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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정 Oct 13. 2017

01. 단기 금리

단기금리의 종류

'금리'라는 말을 생각하면 누구나 '은행 이자'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아직은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금리의 종류는 매우 많다. 이 금리들로 파생된 상품들도 많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내용으로 금융 이야기의 시작을 해볼까 한다. 금리는 크게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로 나눌 수 있다.



단기금리


일시적인 자금의 조달 및 운용을 위한 만기가 1년 이하인 금리를 단기금리라 하며, 단기금리가 거래되는 단기금융시장을 'Money Market (화폐시장)'이라고 한다. 자금이 풍부한 우량기업들은 기업끼리 직거래를 하거나 중개사 딜러를 통해서 거래하게 된다. 반면,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들은 단기자금의 운용을 위해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를 통하거나, CMA 계좌 등을 개설함으로써 시중은행보다 수익률이 높은 Money Market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그건 그렇고 금융기관도 단기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을까? 그렇다. 화재 보험에 들어있던 어떤 건물에 불이 났다고 하자. 해당 보험사는 보험 약관 상 오늘 안에 건물주에게 보험금 100억을 지급해야 한다고 할 때, 수중에 현금 10억이 모자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에게 1주일 안에 돈이 생기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전화하는 대신, 아마도 Money Market을 이용할 것이다. 이자가 조금 나가기는 해도 신뢰를 잃는 것 보다 나으니까.





외화 단기금리

LIBOR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

LIBOR 또는 ICE LIBOR는 국제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금리이다. 과거에는 런던 소재 16개 AA급의 대표 은행들끼리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했으며, 영국 은행연합회(BBA)가 은행들로부터 보고받은 금리 자료를 금융정보회사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에 제공했다.


Thomson Reuters 뉴욕 본사, ©thomsonreuters.com


현재는 11개에서 18개의 세계 각지에 있는 대형 은행들끼리 거래되는 단기 차입 금리를 의미하며, 거래된 금리들 중 상하위 25%를 뺀 나머지를 평균을 낸다. USD, EUR, GBP, JPY, 및 CHF의 다섯 개 통화별로 overnight, one-week, 및 1, 2, 3, 6, 12-months의 7개의 평균 금리가 고시된다. 3-months USD Rate가 가장 많이 거래되기 때문에 보통 LIBOR라 하면, USD 자금을 3개월 빌려줄 때 사용되는 금리를 의미한다.


시간대별로도 금리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기준금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특정 지을 필요가 있었다. 오전 11시(mid-morning) 쯤이 하루 중 예금 거래가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관례적으로 런던 시각 오전 11시 10분까지 거래된 금리를 수집하여 오전 11시 45분에 ICE에 고시되는 LIBOR를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URIBOR (Euro Interbank Offered Rate)

유리보는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하는 유럽연합 12개 회원국(영국, 덴마크 및 스웨덴 제외)의 시중 은행 간의 단기 차입 금리이다. USD LIBOR에 대항하고 유럽연합 국가들의 공동 경제권을 강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1999년 1월 1일 부터 생겨났다. one-week에서 one-year까지 총 8개의 만기가 있으며, 현재는 European Money Market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원화 단기금리

콜금리 (Call Rate)

주로 은행, 보험 또는 증권업자 등의 금융기관이 일시적으로 자금이 남거나 부족할 때를 해결하기 위한 금리이다. 금융기관은 돈이 남아도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돈들은 어딘가에 굴려서 수익을 내고 있어야지 놀고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콜금리의 만기는 반나절에서 하루 또는 30일 등이 있고, 돈이 남는 곳에서 일명 콜론(Call Loan)을 내놓으면 결제자금이 모자라는 곳에서 콜머니(Call Money)를 빌리게 되는데 이때 형성되는 금리를 콜금리라고 한다. 대부분 콜시장에서 거래되는 만기는 하루 짜리 금리이므로 보통 콜금리라 하면 1-day물의 금리를 의미한다.


콜금리는 각 금융기관들의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체 시장 경제의 자금 사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콜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돈이 없다는 뜻이고, 이것은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CD 금리 (Certificate of Deposit Rate)

신용평가 등급이 AAA인 7개의 시중은행들이 발행할 수 있는 '양도성 정기예금증서'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상품이다. CD금리란 그 증서의 금리를 말한다. 양도가 가능하기에 만기 전에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고, 우리나라 Money Maket에서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금리이다.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증권사에서 이를 인수한 뒤 시장에 유통시킨다. 주로 자산운용사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 사간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들은 대출 이자를 'CD금리 + alpha'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CD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의 이자수익도 떨어지게 된다.


현재 10개의 증권사들이 유통된 CD의 수익률을 하루에 두 번씩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결정된다. 금투협은 증권사가 보고한 값 중 가장 높은 값과 낮은 값을 뺀 나머지 8개의 평균을 고시하는데, 91 일물 또는 181일 물이 가장 많다. 91일 물의 거래가 가장 많기 때문에 통상 CD금리라 하면, 만기가 91일인 양도성 정기예금증서의 금리를 뜻한다.



CP 금리 (Commercial Paper Rate)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어음 형식의 단기채권의 금리가 CP금리이다. 만기는 하루짜리부터 1년짜리까지 있지만 마찬가지로 91일 물이 가장 많다. 신용등급이 B 이상인 회사만 발행 가능하고 무담보 채권이어서 발행기업이 부도가 나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보통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기업들의 어음들만 유통된다.


발행된 CP는 보통 증권사나 은행에서 인수한 뒤,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CD금리와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발행한 CP에 대해 인수자가 금투협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고시된다. CD와 CP는 모두 선이자를 떼고 할인 발행되며, 만기전에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기업보다 신용등급이 더 높다고 여겨지므로 CD금리가 CP금리보다 낮다. (CD 91 일물: 1.38%, CP 91 일물: 1.58%, 2017년 9월 29일 기준)


콜금리가 금융회사 및 전체 금융시장의 자금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면, CP금리는 우량기업들의 단기자금 주머니를 알 수 있는 지표이다. 기업들이 단기자금이 부족하면 CP 발행을 늘릴 것이고, CP들 사이에서 경쟁이 생기니 CP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RP 금리 (Repurchase Paper Rate; Repo)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Paper)의 금리가 RP금리이다. '환매조건'이란 다시 사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인데, 돈을 빌려주면 일정 기간 후에 금리를 더해서 발행자가 환매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다. 담보로 채권이나 유가증권을 주기 때문에 발행자가 부도 나면 투자자는 담보를 팔 수 있어 원금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다. 담보들은 주로 우량 회사가 발행한 채권 또는 국공채 등의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이 보장되는 장기채권들이다.


Seller가 가지고 있던 bond를 다음주에 이자를 쳐서 다시 사주겠다는 Repurchase Agreement, ©Investopedia


내가 채권을 가지고 있는데 현금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그 채권을 팔아 현금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 채권을 계속 가지고 있고 싶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채권을 담보로 일단 돈을 빌리고 다시 사는 조건을 내거는 것이다. RP거래를 통해 발행자는 보유 채권을 팔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고, 투자자는 안정성이 보장되면서 은행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RP거래는 안정적인 장기 채권들을 1달에서 3달 정도의 단기 채권 상품으로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RP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발행, 금융기관이 대고객에게 발행 또는 기관이 다른 기관에게 발행하는 세 가지 유형의 거래가 있으며,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발행하는 RP가 우리나라의 현재 기준금리이다. 한국은행은 시장에 돈이 많으면 시중은행에 RP를 판매함으로써 시중 자금을 흡수한다.






여기까지 외화 및 원화의 단기금리의 종류와 그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편에서는 장기금리에 대해 알아볼건데, 미리 이야기 하면 종류가 훨씬 많지만 그만큼 흥미로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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