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간을 채우는 법

모래가 아닌 그릇으로, 그리고 공백으로

by 품향

사람들은 종종 시간을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생각한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멀리 떠나가는 배처럼 잡을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며 조바심을 내거나,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로 스스로를 옭아맨다.


하지만 시간을 모래가 아닌 그릇으로,

그리고 공백으로 본다면

우리의 하루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채울 수 있는 그릇이다.


하루는 빈 저금통 같다.

그 안에 소소한 동전을 하나씩 모아도 되고,

값진 보석 하나를 넣어도 된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라도,

누군가는 그 안에 웃음과 의미를 담고,

누군가는 후회와 불안으로 채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담겠느냐는 선택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엔 인생은 너무 짧고,

아무것도 놓치지 않기엔 너무 길다.”


하루의 공백을 마주하며

우리는 이 이중적인 진리를 떠올린다.

작은 일상이 특별해지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우리의 마음 때문이다.


출근길 버스에서 본 따뜻한 풍경,

무심히 던진 농담에 깔깔 웃던 동료의 얼굴,

집으로 돌아가며 사온 빵 한 조각도

하나의 이야기로 그릇을 채운다.


시간은 단지 채워야 하는 공백이 아니라,

우리가 빚어가는 도자기와 같다.

조급함에 쫓겨 덜 구운 도자기는 쉽게 깨지고,

지나치게 욕심내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금이 간다.


하루라는 그릇은 우리가 균형을 맞출 때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워진다.

작은 행동 하나도 하루를 빛낼 재료가 된다.


아침에 창문을 열어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순간,

하루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들으며 요리를 하고,

집 앞 산책길에서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작은 순간들이 쌓여 큰 행복을 만든다.


시간의 공백은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무대다.

공백이 있다고 해서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꿈틀대는 가능성이 숨어 있다.


“우리는 과거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현재의 선택에 의해 빚어진다.”


오늘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해보자.

공백은 당신이 창조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하루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 때,

당신은 말할 것이다.


“나는 오늘이라는 공백에 나만의 이야기를 새겼다.”



DSCF1756.JPG 시간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