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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혁 Jun 22. 2017

내가 쓴 이력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은...

13년 차 헤드헌터가 이야기하는 이직의 기술 시리즈

본 내용은 지난 6월 20일에 제가 어벤져스쿨에서 강의했던 헤드헌터가 말하는 이직과 전직의 기술: 지금 당장 당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라의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글입니다.


직업의 특성상 항상 이력서를 보며 업무를 합니다. 오늘은 제가 매일 다루는 이력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이력서 양식 1


위의 그림에 나오는 이력서 양식은 요즘은 많이 쓰지 않지만 사회 경력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이력서 양식입니다.

저도 처음 회사라는 곳에 입사를 할 때 이런 양식의 이력서를 사용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마다 채용공고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자필 작성"이라는 경고 문구가 대부분 들어가 있었습니다  

입사자의 필체를 보며 그 사람의 학업 성취도와 성실성, 근면성, 성격까지도 미리 맞출 수 있다는 어벤저스급 인사 담당자들의 초능력을 몸소 체험하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가 보편화되고 회사에도 1인 1pc가 당연히 지급되고 나서도 한동안 이 이력서 양식은 아래한글 버전으로 부활 해 입사를 원하는 지원자들에게 애용되어 왔습니다.

요즘은 이런 양식의 이력서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은 거의 없습니다만


이력서 양식 2

사실 지금도 고용노동부 같은 기관에서 권장하는 이력서 양식은 위의 이력서 양식 1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직 여전히 많이 쓰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제가 왜 난데없이 옛날 이력서 양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꺼냈는지 지금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검색창에 "이력서 양식"이라고 검색을 하면 수업이 많은 이력서 양식들이 나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력서 양식도 다양하게 바뀌었습니다.

보통 이력서를 작성을 할 때는 아는 친구나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좋은 이력서 양식 있으면 한번 줘봐."

아니면 위에 그림처럼 이력서 양식을 검색하고 또는 각종 잡포털이나 문서 서비스를 하는 곳에서 신중하게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다양한 이력서 양식

하지만 사실 이런 노력들이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어느 양식을 받아도 그 내용은 서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양식의 내용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이력서 양식을 사용하는지 상관없이 지원자의 인적사항과 경력, 학력 그리고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 기타 사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네??? 그럼 또 뭐가 있냐고요?"

 뭐가 있을까요


자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우리가 작성하는 이력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최대한 잘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하며 작성을 합니다.


"나는 어디에 살고 부모님은 뭐하시고, 어느 학교를 나왔으며 공부는 어느 정도 했고 회사는 어디 어디를 다녔고 이런 부서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헀습니다."라는 것이 내용의 골자입니다.

지원하는 이력서의 90프로 정도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뒤에 이런 자기소개서들을 써서 덧붙입니다.


지원자들의 대부분은 엄격한 아버지를 두었고 어머니는 인자했습니다. 아마도 한국이라는 대부분의 가정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스테레오 타입일 수도 있습니다. 성격은 외향적이거나 내성적인데 결론은 모두가 신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각자 성격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가진 단점들은 알고 보면 결정적 인순 간에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는 엄청난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인드는 대부분 진취적이거나 긍정적이고 변화를 추구합니다. 입사하면 조직에 바로 완전히 적응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졌으며 일을 할 때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격의 소유자들입니다.


결국 이런 형태로 작성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집단적으로 회사에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은 "말 잘 듣고 사고 치지 않는 지원자"입니다.


이력서에 작성된 인적사항은 혈연이고, 학력사항은 학연이고, 경력사항은 지연을 의미합니다.

회사는 "말 잘 듣고 사고 치지 않는  후보자" 들 중에서 이력서에 나와있는 학연, 지연, 혈연관계를 통해  지원자를 뽑아주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지원자가 해당 포지션에 대해 실무적으로 자신의 장점과 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련지어 설명하고 자신이 입사를 했을 때 채용하려는 해당 부서에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지원자인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칫 겸손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의견입니다.

내가 이 정도의 학력과 경력이 있으니 알아서 잘 판단해 달라는 것이죠. 그래서 지원을 하고 기대를 했다가 불합격이 되면 답답해하고 심지어 지원했던 회사를 미워하기까지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대화하고 어필하고 설명하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회사가 지원자를 싫어한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이 시작부터 평등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의 입장에 많은 거리를 두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채용 과정 들에는  "평생직장을 위한 회사 중심의 후보자" 고르기라는 과거의 좋지 않은 관습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이미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는 평생직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년퇴임이라는 말도 옛날이야기입니다.

60에 정년 퇴임을 하면 80까지는 더 경제 활동을 해야 하고 80세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100세까지 경제적으로 20년 정도를 더 버텨야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입사자와 연봉 계약서를 작성을 하고 1년 단위로 매년 재 계약을 진행합니다. 호봉제와 연봉제를 겸하는 회사도 있지만 결국 재 계약이 안되면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반대로 직원도 일을 하다 자신의 경력과 커리어 패스에 도움이 되는 자리가 생기면 고민하지만 결국 자신의 행복을 위해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이제 회사와 지원자는 더 이상 상하 관계가 아닌 서로가 계약 관계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회사가 좋은 후보자를 뽑으려면 그에 맞는 조건과 컨디션을 제공해야 하고 지원자도 마찬가지로 장기적을 안목을 가지고 변화하는 흐름에 회사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상태로 꾸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만 있지 않습니다. 사실 지원자가 원하는 회사의 채용 공고에 지원을 하고자 해도 대부분의 오픈된 채용공고들은 후보자가 원하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채용공고 지면의 많은 부분이 지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디자인적인 요소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작 지원자들이 필요한 채용 포지션에 대한 내용은 지원분야의 포지션 이름과 간단한 내용의  한 두줄 설명이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지원 조건 즉 지원자에 대한 지원 제한사항과 일정들입니다.


어쩌면 위에 예로 들었던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작성하는 이력서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채용 공고 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헤드헌팅을 하면서 해 온 일은 지원자와 회사가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진짜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들을 중간에 정리해서 전달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많은 지원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내용에 변화들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인드에 가장 큰 변화는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부분은 단순히 지원자들만의 애로사항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들도 좋은 인재를 통해 현재의 무한 경쟁을 뚫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이제 채용이 가장 강력한 사업 전략이 되어야만 합니다.


다음 글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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