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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근 Nov 12. 2023

초기 스마트폰 시장과 XR 디바이스 시장의 평행이론

혼잡한 XR 산업을 구분하는 나만의 기준

디바이스(Device)

유형의 XR 산업분야


XR 디바이스 산업의 현재


유형의 디바이스와 무형의 콘텐츠 관점에서 크게 XR 산업을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유형의 디바이스 관점에서 XR 산업에 접근해보자. 내가 2023년 마지막 즈음 주관적으로 바라본 디바이스 시장은 과거 스마트폰 초창기 시장 상황과 평행 이론같이 비슷한 측면이 있다.

 

다양한 제조사와 기기 디자인, 인터페이스의 혼재:


스마트폰 시장: 2005~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전의 당시 핸드폰 시장에서 기기 다양성과 수준이 국가별로 사용자별로 굉장히 다양했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어색했고 테크 덕후들, 얼리 어답터 위주로 와이브로 PDA를 사용하던 시기. DMB로 공영 방송을 볼 수 있는 핸드폰들이 시장에서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휴대폰으로 인터넷, 업무 등은 컴퓨터로 음악은 MP3로 듣는 걸 선호할 때이다. 스마트폰 과연 성공할까?라는 기사 제목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각 기기별 디자인도 천차만별이었다. 조작 방식은 키패드나 버튼 조작이 보편적이었지만 일부에서 감압식(누르는 압력으로 인식), 정전식(전기 신호를 감지하여 터치 인식)등의 형태로 터치 스크린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혼재하던 디바이스들의 다양한 형태. 이중 일부는 올해 2023년의 특정 시점부터 이미 시장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XR 시장: 지금의 XR 디바이스도 이때와 유사하다. VR, AR 분야가 별도로 구분되어 이에 해당하는 제조사들이 다양하게 떠오르고 인지도와 사용 범위가 비슷비슷하게 경쟁하고 있다. 또 산업 현장에서 선호하는 기기, 교육 현장에서 선호하는 기기가 기능별, 가격대 별로 굉장히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XR 디바이스도 현재 제조사별로 디자인과 조작 방식이 굉장히 다양하게 혼재하고 있다. 단순히 작은 모니터를 눈앞에 매달아 영상을 비춰 주는 웨어러블 기기의 형태(나는 스카우터 형태라고 부른다)부터 완전히 시야를 차단하고 외부 카메라에 의존하는 HMD(Head Mount Display) 형태, 완전히 투명한 렌즈를 제공하는 Glass형태가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다. 조작 방식 또한 핸드 컨트롤러와 핸드 트래킹이 주요해 보이지만  규모가 있는 제조사에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 여전히 수많은 제품들이 조작 기능이 없거나 버튼 조작을 사용하고 있다. 어떤 제조사는 시선 추적, 아이 (eye)트래킹을 사용하거나 AI 음성인식을 주요 조작 방식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ALL IN ONE 기기와 XR 표준 인터페이스의 등장


스마트폰 시장: 핸드폰 시장에서 누군가 애플의 아이팟 터치로 전화 통화를 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음악, 전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아이폰 출시 소식이 들려오게 된다. 삼성과 LG, 모토로라, 노키아등 국제적인 제조사들이 바짝 긴장하며 아이폰의 대항마로 초기 갤럭시, 햅틱 아몰레드등의 기기들이 등장한다. 제조사별로 터치 기술에 대한 날 선 특허 경쟁을 하며 큰 터치 스크린이 달린 디자인과 터치 조작이 스마트폰의 표준이 된다. 기존 MP3, 전자사전 제조사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었다.


XR 시장: XR 디바이스 시장 역시 비슷하다. 이제 2024년 애플에서 AR을 중심으로 VR까지 섭렵하며 공간 컴퓨팅 MR 디바이스, 비전프로가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에 맞서 메타의 최신 퀘스트 3에서 실제 사용자 주변의 환경을 완전한 풀컬러로 투영해 주는 카메라 패스스루 기술을 선보이며 퀘스트 3가 VR기기를 넘어 MR(혼합현실, AR + VR) 기기임을 선언했다. 기술 분야 별로 서로 다른 기기를 써야 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기기에서 모두 지원되기 시작한 것이다.


디자인도 경량화된 HMD 고글의 형태로 서로 엇비슷해졌다. 동시에 이들 기기를 표준으로 시선 추적 아이(EYE) 트래킹과 핸드 트래킹이 XR 디바이스의 표준 인터페이스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영역이 나뉘어 각각 VR, AR 기능만 제공하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디바이스들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3년 Meta의 MR 헤드셋 Quest 3 , 2024년 출시 예정 Apple의 MR 헤드셋 vision Pro


XR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들은 무얼 하고자 하는 걸까? 


모든 XR 콘텐츠를 독점할 수 있는 기기 플랫폼을 만드는 것. 산업이던 게임이던 사무용이던 일상생활이던 해당 분야에서 가장 잘 팔리는 XR 디바이스를 만들어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다. 콘텐츠 시장도 자연히 시장 점유율이 높은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환경을 타깃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다가오는 2024년, XR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 싸움의 패권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과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정리된 것처럼 2024년부터 XR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산업 구분별로 디바이스도 제조사와 형태가 다양하게 선택되었다면 이제는 MR기기의 등장으로 하나의 기기가 가정용이던 산업용이던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까지 사람들이 XR을 위한 대중적인 디바이스를 고를 때 여러 선택지를 고민해야 했다면 이제는 메타 퀘스트 시리즈냐 애플이냐로 선택지가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물론 2023년 마지막 AWE에서 기존 여러 디바이스 업체들이 신제품을 발표했지만 이후 콘텐츠들이 대중성 높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일부는 여전히 HMD(Head Mount Display) 형태의 디바이스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과연 국내는?


세계 박람회에서 국내 디바이스를 보기 어렵다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등의 국내 기업과 미국의 애플이 선두를 달리고 중국 기업들이 이를 쫓아오는 형국이지만 XR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완전히 반대이다. Meta와 Apple 등 미국 기업은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한국 기업 대신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기존 스마트폰 디바이스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애플이 XR 디바이스에서도 그 명맥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한 반면 삼성등의 제조사에서 후발주자로서 어떻게 XR 디바이스 시장에 참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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