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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빵 Nov 13. 2022

누구도 아닌 동동이

to. 동동이 (1)


2022/08/13

안녕 동동아?

나는 너를 지금까지 세 번 봤는데 앞으로 많이 보게 될 것 같아. 난 너를 보는 게 즐겁거든.  너의 동그란 얼굴이 너무 귀여워. 나는 너희 부모를 삼십 대에 알게 되었어. 그래서일까?  너희 부모의 어린 시절 모습을 몰라서 그런지 너의 얼굴을 봤을 때 그 누구도 떠오르지 않는 오로지 동동이 네 얼굴이었어. 그 느낌이 새로웠지. 내가 아는 누구의 아이가 아니고 일면식 없는 한 존재로 느껴졌거든. 뭔가 예측 불가한 어린이가 될 것 같은 기대감에 네가 자라는 모습을 나는 오랫동안 보고 싶단다.


아토피 연대

너에겐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데 난 그게 남일 같지 않아. 왜냐면 나도 유아기에 아토피가 있었거든. 지금도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아주 가끔 피부염증이 생겨. 목덜미의 연약한 피부가 붉게 불어난 모습이 안쓰러웠어. 손싸개를 하고 궁금한 것이 많다는 듯한 천진한 눈빛으로 꼼지락 움직이는 널 마주하니 안쓰러움은 잠시였어.  너를 사랑하는 어른들은 그런 너를 보고 어떻게 하면 덜 가려울까 하고 이것저것 시도할 거야. 너는 나보다 의료기술이 더 발달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어. 몇 명의 어른들과 너의 보며 둘러앉아서 어떻게 하면 가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어쩐지 나도 네 옆에 누워있는 느낌이었어.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어. 내 기억엔 긁는다고 야단맞은 것만 기억 속에 있었는데. 아기인 너로 인해서 36년 전의 나를 느끼게 되다니... 너와 나의 인연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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