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8시간, 33.3% 그리고 인생
면접에 최종 합격하면 기업은 연봉으로 최소 21,543,720 원, 4대 보험, 복리후생 등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함께할 동료와의 인연을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기업에게 주어야만 할까요?
채용이 확정되면 회사는 고용계약서를 교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벌금이 기업에 부과되죠!
고용계약서 필수 항목은 세 가지이며 '돈', '시간', '장소'입니다. 회사가 최소 21,543,720 원의 연봉과 4대 보험을 제공하는 대신 여러분은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서 회사가 지시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문서로 약속하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Jerry. 0000년 00월 00일부터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저희가 원하는 일들을 저기 보이시는 자리에서 하시면 됩니다. 수고하세요. 아 그리고 하신 일에 대한 결과는 매주 월요일에 팀장에게 보고해 주세요."
From HR
24시간 중에 8시간은 33.3%입니다. 33.3% 정도면 많은 시간 같지는 않네요. 그래서 제가 다음과 같이 따져보았습니다.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하루 24시간은 회사 8시간, 필수적으로 소비하는 아침/점심/저녁 식사:1시간 56분, 출퇴근:1시간 39분, 잠: 7시간 59분이며 나머지 시간(이하 자유시간)이 4시간 26분입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33.3% 정도로 비중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하루 중 가장 활동하기 좋은 극성수기입니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소비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자유시간의 약 2배입니다. 최근 주 52시간제, 유연근무제 도입 등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죠.
2004년 대학을 졸업하고 첫 회사에 입사할 때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받는 월급, 최신의 PC, 두 대의 19인치 모니터, 다른 직군보다 넓은 책상과 인체공학 의자, 잘 구성된 천 원의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식사, 인조축구장, 사내 병원,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만큼 넓은 퇴근 버스 정류장, 업무상 필요하면 탈 수 있는 헬기,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시설, 훌륭한 선배와 동료 등 최고 회사의 구성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에서 받는 것에서 제가 회사에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내 삶에 많은 것을 회사를 위해 올인하고 있구나.", "정말 후덜덜한 계약을 회사와 했던 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도 구성원에게 회사의 중요한 것을 줍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연봉입니다. 그러나 기업 구성원들도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을 회사에게 줍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모여서 개인 삶과 인생이 됩니다. 약 35년간 동안 하루 황금 같은 시간 8시간 이상을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휴가 15일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을 회사를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것이 고용계약의 의미입니다. 채용 결과인 입사의 의미입니다.
면접에 참여하며 뽑힌다, 뽑아달라는 수동적 생각보다는 여러분도 매우 귀중한 것을 회사를 위해 투자하는 회사의 고객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시고 자존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내 삶을 걸고 갈만한 회사인지를 여러분도 회사를 알아보고, 면접위원을 면접하세요.
[추신] 입사가 결정되었다면
1. 다시 한번 꼭 생각해 보세요. 나의 삶을 걸만한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인지
2. 그리고 고용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3. 계약 서명 후 회사와 고용계약서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