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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 놓여진 꽃

by 별빛바람

늦은 저녁 야근 후 퇴근을 하며, 시청역 환승통로를 건넜을 때의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되었을, 혹은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이 되었을 그런 꽃 한 다발이 쓰레기통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누가 그 꽃을 샀는지? 왜 그 꼿을 거기에 올려놓았는지? 어떤 이유도 확인하기 어려운 그 꽃. 아직은 싱싱하며, 꽃 망울 조치 시들지 않은채 정성스럽게 한 아름 담아둔 그 꽃이 쓰레기통 위에 있었을 때 우연히 내 눈에 띄이게 되었다.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고, 급하게 한 컷 사직을 찍는다.

정성스럽게 고르고 다듬은 그 꽃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었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되었을런지 그 꽃은 쓰레기통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단지 그 꽃이 왜 놓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쓰레기통이라는 존재와 꽃다발이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


L1006324.JPG Leica M-P(typ240), Voitglander Nokton Classic 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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