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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덩징 Sep 19. 2022

독서는 왜 해야하죠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곰곰히 생각해 보면 고등학생 시절 이후론 제대로 된 독서를 해 본 기억이 없다. 그말인 즉 나의 지식창고가 그시절 이래로 더 채워지는 일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는 지적 허영심을ㅋㅋ 을 채우기 위해서 또는 어른들이 책을 읽는게 좋다고 하니까 취향은 상관없이 읽히는 책이면 무작정 읽었다. 그래서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지 선택하는데 부담이 없었다. 

아집이랄 것도 없었으니 세상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오로지 지식을 탐구하는 자의 마음가짐으로 작가의 의견을 편견없이 수용하고 비판할 수 있어서 마음속부터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요즘은 전에 비해 더욱 머리를 쓰는 일이 없어졌고 입으로 내뱉는 말은 더 어리석어졌다. 멍텅구리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와 같은 SNS의 선동하는 내용의 글에 영향을 받아서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아닐 수 없겠지) 내 가치관과 사고를 통한 내 의견을 말하는 일은 정말 드물어졌다. 세상의 모든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사건 사고들도 점점 순간의 가십거리로 씹어 버리면 끝이다. 일상에서 접하는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오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서 조작된 것이라는 생각이 자라고 부터는 독서를 하는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음모론인가?)


고전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이해해서 내 생활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하는건 현실적이지 않다.(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깊이있게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방법도 모른다ㅋ) 최근엔 젊은 작가들이 쓴 자기계발서나 가벼운 산문? 수필?과 같은 책이 자주 보인다. 그런 책들을 자주 읽는 건 아니지만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면 실망만 하고 책장을 덮게 되는 일이 많다. 책 제목과 표지는 몽글몽글하고 따스한 느낌인데 읽어보면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오로지 나의 행복만을 외치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내용인 경우가 많았다. 어린시절 책에서 만나던 엄격하지만 인정 넘치는 현자들이 그립다. 


앞서서 시대와 미디어의 탓을 했지만 사실은 적극적으로 좋은 책을 찾아 읽지 않는 나의 습관이 정말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이 고단하고 현실의 삶이 지겹다는 핑계로 틈만 나면 자그마한 화면에 코를 박고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30초 남짓 영상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생활이 벌써 몇년 째인지 모르겠다. 서로의 다름에 대해 열정 넘치는 대화를 하고 싶어도 자신과 다른 의견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는게 피곤해서 사람을 만나고 서로 취향을 묻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다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날 기회도 없다. 


먹고사는데 직접적인 상관없는 지식들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근 5년간 내 세상이 좁아지면서 머리도 나빠졌나 보다. 점점 숨이 차는데 살고 싶으면 방법을 찾아야지. 책을 읽으면 모든 피곤한 상황을 건너뛰고 새로운 세상을 접할 수 있다. 어린시절에 깨달았던 걸 잊고 살았다니 나이만 먹고 지혜는 소화되어서 집을 나가버렸나 보다.


그런데, 뭘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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