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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담 Jun 07. 2024

둘째는 사랑이다?

얼마전에 쌍둥이를 낳은 회사 동기를 만났다. 

그녀는 사정상 4개월의 출산휴가만 쓰고 육아휴직은 단 1일도 쓰지 못한 채 복직했는데 반바지를 입은 나에게 몸이 시리지 않냐고 물었다. 

출산 4개월차라면.. 아직 정말 시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쌍둥이 출산 동지로서, 힘듦과 기쁨을 서로 공유하던중, 

그녀는 주말이 되어 누구의 도움없이 남편과 오롯이 아이 둘을 돌봐야하는 때가 되면 결혼 전에 남편과 카페에서 유유자적 얘기하던 그 때가 너무 그립다고 했다.


모든것에 공감하고 있던 나는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공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나도, 카페에서 호젓하게 커피마시는 그 순간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뭔가 내가 남편과 카페에서 여유롭게 둘이 얘기하던 시기는 이미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나는 지경에 이르렀달까. 


첫째가 어렸을때는, 나도 아마 그런 시간들을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 불과 1~2년 전의 일일테니까. 그런데 지금은 이미 7년이 넘었고 기억이 안나니 그리움도 없는게 당연하다. 


어쩌면 첫째를 낳고 기르는 시기는, 결혼과 육아 이전의 시기와 맞닿아 있어 더 힘든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둘째를 낳고 기르는 시기는, 첫째 육아의 시기와 맞닿아 있어 덜 힘든걸지도 모른다. 


"둘째는 사랑이다" 라는 말엔 사실 아주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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