원하다. 그리고 냉난방 효율이 좋아져 전기세도 절약된다.

  단열성이 좋은 집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단열재 종류와 두께에 의해서 결정된다. 어떤 단열재도 두껍게 하면 좋지만 두껍게 하면 할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단열성능의 증가폭은 줄어든다.

단열재 효과 두께 40mm 이상부터는 효과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출처. 스모리공업 홈페이지)

  그러므로 좋은 단열재를 적은 비용으로 두껍게 해주는 곳을 찾게 되었다. 단열재는 대표적으로 '그라스울', '페놀폼', '우레탄폼'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그라스울

  유리를 섬유 화해서 솜 같은 형태로 만든 단열재

장점

가격이 싸다.

시공비용이 싸다.

곡면에 빈틈없이 채우기에 유리하다.

흡음성이 좋다.

단점

빈틈없이 채우기가 어렵다.

습기에 약하다. (습기가 차면 단열성이 떨어짐)

오래되면 내려앉는 경우가 생긴다.

페놀폼

  페놀수지를 발포시켜 만든 단열재

장점

두께 대비 단열성이 가장 좋다.

내화성이 뛰어나다.

기간이 지나도 단열성능에 변화가 적다.

단점

좋은 만큼 가장 비싸다.

제품에 따라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의 위험성이 있다.

우레탄폼

  우레탄을 발포시켜 만든 단열재

장점

그라스울 보다 단열성이 좋다.

습기에 강하다.

단점

비싸다.

열에 약하다.


  보통의 하우스 메이커들이 그라스울을 많이 사용하고 두께도 100 mm 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각각의 하우스 메이커에서 시공해주는 사양과 똑같은 두께의 단열재를 실험한 결과를 보니, 그라스울 100 mm는 부족했다. 작은 집을 만들고 내부에 손난로를 넣어서 하루가 지나는 동안 집 내부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실험이 었는데 우레탄폼 190 mm는 8시간 정도가 지나도 온도가 4도 정도 떨어진 반면, 그라스울 100 mm는 12도 정도 떨어졌다. 그리고 페놀폼은 역시 비싸서 그런지 취급하는 하우스 메이커에서 얇게 시공을 해주므로 그라스울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성능이었고 그 하우스 메이커는 철골구조였으므로 철제 뼈대를 타고 겨울에 냉기가 다 전파되기에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최종적으로 우레탄폼 190 mm를 시공해주는 하우스 메이커를 선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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