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그루밍을 한다. 고양이의 그루밍은 온몸의 털을 혓바닥으로 핥는 행위이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하기 때문에 목욕하지 않아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집 안에 살지만 몇 년씩 목욕을 하지 않는 고양이도 있지만, 전혀 더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고양이가 그루밍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유연한지 알 수 있다. 목덜미부터 동군영까지 온몸 구석구석을 요가 하는 것 같은 자세로 핥는다. (어떻게 해도 혀가 직접 닿지 않는 머리 위쪽은 앞발에 침을 묻혀서 닦는다)
하지만 우리 집 둘째 쑥이는 보통 고양이와는 다르다. 그루밍을 하지만, 잘하지 못한다. 배가 뚱뚱해서인지 다리가 짧아서인지 몸에 근육이 많아서인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쑥이는 그루밍 할 때 취하는 자세가 달래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얼마 전에 쑥이는 동군영을 그루밍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세를 아무리 바꿔봐도 그곳까지 혀가 닿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그루밍을 하려고 자세를 취할 때마다 균형을 잃고 벌러덩 하고 자빠져버렸다. 정말 끊임없이 실패했지만 쑥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다. 결국 쑥이는 기둥의 도움을 받아 잠깐 동군영 그루밍에 성공했다. 결국은 내가 물티슈로 많이 도와줬다.
잘 못 하더라도, 조금은 미숙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쑥이처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쑥이는 고양이니까 뭘 어떻게 하든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귀여움이 있지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