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위원을 속일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서류전형 기본]
서류전형 기본은 '진실성'입니다. 즉,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내용에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서약을 요구합니다.
대기업은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시스템(DB)을 통해 자기소개서 내용에 대한 유사성을 검증합니다. 경력 사원을 채용 시 평판조회(Reference check)를 통해 추가 검증도 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어떻게든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일을 기재하거나, 과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두터운 화장, 아니 분장을 하는 것이죠. 그냥 많은 게 아니라 정말 많습니다!
인사담당자 60%, 허위 입사지원서 받아 (출처 :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
면접위원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자기소개서는 과장되었다고 생각하고 평가를 해."
"자기소개서만 보면 누구를 채용할지 모르겠어. 다들 창의적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좋고, 팀웍도 좋고."
"다들 이야기가 비슷해."
"딱 지원 기업 이름만 변경했네. 우리 회사 이름 대신 경쟁사 이름을 써넣어도 괜찮을 듯 해."
[이력서 그리고 자기소개서]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목적은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서입니다.
이력서는 객관적인 정보들을 기재합니다. 지원자 개인정보, 학력, 전공, 학점, 경력, 자격증, 대외활동, 수상내역 등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력서 내용은 과장하기 어렵습니다. 검증이 쉽기 때문입니다. 입사 시 이력서에 있는 내용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를 제출받습니다. 그리고 필요시 관계기관에 사실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주관적인 정보들을 기재합니다. 지원 동기, 성장 배경, 성격의 장단점, 입사 후 계획(포부) 등과 같은 내용입니다. 지원자들의 생김새만큼 자기소개서는 달라야 합니다. 어떤 누구도 똑같은 삶을 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신입사원의 자기소개서는 다 비슷비슷하며, 대부분 과장되어 있습니다.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자소설'인 거죠.
[자소설의 역설]
자기소개서이던 자소설이던 최종 목적은 지원 기업에 입사하기 위함입니다. 자소설을 쓰면 서류전형에 합격할 확률은 높습니다. 매력적이니까요! 사실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와 자소설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면접전형을 진행하기 위해 채용 인원의 4 ~ 8배 모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의심이 많이 가지만 서류전형에서 웬만하면 합격합니다, 자소설은.
그러나 면접을 보게 되면 상황은 급반전이 되죠. 만들어낸 이야기 또는 과장한 이야기에 대해 면접위원에게 설명하기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면접위원이 1명도 아니고 보통 3명 정도입니다. 면접 종류도 3가지 정도 되니 총 9명의 면접위원이 지원자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보고 있습니다. 과연 9명을 속일 수 있을까요?
면접위원들은 최소 10년 차부터 25년 차의 임원들이며 상위평가자들입니다. 한마디로 에이스들이죠. 학점으로 따지면 6학기 평균 학점이 4.0 이상의 수준을 자랑하는 우수 인력들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처럼 졸업을 하고 입사를 해서 여러분 상황도 잘 알죠. 면접도 하도 많이 봐왔고 본인들이 채용한 인력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죠. 아, 면접위원 교육도 받아요.
정리하면 자소설로 서류전형 합격은 할 수 있으나 면접에서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즉, 면접위원을 속이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Back to the '사실'
신입 채용의 경우 지원자들한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획기적인 아이디어, 큰 성과 등을 이야기하라 하지만 여러분의 수준에서 해석해 보시면 됩니다. 소소하지만 스스로가 노력해서 했던 실제 있었던 일들과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더 잘하고 싶어서 관계회사 전화번호를 다 외운 경우, 일본 지사를 가고 싶어 일본 지사를 찾아가 필요한 정보를 요청한 분 등과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획기적이다, 창의적이다, 큰 성과 다라기보다는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한 것'이 다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삼성전자 재직 시 신입사원 부서 배치를 하면서 갑자기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최종 합격자와 불합격한 지원자들의 차이가 무엇일까?" 그래서 최종합격자와 불합격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비교해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화장은 그만하셔도 돼요]
자기소개서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잘 알까요? '나'입니다. 왜 내가 가장 잘 아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데 대필까지 하며 과장을 해야 하나요? 너무 가고 싶고 간절해서 그렇다고요? 그러면 지금 그 생각으로 면접위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나요? 서류전형 통과가 목표가 아니라면 어렵고 힘들더라도 본인의 이야기를 쓰세요. 과장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행동으로 결과를 만들어서 보여주세요.
내일부터 출근은 아니더라도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원하시는 곳에서 일하고 계실 것입니다.
[추신] 대필 또는 대필을 가장한 자기소개서 첨삭을 하면 합격하기 어려워요.
자기소개서 기반으로 면접위원이 끊임없이 꼬리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치열하게 본인이 생각해 작성한 게 아니라면 그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워요.
면접을 앞두고 제출한 자소서의 내용을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당황하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심지어 설명할 방법이 없어 우는 분도 만났고요.