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명훈 활약으로 농심배 본선 1차전 2승1패
‘광전사’ 김명훈이 별명에 걸맞는 화끈한 바둑으로 ‘바둑 삼국지’ 2연승을 내달렸다. 하루 전 중국 최강자 커제에게 행운의 시간승을 거둔 김명훈은 일본 바둑 레전드 이야마까지 격파하며 1차전의 주인공이 됐다.
8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농심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4국에서 김명훈 9단이 이야마 유타 9단에게 188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이날 바둑은 중반까지 김명훈 9단이 근소한 우세를 유지했지만, 초읽기에 몰리면서 국면은 혼돈의 늪에 빠졌다. 판단이 어려운 갈림길에서 살짝 미스를 범한 김명훈은 이야마의 응수타진에 실수를 범하면서 한 때 그로기 상태에 내몰렸다. 하지만 1분 초읽기 1회로 후반을 치르는 농심배 특성상 ‘마지막 초읽기’ 변수가 존재했다. 유리한 상황에서도 강수 일변도로 승부를 끝내려던 이야마 유타 9단이 치명적인 수읽기 오류를 범했고, 김명훈의 섬광 같은 공격이 이를 놓치지 않고 단번에 재역전을 이뤘다.
한국은 선봉 설현준 9단이 ‘눈 터지는 반집 승부’를 펼친 끝에 커제 9단에게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김명훈 9단이 2연승을 거두면서 1차전을 2승1패로 마무리했다. 2차전 첫 대국인 5국은 오는 11월30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김명훈 9단과 중국 판팅위 9단 대결로 이어진다. 상대전적은 김명훈 9단이 3승1패로 앞선다.
김명훈 9단은 “1차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대국했기 때문에 2차전에선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면서 “최대한 많은 대국에게서 이기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앞서 오전 11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4국에서는 한국 서능욱 9단이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의 연승 제물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회 홍일점인 루이나이웨이 9단은 김종수‧일본 요다 노리모토‧서능욱 9단을 꺾고 대회 첫 3연승을 기록하며 연승상금 500만원을 획득했다. 농심백산수배 3연승은 원년 대회까지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열리는 5국은 루이나이웨이 9단과 일본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맞붙는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시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1분 초읽기 1회다.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팀에게는 1억8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본선에서 3연승 시 5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500만원이 추가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1분 초읽기 1회다.
이영재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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